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겨울 호주 시드니 여행
엄마가 티비에서 프라하 단체여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시고 프라하에 가고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 설 연휴에 프라하 여행을 계획했으나, 2월에 유럽에 가기에는 너무 추울 것 같아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하여 변경된 행선지는
1) 동남아국가가 아니면서 (엄마의 요구사항)
2) 날씨가 따뜻하고
3) 직항편이 있는 곳인
시드니로 가게되었다.
시드니...
나에게는 1도 기대가 되지 않는 그런 도시였지만 간만에 엄마랑 단둘이 가는 해외 여행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었다.
금번 시드니 여행은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했다.
제1 여객터미널보다 한 15분 정도 차로 더 가야해서 약간 멀긴 했지만, 넓은 공항에 사람이 적어서 일단 굉장히 쾌적했다. 누워서 쉴 수 있는 무료 공간들도 많이 보였다.
오후 18시경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6시경 도착하는 밤 비행이었는데, 엄마도 나도 한숨도 못자고 꼬박 밤을 샜다.
도착했는데 정말 너무 피곤해서 과연 이 여행이 순탄하게 진행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공항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다.
얼리 체크인이 안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안되면 약간 울고싶어질 것만 같았다) 다행히 체크인이 가능해서 너무 기뻤다.
짐을 풀고 샤워하고 세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도시 구경을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걷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후였다.
왜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의 나라에서 살지 못하고 미세먼지와 폭염과 혹한의 추위의 나라에서 사는것인가...
이름도 sweet 한
달링 하버 darling harbour 를 걸었다.
시드니에서는 campos coffee 가 맛있다고 하여
걷다가 잠깐 들어왔다.
카페 벽면에 걸린 티비에서는 평창 올림픽이 중계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엄마랑 다량의 셀카를 찍으며 여행지에 온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라이카 색감 (!)
시드니 천문대 Sydney Observatory 에 왔다.
이 뷰를 감상하기 위해서...
아름드리 나무도 많고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현지 사람들이 웨딩 사진을 찍으러 왔다.
천문대에서 내려와 록스 Rocks 구역과 써큘러 키 Circular Quay 를 거쳐 시드니의 명물인 오페라 하우스 Opera house 를 구경하러 왔다.
다음날 시드니 수족관 SEALIFE Sydney Aquarium 에 갔다.
역시 아쿠아리움 꿀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몰' 이라고 칭찬 받았다는 퀸 빅토리아 빌딩 Queen Victoria Building 모습. 쇼핑몰을 구경하고 커피와 빵을 먹으며 잠깐 쉬었다.
시드니에서 단연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본다이 비치 Bondi beach 이다.
혹시 이 섬에 다시 온다면 시드니 도심이 아닌 이 비치에 있을 것 같다.
위치는 시드니 도심에서 버스타고
한 40분 정도 거리의 동쪽에 있다.
좌측의 경기장에서 스케이트보드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경기장에 미처 다 못들어간 사람들은 우측에 있는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중인 경기를 보고 있었다.
로컬들은 다 여기서 놀고있었구나 싶었던 주말의 본다이비치 풍경이다.
엄마랑 나란히 앉아서
"와 우리가 남태평양 바다를 보고 있네" 하고 대화를 했다.
내가 스물세살에 캐나다 여행을 하다가, 문득 지도를 보고 내가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걸 깨닫고 굉장히 무서우면서 생경한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엄마도 그런 느낌이었을까나.
동물원 WILD LIFE Sydney zoo 도 갔다.
사실 동물원은 갈 생각이 없었는데, 비행기에서 엄마가 "우리 캥거루랑 코알라도 보는건가?" 라는 질문에 시드니 도착해서 부랴부랴 예약을 하였다......
페리타고 갈 수 있는 강 건너편 타롱가 동물원 Taronga zoo 이 규모는 훨씬 크다고 하던데, 우리는 규모는 좀 작아도 가까운 곳에서 캥거루/코알라를 보기 위해 달링하버로 갔다.
캥거루는 무기력했지만
코알라는 정말 귀여웠다.....!!!
도대체 이런 포즈로 잠을 잘 일인가?..
잘 자는 것도 신기.
세인트 메리 대성당 St. Mary Cathedral 풍경
이 아름다운 고딕 양식의 성당에
밤에 조명을 쏴줘야하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밤의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했는데 불을 안켜줬다.
마지막 날 오페라하우스 야경을 보기 위해 가던 길.
시드니 하버 브릿지 Harbour Bridge 의 밤 풍경
다리에 쏘는 조명은 한강 와서 벤치마킹하고 가셨으면...
야경을 보러 갔는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 을 읽었다.
출발하기 전 후배가 건네면서 여행 후유증에 약이 될거라고 했다.
책을 읽는데 지난 여행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마냥 완벽하고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순간들을 애써 '괜찮아', '이런것도 다 추억이지' 하며 괜찮은척 넘어가려했던 시간들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남들에게 보여주는걸 떠나서, 행복에 대한 강박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여행기간 내내 어머니께 효도하느라 굉장히 힘들었지만 무탈하게 여행이 끝나서 다행이다.
부디 엄마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