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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Sep 07. 2020

중학교에서 전교생이 전문가와 연결된다면?

유쓰망고X창덕여중 | 전문가 연계 리얼 월드 러닝 프로젝트

유쓰망고가 두 번째 러닝랩 펠로우십을 진행합니다. 온라인 수업 환경을 적극 활용하며, 배움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얼 월드 러닝(Real-world Learning)’을 키워드로 꼽고 하반기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학습자들이 실제 세상에 적용되는 주제를 가지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 경험을 할 때, 그들의 배움은 교실을 넘어 실제 삶에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유쓰망고는 창덕여중과 함께 중 1 대상 자유 학년제 리얼 월드 러닝 프로젝트 모형을 개발하고 2학기 수업으로 진행합니다. 리얼 월드 러닝이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데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공교육 현장에서 리얼 월드 러닝의 구조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등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배움을 매달 한 편의 글로 공유합니다.


글. 유쓰망고 대표 김하늬

편집. 씨프로그램 러닝펀드 매니저 문숙희



1분 평균 20개, 많을 땐 50개의 반응이 채팅창에 올라오는 온라인 수업. 마치 유명 유튜버의 실시간 방송 채널을 보는 것 같은 에너지가 가득 찬 이 활발한 채팅창에는 “우와… 나도 해보고 싶다” “우리도 할 수 있겠지?” “두근두근두근두근” “언제 시작하나요?”와 같은 반응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바로 전문가 연계 리얼 월드 러닝 프로젝트 소개 때문이다.


창덕여중 1학년 2학기 짝토론* 첫 시간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전면 등교 개학이 취소되고 온라인으로만 만나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탐구 주제를 학습자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점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순간에 외부 전문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학생들을 설레게 했다. 

*창덕여중에서 2016년에 신설한 정규 과목으로 1, 3학년 교과 과정에 포함되며, 학생들이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고 특정 교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대주제를 한 학기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하는 수업


유쓰망고는 창덕여중 짝토론 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2020년 2학기에 진행될 수업을 공동개발하고, 외부 전문가와 연결될 수 있는 풀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여 교사와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중학교에서 리얼 월드 러닝을 실천하며 발견할 수 있는 의미를 건져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각자의 학교 환경에 맡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를 바라며, 첫 인터뷰의 주인공인 영어 교과 이은주 선생님과 수업 설계의 핵심 요소, 리얼 월드 러닝의 중요성에 대해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창덕여중은 2014년에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원하는 ‘미래학교’로 지정되어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미래교육의 선도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학교이다. 교육 공동체가 모여 학교의 비전을 함께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교육과정 혁신, 학습 환경 혁신, 학교 문화 혁신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교육과정만 보더라도, 블록타임제(2시간 연속) 수업, 주제 중심 융합통합수업(코티칭), 자유학기제 ‘기초와 적응’ 수업, 학기당 1회의 정기 고사, 수요 창의미술, 뮤지컬 수업, 짝토론 수업 등이 있다.   


학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5년간의 고민과 실천을 담아 6월에 발간한 책 ‘대한민국 1 미래학교공교육에서 실천한 미래교육 이야기’에서 읽어볼 수 있다.


온라인 인터뷰 화면 (좌: 김하늬, 우: 이은주)


Q. 은주쌤안녕하세요첫 수업을 해보니 어떠신가요


A. 앞으로 더 많은 고난이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웃음). 학생과 교사에게 많은 자율권이 있는 만큼 예측 못할 변수도 많을 것이고,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도 많을 텐데, 그래도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로 앞으로의 수업들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학생들이 하게 되나요?


A. 학생들이 1학기 때 학습했던 내용, 혹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관심사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탐구 주제를 만들어요. 현상의 원인을 깊이 탐구해 봐도 되고, 발견한 문제를 해결해 봐도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과 연결이 되는 거죠. 


1차적으로는 해당 주제와 관련 있는 학교 안 전문가(과목 교사 및 학교 구성원)들에게 활동 계획서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그다음 어떤 분야의 외부 전문가가 내 프로젝트의 어느 단계에 필요할지 인적 자원 활용 계획을 학생들이 결정해요. 프로젝트 과정 중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을 배울 수도 있고, 협업을 요청할 수도 있고요. 프로젝트 마지막에 실제 세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죠. 



Q. 외부 전문가와 연결되는 것이 왜 중요하나요?


A. 특히 청소년기에는 본인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으니까 어떤 사람들이 나에게 더 필요하고, 누구와 의도적으로 네트워킹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잘 모를 수 있어요. 학교에서 그런 걸 가르쳐 주지는 않잖아요. 저도 인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확히 왜 중요한지 20대 후반이 될 때까지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창덕여중에 근무하며 워낙 다양한 외부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그제서야 인적 자원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그전에는 만나던 교사 네트워크에 다양성이 없었거든요.


한 사람을 알게 됨으로써 그와 나누는 대화와 정보가 내 생각의 관점을 넓혀주고,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삶의 다른 부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어요. 그 사람을 통해 연관된 사람이 문어발처럼 늘어나는 걸 경험했죠.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을 만나는 환경에 있느냐더라고요.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내가 편협해 지지 않으려면 이런 류의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다, 나는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영감을 받는다, 라는 것들을 판단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 점점 생겨가는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는 내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물어볼 수 있는, 컨텍할 수 있는 줄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것. 이게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 밖의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은 이런 거고내가 가진 사고 밖의 사람과 만나보니 내가 알던 게 이만큼 금이 가고 깨지네라는 경험이 누적되면, 나중에는 누가 설계해 주지 않아도 또 다른 분야의 사람과 대화해 보는 게 재밌고 좋은 경험이라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요.



Q. 그렇게 실제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만나 실제 존재하는 문제들을 탐구/해결하는 과정을 리얼 월드 러닝(Real-world Learning)이라고 부르는데요은주쌤에게 리얼 월드 러닝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지식이 책 안에 있는 게 아니구나’를 느끼기만 해도 리얼 월드 러닝인 것 같아요.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는 공부, 내 삶은 삶,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삶을 배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지식이 결코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보통 우리는 역사 시간에 왜 배우는지 모르고 시험공부를 위해 파편화된 지식을 무작정 외우는데, 그게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왜 중요한지를 느껴보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거죠. 



Q. 은주쌤에게 지식이 삶에 적용된다고 느낀 첫 경험은 언제 있었을까요?


A. 고2 때 경제와 정치 수업을 분리된 교과목으로 처음 들었는데, 그리고 나서야 뉴스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저녁에 티비를 틀면 나오는 말들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원 달라 환율이 왜 항상 뉴스에 나오는지, 어른들이 왜 신문을 보고 증권 센터에 가서 종이를 들고 서있는지를 처음 알게 됐어요.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니 그 과목을 배우는 게 재밌어지더라고요.


여름방학 때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가 주최하는 전국 고등학생 경제캠프가 있었어요. 한 학교 당 1팀이 출전할 수 있는데 운이 좋게 참여할 수 있게 됐죠. (사실 거길 가면 자율학습을 안 해도 됐어요 ㅎㅎ). 3일 정도 리조트에 모여 캠프를 하고 한 달 동안 모의 주식 투자 대회, 창업 대회를 하는 거였어요. 회사 대차대조표를 보는 법부터 주식을 어떻게 관리할 건지 등을 배우고 회사를 설립해 봤는데 고등학교 때 그 경험이 없었으면 회사에 대차대조표가 있는 줄도 몰랐을 거예요.



Q. 말 그대로 리얼 월드를 경험하셨네요그때 가장 크게 배웠던 건 뭐였던 거 같아요?


A. 자율성이요. 주제만 주고 회사를 설립하는 모든 과정이 다 자유였어요. 뭘 할지 2주는 고민했던 거 같아요. 실버산업에 관한 회사를 만들어야 해서 관련 자료를 찾고자 정부부처에 무작정 전화를 했죠. 거절을 많이 당했어요. 그때는 프로젝트 수업도 많지 않아서 다들 학생들이 교육의 일환으로 찾아온다는 걸 낯설어 했죠. 그러다 기재부 한 사무관이 연락을 받아줘서 과천에 있는 정부청사까지 처음 찾아가 보고, 1층 로비에서 만나 궁금한 것들을 죄다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Q. 그때의 경험이 은주쌤의 교육관에도 반영이 됐을까요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경험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어느 것도 틀린 선택은 없다는 열린 선택권을 경험해 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선택권이 주어진 자유, 그게 곧 자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 생각보다 자율성을 갖지 못하거든요. 답안에 자유롭게 글을 쓰라고 해도 학생들은 그래도 성적을 잘 받을 내용으로 필터링해서 쓰잖아요. 괜히 더 좋은 내용을 써야 할 것 같고. 하지만 주제가 열려있는 리얼 월드 러닝이 돼버리면 내용적으로든 방법적으로든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모두에게 공평한 게임이 돼요. 


학생들이 처음으로 ‘마음대로 해봐’라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당연히 잘 못하죠. 잘 하던 애들도 오히려 잘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뭘 해야 할지 결정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자율성을 어떻게 누리고 즐기는지그걸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경험해 보는 게 ‘도전'이 되는 것 같아요. 



Q. 자율성에 기반한 자기 주도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는 것이 저희 프로젝트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A. 네. 그래서 주제를 선택하는 것부터, 어느 전문가랑 만날지도 선택, 어떤 형태로 만날지도 선택, 산출물의 형태도 선택, 그걸 발표하는 형태와 내용도 선택인 거죠. 그렇게 수업 모든 과정에서 자율권이 최대한 보장 되도록 설계했어요. 뭘 해도 실패는 아닌 것 같아요. 어차피 뭐가 되어도 의미는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수업도 디자인했어요.

Q.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보면 은주쌤이 학창 시절에 하셨던 학교 밖에서의 경험들을 학교 안에서 해볼 수 있도록 수업의 형태로 만든 건데요지금 창덕여중에서 우리가 하는 이러한 시도가 왜 중요할까요

A. 학교 밖에서 진행되는 외부 캠프는 정보 격차가 크다고 생각해요. 일부 학생들은 학부모가 정보를 찾아서 제공하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접하는 루트를 알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지하지 않은 것까지 찾아가요. 과거에 참여해본 친구들은 재밌어서 또 다른 정보를 찾게 되고요. 그러나 나머지 다수의 학생들은 무관심하거나, 해 본 적이 없거나, 어느 누구도 정보를 주면서 권유하지 않는 환경에 있어요. 그런 학생들일수록 도전의 경험, 성공의 경험이 적은 거죠. 스스로 '나는 그냥 조용히 머무르다가 졸업하는 부류’라고 생각하는데막상 해보면 적극적인 스타일이 아니어도 각자의 역할을 찾아가면서 성취의 경험이 쌓이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학교 입장에서는 같이 힘든 일을 느껴보고, 갈등도 겪어보고, 찐하게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게 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핵심 역할을 해요. 아무 일 없이 무난하게 지나간 해는 아이들끼리, 교사와 학생 간에도 끈끈함이 없죠. 서로 편할 수는 있지만 깊은 관계가 안되더라고요. 소중한 10대의 시간을 흐릿하게 흘러 보내기보다는 어떤 종류의 경험이더라도 강렬하거나 인상 깊은 일에 도전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 밖에서 하기가 어렵다면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약간의 안전장치와 검증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죠교사가 설계한 외부와 연결된 프로젝트들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Q. 전문가 연계 리얼 월드 러닝 프로젝트는 창덕여중의 1학년 짝토론’ 수업 시간 중에 진행되는데요짝토론은 원래 무슨 시간인가요?


A. 창덕여중에서는 2016년부터 1, 3학년 교과 과정에 ‘짝토론’이라는 정규 과목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고, 특정 교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대주제를 한 학기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하는 수업입니다. 짝토론은 질문을 하는 방법, 탐구를 하는 방법, 성찰하는 방법을 명시적으로 배운다는 특징이 있어요. ‘학습을 위한 학습’을 하게 되는 거죠. 한 학년 전체가 수업을 함께 듣고, 반의 경계를 넘어서는 협동 학습을 하고요. 4~5명의 교사가 동시에 한 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다양한 수업 운영이 가능해요.



Q. 자유학년제 시행 학교라면 이런 수업이 가능한가요?


A. 짝토론은 창덕여중이 만든 수업으로 교육청의 교과 승인을 거쳐서 정식 교과로 인정받은 하나의 과목이에요.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포함된 것은 아니고, 1학년의 짝토론 수업 전체를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으로 저희가 포함시킨 거예요. 다른 학교에서도 융합 수업은 일어나고 있지만, 이렇게 한 학기 단위로, 심지어 블록 시간으로 자유로운 교육과정 운영을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다른 학교에서는 융합 수업 또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려면 그 수업에 참여한 교과 교사들의 수업 시간을 할애해서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자유학년제의 취지 자체가 평가 위주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서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교육과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구현하는 것은 학교 구성원에게 달린 것 같아요. '많은' 프로그램을 열어서 '선택'만 강조하는 뷔페식 프로그램 운영보다는, 학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과 주체성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학교 차원에서 수업 목적과 방향에 공감하는 선생님들이 시간표를 조정하여 특정 기간에 집중 탐구 시기를 정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배움이 깊어지고 확장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Q. 이렇게 학습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수업에서 학생 성장을 위해 교사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A. 멘탈 관리를 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아요. 애들은 되게 작은 거에 “망했어요”라는 말을 쉽게 하거든요. 밤새 울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는 기로에 놓인 거죠. 이게 작게 실패한 건지 크게 실패한 건지를 판단해 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막말로 “그래서 죽어?"라는 질문을 장난스럽게 던져요. 그렇게 물어보면 또 죽을 정도로 망한 건 아니거든요. “그 정돈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이런 거 생각해봐”, “그다음에 뭘 해야 할까?” 정도의 가이드가 되는 질문을 해주면 돼요. 양떼 몰이를 하는 개처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거죠.



Q. 마지막으로 전문가 연계 리얼 월드 러닝 프로젝트를 운동에 비유하자면 어떤 운동일까요이유는?


A. 크로스핏! 유사한 성향, 속도, 흥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팀이 만들어지고, 팀마다 세트 구성은 각자 역량에 따라 다르게 주어져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갱신하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이죠. 초 빡센데 쾌감을 느끼는 (하하) 변태 같은(?) 운동이죠. 누가 밖에서 보면 사서 고생하는 벌받는 일인데 하는 사람들은 신나서 웃으면서 해요. 코치는 옆에서 방법을 알려주고, 계속 자세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힘내라고 엄청나게 응원을 열심히 해줘요.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았나 싶네요. 학생들에게 그냥 숙제로 탐구 질문을 만들어 오라고 했으면 하기 싫어서 찡찡댔겠죠. 하지만 진짜 해볼 수 있는 최대치를 경험할 것이라는 수업 소개를 하며 “어때, 재밌겠지, 대박이지, 하고 싶어? 팀도 관심사 별로 짤 거야”라고 하니 학생들 마음속에서 동기가 올라왔어요. 저희는 지켜보며 가이드를 주는 걸로! 


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선언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엄청난 모험이
시작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첫 수업 이후 창덕여중 학생들이 남겨준 소감이다. 질문을 제외해 나가면서 최종 주제를 정하는 게 가장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다. 탐구해보고 싶은 질문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내가 정말 4달 동안 탐구하고 싶은 주제인지 깊게 생각해보는 과정이 꼭 성찰 활동을 하는 것 같다는 코멘트도 함께 남겨주었다.


수업 직후 창덕여중 1학년 전체 80여 명의 학생은 자신의 관심사를 뒤집어보며, 프로젝트 전체의 핵심 질문이 되는 문장을 온라인으로 제출했다. 다음 시간부터는 질문을 기반으로 유사 주제끼리 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 계획 짜기에 돌입한다. 어떤 주제의 팀이 만들어질지, 어떤 스킬/지식을 지닌 전문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다음 글에서 소개한다.



리얼 월드 러닝에 대해 알고 싶다면

https://brunch.co.kr/@ontherecord/243


리얼 월드 러닝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에 학생들과 연결될 수 있는 어른으로서 참여하고 싶다면

https://bit.ly/Mango_Men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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