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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골프 Nov 06. 2018

골프, 긴장과 이완 사이

최상의 플레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과 이완이 필수적이다.

아! 오늘 정말로 중요한 접대인데, 잘해야 할 텐데. 골프광이라고 소문난 사람인데 내가 잘 쳐야 할 텐데… 어? 이런 내가 초구잖아? 몸도 제대로 풀지 않았는데 망했다. 요즘 드라이버가 잘 안 맞던데. 망신당하는 거 아냐? 페어웨이는 왜 이렇게 좁아? 아! 망했다.


    김 부장은 지금 중요한 클라이언트와 접대 골프 차 골프장에 와있다. 첫 번째 티샷을 앞에 두고 지금 김 부장은 높은 긴장과 흥분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플레이에 대한 두려움,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 실수에 대한 걱정에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신체적 긴장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 순간 김 부장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이완이다.


    골프를 잘 치려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과도한 긴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너무 흥분에 들뜨거나 혹은 너무 축 처진 상태도 곤란하다. 문제는 잘 알면서도 정작 이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의 몸 안의 신경은 원래 전기적인 활동을 하는데, 이러한 전기 활동이 증가할수록 근육이 딱딱해져 신경 긴장이 지속될수록 근육이 더욱 굳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따로 분리될 수가 없어, 근육의 긴장으로 자연스레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유발하게 된다. 몸과

마음에 긴장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앞서 예로든 김 부장의 경우처럼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신적 긴장과 신체적 긴장은 거의 동시에 발생하고 동시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정신적·신체적 긴장을 운동에 필요한 적정상태로 조절하는 것을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이완’이라고 부른다. 이완훈련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대표적인 심리기술훈련 중 하나다. 신체적 이완은 골프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근육들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정신적 이완은 김 부장이 겪고 있는 심리적 불안과 높은 각성 수준을 골프 라운드에 적합한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이완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편안함 혹은 부드러움과 같은 긍정적 의미나 이와는 정반대로 지루함 혹은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티샷을 하기 직전 양어깨를 돌려줌으로써 몸의 긴장을 풀거나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등의 이완은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퍼팅이나 칩샷에서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이완되거나, 샷을 하는 중간에 적절한 긴장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페이스를 잃고 실수를 할 가능성이 많은데, 이때의 이완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이처럼 긴장과 이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긍정과 부정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라운드 중 골퍼들은 상황마다 적절히 긴장과 이완 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상태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신체적 긴장을 이완시켜 심리적 긴장까지 푸는 방법과 반대로 심리적 긴장을 이완시켜 신체적 긴장을 없애는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요한 샷을 하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한다거나, 티샷을 하기 전에 어깨 근육을 푸는 등의 행위는 모두 무의식 중에 이루어지는 이완 활동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쉽게 이완과 긴장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알아보자.


첫째는 호흡법이다. “나는 중요한 샷을 하기 전에 길고 깊은 호흡으로 긴장을 푼다.” 이 말은 타이거 우즈가 자신이 직접 쓴 ‘나는 어떻게 골프를 치는가’라는 책에서 언급한 말이다. 타이거 우즈는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 수준을 적절히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통제력을 가질 때의 호흡은 부드럽고, 깊고, 규칙적인 반면, 압박감과 긴장을 느낄 때의 호흡은 짧고 얕고, 불규칙적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깊게 천천히 하는 호흡은 혈류에 더 많은 산소를 제공하고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으로써 이완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만일 골퍼들이 불안을 느끼고 호흡이 빨라진다면 이때의 호흡은 필시 가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복식호흡과 달리 가슴호흡은 얕고 빠른 호흡으로 몸의 긴장을 유발한다. 이럴 때는 일단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후 10초 동안 멈추며 목과 가슴의 긴장을 느낀다. 그런 후 마음속으로 긴장도 함께 내보낸다고 상상하며 다시 입으로 숨을 길게 내뱉는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때의 내면의 고요함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호흡법으로 신체적 긴장과 정신적 긴장이 동시에 이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라운드 중 자주 긴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예 자신의 프리샷 루틴에 이러한 이완 호흡법을 포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스포츠심리학에서 이완훈련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점진적 이완훈련이라 부르는 방법이다. 이 훈련법은 익히는데 비교적 시간이 걸리므로 겨울 동안 필드에 나가지 못할 때 연습해 두면 나만의 필살기가 될 것이다. 이것은 김 부장의 경우처럼 자신도 모르게 근육의 긴장이 찾아온 경우, 스스로 어느 근육이 긴장되었는지 알아채고 이를 찾아내어 이완시키는 기술이다. 먼저 스스로 신체 근육의 팽팽한 긴장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각 부위에 차례로 힘을 주어 긴장을 유발한다. 긴장된 감각을 확실하게 느꼈으면 그다음에는 근육의 힘을 빼 이완을 시키는 식이다. 이것을 양팔과 손에서부터 발끝까지 근육들을 손→팔→다리→어깨→등→배→가슴의 순서로 실시한다. 이것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보다 쉽게 점진적 이완의 효과를 느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퍼팅을 할 때 긴장이 되면 퍼터 그립을 최대한 세게 꽉 잡아보라. 그런 다음 힘을 완전히 빼고 잡아보라. 이때가 바로 이완된 상태다. 이제 속으로 ‘나는 퍼팅의 달인이야’라고 외친 다음 퍼팅을 해보라. 아마도 백발백중 퍼팅이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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