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듣기만 하자.
최근 강의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아 보이는 여자친구가 커피숍에서 이번에 준비한 강의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들어봐 봐. 이번에 강의할 주제는 수학의 중요성이야. 난 이렇게 준비하려고 해.'로 시작된 말은 10분이나 이어졌다.
난 계속 이야기를 듣다가, 내 의견을 얘기했다.
'수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과연 부모들이 수학의 중요성을 몰라서 강의를 들으러 올까? 아닐걸.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수학에 흥미를 느낄까 가 더 궁금하지 않을까?'로 시작된 나의 말은 10분을 넘겼다.
듣는 여자친구의 표정이 굳어졌다. 알듯 모를듯한 표정이었다.
갑자기 저녁을 먹다가 일상 얘기 중간에 이상한 말이 함께 들렸다.
'네가 계속 내 얘기를 끊으니까, 내가 준비한 강의 내용이 틀린 것 같고, 자꾸 잔소리를 하니까 하던 것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 그리고 다시 일상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차 싶었다. 내 이야기를 잔소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니. 책에서 공부한 이야기가 실은 사실임을 확인한 순간이다.
책에는 이렇게 나와 있었다.
남자의 두뇌와 여자의 두뇌는 다르다. 남자의 두뇌는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끊임없이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그래서 남자는 뭔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말을 한다.
이런 자세는 여자와 의사소통을 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말은 남자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말은 보상의 한 형태로 사용되고, 다른 사람과의 유대의식을 강화하는 데 동원된다. 간단히 말해, 그녀가 당신을 좋아하거나 사랑할 때 또는 당신의 언행이 마음에 들어 당신을 신임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을 때 당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말을 아예 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의 말은 주로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므로 해결책은 필요 없다. 불행하게도 남자는 여자가 해결방안을 몰라서 그녀의 문제를 꺼낸다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그녀의 말을 중단시키면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딱 오늘 나의 상황과 일치하지 않은가.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가 자신의 말을 자꾸 끊으면 끝까지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불만스러워한다. 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자가 이처럼 해결책을 자꾸 제시하는 것은 남자 자신은 옳고 그녀에게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자가 어떤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이나 문제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믿기 때문에 그 믿음을 공유하자는 뜻이다.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자는 개인적인 문제를 털어놓는 것은 불평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을 믿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여자의 말을 끊지 말고 그저 들어라. 듣고 고개를 끄덕여라.
여자의 말을 끊지 말자. 그저 듣고 고개만 끄덕여주자.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물어봤을 때만 피드백하자. 가급적 입을 다물자. 화를 입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