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me old
오늘 탄 거리: 102km (Van Wert ~ Kenton)
총 이동 거리: 4630km
원래 아침 6시에 출발하려고 5:45에 알림을 맞췄는데 일어나보니 10시. 12시간 넘게 잤다. 근데도 졸리다. 하루 밤새니 며칠째 고생인지... 몸이 예전같지 않구나ㅠㅠ
대충 아침을 때우고 출발. 엄청 늦었다. 날씨가 계속 비올락 말락 하는듯 하다. 그래도 등 뒤에 바람이 불어서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다.
오늘 목적지는 본래 Marion이라는 도시였는데 점심을 먹으면서 옆사람이 그 쪽으로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헤로인 중독자들이 엄청 많다고 한다. 거기에 있는 공원에서 노숙하려했는데 큰 일 날뻔.
결국 Kenton이라는 마을에 엄청 저렴한 모텔ㅇ 있길래 거기에 가기로. 날씨가 하도 습하다보니까 사실 야외에서 자는게 엄청 꺼려진다. 사막이 그리울 정도.
밥을 먹고 나오니 내 뒤에서 슝슝 불던 순풍이 30분 사이에 180도 돌아 역풍이 되버렸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그렇게 세게 불던 순풍이 그대로 방향이 완전 반대쪽으로 바뀌다니. 덕분에 오랜만에 역풍을 맞으면서 엄청 욕하면서 갔다.
가다가 하도 힘들어서 중간에 조그만한 마을에 있는 피자집에 들렸다. 여기서 그릴드 치즈를 먹었다.
이런 엄청 작은 마을을 방문하면 재밌는게 사람들이 다들 나를 쳐다본다는 것. 아마 백인만 사는 동네에서 동양인이 그것도 쫄쫄이를 입고 음식점에 들어오니 신기한가보다. 게다가 자전거 루트도 아닌 곳이니(마지막으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더더욱 그럴지도. 아마 우리학교로 교환학생 온 애들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복학하면 걔네들한테 말 걸고 잘해줘야겠다.
피자집에서 나오니 다시 풍향이 틀어졌다. 여기는 그냥 360도로 방향이 계속 바뀌나보다. 그래도 역풍은 아니니 다행.
원래 아미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구경 좀 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일요일에는 교회가는 것 외에는 외출을 거의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내일이면 마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니 기대된다. 아미시 친구라도 한 명 만들고 가면 진짜 좋을 것 같다.
*아미시는 옛날 풍속을 그대로 유지한 체 생활하는 독일계 기독교인들이다. 대표적으로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다닌다. 고무 타이어 역시 안 쓰고 대신 쇠로 만든 바퀴를 달고 다닌다고. 웃긴게 이 규칙에도 예외조항이 있는데, 라디오는 허용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자기기들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