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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중얼 Feb 27. 2022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구파도

욕심이 조금만 덜했다면




!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



대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대만 로맨스 영화 특유의 몽글몽글함과 샤방샤방한 화면이 부족한 로맨스를 대리 만족시켜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대체로 챙겨 본다.


영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였다.

영화제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국내 큰 영화제들 중에서도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챙겨가는 편이다.


이 영화는 그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작년 개막작이었고, 영화제에서 내세웠던 대표 이미지는

이거였어서 로맨스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제목은 누가 봐도 로맨스지만.


몇 번이나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맞는 시간표가 없어서 영화제 때는 보지 못하고, 개봉하고 보게 됐다.


개봉 전후에는 로맨스에 더 집중해서 홍보했다.

아무래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특성상 장르 영화가 특화된 영화제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홍보사와는 다를 수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본 지금은 정말 어떤 영화보다 부천스럽구나.

개막작으로 손색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소재부터 독특한 요소들이 많아서 그 점이 흥미롭다.


남자 주인공 샤오륜(가진동)이 벼락 맞아 죽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후세계에서 지난 삶으로 평가받아 좋은 일은 하얀색 구슬, 나쁜 일은 검은색 구슬로 구성된 염주 팔찌를 받게 된다.

하얀 구슬의 개수에 따라 어떤 생물로 환생할지 정해지는데, 사후 세계의 일을 도와 하얀 구슬을 늘려 인간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

샤오룬은 월노의 일을 선택한다.


월노의 일은 우리도 흔히 알고 있듯이 월하노인이 하는 일이다.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


<월노>


이건 한국 수입사의 선택이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제목을 바꾼 선택은 좋았다.

간혹 원제를 바꿔서 오히려 영화를 담지 못하는 영화들이 많은데 이건 그렇지 않아 다행이었다.

월하노인과 관련된 이야기라 그랬는지 홍보 전단 하단에 큐알코드로 월하노인에게 운명의 사랑을 언제 만나는지 알려달라고 돼있었다.


전단들 어차피 방치하다 버리게 돼서 언젠가부터 모으지 않고 있는데, 이건 챙겨 왔다.

내 운명의 사랑을 찾으려고 찍어보니 포스텔러로 연결돼서 결과를 보여줬다.


포스텔러는 운세 앱인데 너무 귀여워서 내가 좋아하는 앱이기도 하다.

반갑기도 했지만, 이미 포스텔러 내에서 봤던 내용 인터라 조금 아쉬웠다.

나도 못 본 거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튼 이번에 홍보사 너무나 열일 했음 칭찬해요!


영화 내용으로 돌아와서, 새로운 소재이고 그걸 표현하는 방식도 새로워서 흥미롭고 재미난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들도 많아서 아쉬웠다.

벼락을 맞을 때, 여자친구인 샤오미(송운화)와 강아지 아루가 같이 있었는데 심지어 샤오미랑은 거의 붙어있는 수준이었는데 샤오륜만 벼락 맞아 죽는다던가, 영화 중간중간에서도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좋은 부분들이 분명 많이 있었는데, 제 살 깎기처럼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그래도 나는 재미있게 본 편인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당시나 개봉 후에 본 내 주변 지인들은 점수를 낮게 준 편이다.

내가 점수를 많이 준 부분은 압도적으로 강력한 대만 로맨스, 그리고 참신하진 않을 수 있지만 재미난 소재와 그럴 영화로 표현해낸 부분,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와 잘 만들어진 CG가 그랬다. 도전정신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그냥 욕심만 좀 덜 했으면 정말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예를 들면 핑키(왕정)이 갑자기 샤오룬을 좋아하는 부분도 없어도 이야기 흐름 상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 같다.

동료애와 거기서 오는 질투로 전개돼도 문제가 없는 흐름이었을 텐데 이성애가 되어 으잉? 하는 부분이 오히려 많아진 것 같았다.


그래도 하.. 시간이 아깝다. 이런 생각은 안 들었으니 도전정신은 응원하되 욕심은 조금 내려놓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참 쉽지 않은 마음이지.


쿠키영상은 끝나자마자 바로 1개가 나온다.


그리고 크레디트에서 넘치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도 볼 수 있어서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반려동물 있어야 참여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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