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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표 Nov 29. 2016

오픈마이크 시행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여러 장소에서 진행되는 오픈마이크의 진행 양상이 확실히 '달라졌다'라 말할 수 있을 만큼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과 참여하는 아티스트 모두의 관심이 다소 떨어졌다 말할 수 있다. 2년 전 즈음에 신청 공지글이 올라오면 몇몇 장소들은 순식간에 마감이 되던 때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다. 

두 시간 남짓되는 시간을 대체로 잘 알지 못 하는 여러 팀들의 공연을 보거나, 혹은 참여를 하려면 여러 동기가 필요하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비록 프로 수준의 '짜임새 있는' 공연만을 원하지는 않더라도,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다양하고 흥미있는 공연을 기대를 하기에 찾을 것이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창작물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과 동료 아티스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할 것이다. 각자의 관심도가 떨어진 현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인과관계라는 것 자체가 명확히 있는 사안인지도 의문이지만- 여러 오픈마이크를 보아왔던 경험을 토대로 적어보겠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오픈마이크의 '순수 관객'은 많지 않다. 특정 팀이 관객 모객을 해 오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여러 팀을 고루 보려고 온 관객들은 적다는 뜻이다. 여러 공연장에서 하는 기획 공연도 홍보 등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관객 모객의 정도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티스트들에 대해 잘 알지 못 하는 상황에서 호기심이나, 공연장에 대한 신뢰 정도로는 많은 관객이 오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티스트들도 오픈마이크만을 바라고 공연을 하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기회를 얻으면서 섭외 공연이나 기획 공연에 참여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하지만 오픈마이크 참여가 그러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최근의 오픈마이크는 공연 경험이 이전보다는 다소 적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다. 이전부터 꾸준히 오픈마이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소수이다. 

하지만 공연 경험이 적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그 사람들을 탓할 것은 아니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오픈마이크 참여를 하는 데에 무대 경험의 정도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고, 그들 나름대로는 대관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중 앞에서 공연을 할 기회를 열심히 찾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의 퍼포먼스가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심을 끄느냐는 별개로 치더라도 말이다. 

이러한 현상을 굳이 오픈마이크 안에서만 해석할 것은 아니다. 오픈마이크에 대한 관심이 덜해졌다고 해도, 새롭게 인디 씬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참여가 가능한 다른 루트가 늘어나지는 않았다. 씬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의 저하가 오픈마이크라는 더 작은 범위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픈마이크를 실시하는 공연장 측에서는 각자의 오픈마이크 컨텐츠를 차별화하는 것 정도가 당장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겠으나, 전반적인 관심 저하라는 큰 흐름 속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이러한 현상을 굳이 해결해야 될 문제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11년도 이후에 소규모/대안 공간에서의 간단한 세팅으로의 공연이 활성화되면서 오픈마이크라는 시스템이 널리 알려졌듯이, 그 시스템이 다소 정체되었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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