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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티스트하 Apr 26. 2020

2020/04/26

일기

무탈한 듯이 별일 없이 산다.

 안에 수많은 감정과 기억이 담긴 작은 방들이 하나둘씩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어젯밤에는 정말 가끔,  년에 한 번쯤은  떠올르는 기억들이 나를 창피하고 바보 같은 사람으로 끝없이 몰락하려던 찰나에 잠이 들었다. 물론 개운하게   조차 없었지만 오늘 하루도 여파가 상당했다. 몇 년  신호등 앞에 서있던  날처럼 상점과 날씨만 조금 다른 그곳에서 초록불을 기다렸다.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만 빛났었다 오늘은 나 홀로 덩그러니 서있었다.  예전 기억들로 돌아간 나는  곳에서 우연이라도 마주치길, 아니 그냥  번쯤은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창피한 나의 모습도  모습이었다. 당시에 그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홍대로 향하던 우리의 방향과는 역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오늘의 한남대 교위에서 잠시나마 우울한 동굴 속에 자리 잡았다. 훌훌  털어내고 싶었다. 머리가 너무나 복잡하다. 잊고 싶고 지우고 싶다. 아직도 쿨하지 못하고 이불을 걷어찰 정도의 안타까운 몇 년 전의  모습이 선하고 선해서 슬프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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