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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ang khong May 26. 2022

다이어트 9

아....이스크림

자전거를 5키로나 탔지만......

14,000보나 걸었지만......

2끼나 야채를 미친듯이 먹어댔지만......


아이스크림을 2개나 먹어 버렸다.

젠장. 망했다........


얼마전 옥상에 있는 애플민트들을 풍성하게 해주려고

윗부분을 좀 잘라냈었다.

그리고 물통에 꽂아 주었더니 보실보실 하얀 뿌리가 나왔다.

베란다에 두었더니 애들이 햇빛을 잘 못받아서인지 자꾸만 잎이 노랗게 떴다. 고 어린것들이 조금이라도 햇빛을 받아보려고 있는 힘껏 고개를 바깥으로 기울이고 있는걸보니 마음이 아려서 오늘 아침 텃밭에 갔다.


마침 치커리가 끝물이라 뽑아놓는 바람에 자리가 생겼다. 거기에 아기 애플민트를 하나씩 심었다.  2주전 수업때 작은 화분에 삽목해두었던 스피아민트와 로즈마리도 같이 심었다.


물을 듬뿍 주고 집에와 앉아 있으니 아기 애플이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날이 더운데 죽지 않고 살아있으려나. 어차피 점심에 버거킹에서 딸기 아이스크림도 먹어줬겠다 운동할겸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오르막길이 힘들긴 했지만 내리막길에서 슈웅 달려나가는 재미도 있어 그럭저럭 30분만에 텃밭에 도착했다.

이걸로 아까 먹은 아이스크림은 퉁쳤다. ㅎㅎㅎ.


가보니 두녀석만 빼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꼿꼿하게 서있었다. 축 늘어져 가망 없어 보이는 아이 둘을 뽑고 중심을 못잡고 기우뚱한 아이에겐 조약돌 몇개로 버팀목을 만들어줬다.

분명 아침에 물을 충분히 뿌려 줬는데도 그새 버석버석 말라버린 땅에 다시 물을 줬다. 잡초도 뽑고 나니 시간이 제법 가서 집에 가려는데 자꾸만 마음이 쓰였다.


삽목한 아이들은 아직 어리둥절한 상태라 초기에 잘 보살펴줘야 하는데 날은 점점 더워지고 물은 또 얼마나 더 자주 줘야 하는 걸까. 괜히 민트들을 심었나 후회해봤자 이미 심어놨으니 잘 보살펴주는 수 밖에.


열심히 집으로 달려와 구글지도를 확인해보니 5.3키로.

그런데 갑자기 허기가 밀려왔다. 참을까 말까 하다가 밤에 배고파서 잠이 안오고 그럼 또 라면의 강렬한 유혹이 밀려 올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저녁을 먹었다.

7시가 넘었지만 서둘러 야채를 가위로 숭겅숭겅 자르고 남은 잡채를 쓸어 넣고 밥을 몇숟갈 퍼서 먹었다. 이렇게 야채를 열심히 먹어주니 살따위 금방 빠지겠지? 이 쉬운걸 왜 진작 안했을까. 야채면 되는데 말이지 하고 룰루랄라 먹으니 배는 불렀지만 뭔가 아주 조금 허전다.

이 익숙한 허전함은 바로 디저트 배의 부르심.


단것이 필요하다 삐릿삐릿.

단것을 먹어라 삐릿삐릿.

맹맹한 야채는 꺼져라 삐릿삐릿.........


만보기를 확인해보니 마침 오늘 내가 14000보 이상 걸으셨단다.

그래. 이정도면 아이스크림 하나정도는 먹을자격이 있지. 암요. 그렇고 말쇼.

(아...!  안돼!!! ㅠㅠ)

부리나케 냉동실로 달려가 월드하나를 꺼내 세상 행복하게 먹었다. 월드이 예전엔 끄트머리에 초코가 들어가있지 않았나 지금은 왜 없나 서운해하면서.


그러니 나는 오늘 운동한걸 아이스크림 2개로 몽땅 날려먹었다.

하아......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 넣어놓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쓰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때만 어.쩔.수 없.이.먹기로 하고선 이게 뭐냐 진짜......


명심하자.

아무리 운동해도 먹으면 건강한 돼지가 될 뿐이란걸.


그래도 포기는 안한다.

내일은 덜 먹고 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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