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전파 Jun 05. 2022

내가 만들어 놓은 한계와의 한판승부

-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을 읽고








 『미라클 모닝』은 자기계발서 분야에서만큼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2016년에 사두고선 장장 7년 간이나 완독하지 못했다. 게으른 천성 탓이라고 변명은 해보지만, 마치 수학책의 명제와 집합 부분처럼 앞부분만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1년 전의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끔찍하게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새벽 6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직업 탓에 강제적으로 기상하게 된 것이지만, 어쨌든 새벽형 인간에 발은 걸치고 있었던 셈이다. 


  『미라클 모닝』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이 의외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와 같은 아침형 인간 예찬론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아침형 인간이 되고,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나의 하루를, 나의 습관을, 나아가 나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나의 과거의 실패, 나의 한계가 만들어내는 공포와 두려움을 떨쳐내고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다. 



 우리가 왜 실패를 반복하는지에 대해 저자가 적어놓은 이유는 꽤나 인상깊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언젠가는'이라는 태도를 고수한다. 삶이 스스로 알아서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지금 당장 삶을 개선해야겠다는 절박함을 없애버린다.

-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p. 72 



 이 부분은 우리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절박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종의 방관자와 같은 자세로 우리의 삶을 대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반성했던 "낙관적 비관주의"에 대해서  『더 보스』에 이어 또 한 번 얻어맞았다. 이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온 대목을 함께 읽으면 더욱 그 의미가 극대화된다.  






'책임'은 누구의 '탓'과는 완전히 다르다. '탓'은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결정하는 반면, '책임'은 누가 무언가를 개선시키는 데 얼마나 열성을 다하는지 결정한다. 
내가 당한 사고를 다시 떠올려보자. 술에 취한 운전자 '탓'에 사고가 났지만, 내 삶을 개선시켜야 할 '책임'은 내게 있다. - 같은 책, p. 206





  주변 환경이, 스스로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닥친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 버리는 것은, 절박함의 부족과 더불어, 인생을 내던져 버리는 것이다. 내가 나의 '책임'을 외면한다면, 그 때에는 내 인생의 실패는 모두 내 '탓'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 책임을 외면하지 말고, 오늘을 마지노선으로 긋고 내가 항상 바라왔던 이상과 현재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라고 강조한다. 지금, 당장 말이다.






삶이 슬픈 것은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 같은 책, p. 73





 이 책에서 강조하는 라이프 세이버스(Life S.A.V.E.R.S)는 각각 Silence/침묵, Affirmation/ 확신의 말, Vizualization/ 상상, Exercise/ 운동, Reading/독서, Scribing/ 일기,기록 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것을 실천하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기상 시간을 한시간 더 당겨 5시로 최대한 끌어오면서 이 패턴을 정착시키기 위해 도전하는 중이다.



 이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의외로 명상이었다. 몇 년 전 이 책을 들췄을 때, 나는 이러한 실천 항목들이 다소 낯간지러운 데가 있다고 생각해 책을 덮어버렸었다. 그 기억이 떠올라 다시 책을 펼치면서 한 가지 다짐을 했는데, 이번에는 이 책에서 시키는 것들을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전 해보지 않았던 명상을 시도해보았는데, '나는 내적 평안을 마신다.', '나는 친절함을 내쉰다.' 따위의 말들을 들숨, 날숨과 함께 되뇌였다. 내가 정말로 내적 평안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사람으로 단번에 변화한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새벽과 아침 사이에 침묵을 지키던 나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날만큼은 그 평안을 가지고 '어제'보다는 조금 더 평안하고 친절한 사람처럼 행동했던 것 같다.




 저자는 처음 10일은 새로운 습관, 도전에 저항하는 나 자신에 의해 고통스러울 것이고, 그 다음 10일은 조금은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질 것이며, 마지막 10일이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단계라고 주장한다. 나는 아직 첫 10일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아침에 망설여진다. 그냥 더 자고 싶다는 유혹이 강렬하게 나를 휘감는다. 


 이 때 다시 떠올릴 만한 책의 구절이 마침 뒷부분에 나왔다. 


바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
- 같은 책, p. 186




  내가 나만의 경전으로 삼은 『시작의 기술』에서도 강조되는 덕목이다. 『시작의 기술』의 저자 개리 비숍은 다음과 말한다. 


 

여기가 어디인지, 얼마나 왔고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모를 때, 바로 그 떄 당신을 계속 가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게 바로 부단함이다. 부단함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계속해서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이게 해주는 계기다.

 (중략)

때로는 부단함이 당신이 가진 '전부'라는 사실 말이다.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p. 161~170




 아침에 눈 뜨기 어려울 때, 이 말들을 떠올리면서 내가 만든 나의 한계 앞에서 인생에 한 번쯤은 모든 걸 던지고 덤벼야 하지 않겠느냐고,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내가 가진 마지막 무기는 '부단함'이지 않느냐고 스스로를 다그치게 된다. 


 다소 두서없지만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의 일갈을 떠올리며 이 글을 닫고 싶다. 


 "이봐, 해봤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