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uel Adams, Jim Koch
How I Built this with Guy Raz- Samuel Adams, Jim Koch
2017년 7월 24일 에피소드
1980년대 미국의 맥주는 지금의 수제 맥주 분위기는 없고 대형 맥주 회사들이 장악해 굉장히 라이트하고 마시기 쉽게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하이네켄, 폴리걸, 벡 같은 수입맥주를 최고로 쳤다고. 그 증거로 아래의 링크는 영국의 코미디언 그룹 Monty Python이 아메리칸 비어 맛은 물 같다고 까는 자료화면이다. 팟캐스트에 인용된 부분-
Jim Koch는 6대째 맥주를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렇다고 원래 있던 브랜드를 물려받았느냐 하면 그건 전혀 아니고, 하버드 나와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을 멀쩡히 다니다가 어느 날 에피파니를 얻은 후에 그만두고 창업한다. 어떤 깨달음인가 하면 그게 참 웃기다. 6년 동안 BCG를 다니다가 이 일을 평생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의 대답이 No였다. 당장 내일도 하고 싶지 않는데 라는 생각이 들자- Jim에게는 BCG에 남는 것이 위험하다고 느껴졌다. 나중에 인생을 돌아봤을 때 그때 그만뒀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그래서 안정적인 BCG에 남는 것이 risky 하고 dangerous 하다고 판단하며 나왔다. 이때 아버지의 반응이 예상 밖이다. 중단된 가업을 아들이 이어가는 것이니 좋아할 것 같았는데, Brewery의 어려움을 잘 알아서 그런지 전혀 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네가 살면서 멍청한 일을 많이 했지만, 이건 가장 멍청한 짓이다."라고 했다고.
여태껏 가족의 누구와도 다르게 학업도 최고스펙으로 이루고 좋은 직장 다니다가 맥주 만드는 일을 시작하겠다고 하는 아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유통되는 현재 미국의 맥주와는 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는 Jim에게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레시피를 다락방에서 찾아서 전달해준다. 이 부분이 참 부럽다. 고조할아버지의 레시피인가. 만들기 엄청나게 어려운 레시피였는데 제대로만 만든다면 정말 괜찮은 맥주가 될 레시피였다고. 세대를 거쳐 내려온 레시피이니 이미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이 레시피로 부엌에서 실험을 거듭해 제작한 맥주가 Samuel Adams~! 미국에서는 거의 Sam Adams라고 부른다. Samuel Adams는 독립전쟁의 핵심인물이기도 하거니와 실제로 아버지와 맥주 양조장을 운영한 기록도 있어 Jim Koch가 생각했던 브랜드에 딱 맞았다. 브루어들의 아버지, 미국 맥주의 진정한 독립, 혁신을 생각하며 Great, America 정신으로 붙인 이름이다.
Jim은 작업들을 도와줄 브루마스터가 필요했는데 Ph.D가 있고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조셉이라는 브류어리 경험이 있는 미생물학 박사를 찾았고, 처음엔 연봉도 맞춰주지 못한다고 말하며 거절했는데, 짐이 2%의 지분을 준다고 흥미를 끌었다. 결국 조셉은 할아버지 세대의 레시피들을 현재 샘 아담스의 레시피로 정리하는 작업을 짐과 함께 했다. 그렇게 힘들게 나온 샘 아담스 보스턴 라거는 보스턴의 알코올 유통업자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기존 맥주와는 다르게 컬러도 있고 향도 있는 맥주를 받아들이기도 어려운데, 짐의 회사에는 보통의 회사에서 갖춰놓아야 하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 사무실도 전화도 없이 브리프케이스에 쿨팩과 맥주를 넣어 바마다 돌아다니며 판매를 시작했다. 첫 주문을 받고는 주문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너무 흥분해서 얼마나 수량을 주문할 건지 물어보는 것도 까먹고 나왔다고. 그러다가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그레잇 아메리카 비어 페스티벌에서 올해 최고의 맥주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때부터 샘 아담스는 바로 흑자가 난다. 5년 걸릴 줄 알았던 밀리언 달러 매출을 5개월 만에 이뤄내면서 Jim은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비즈니스가 될 거라는 직감을 했다고. 수입맥주에 대한 저항의 정신도 투철했던 Jim은 새벽 2시에 송출하는 라디오 광고에 맥주 독립을 말하며 하이네켄, 벡 등 수입맥주를 대놓고 비난하는 광고도 진행한다. 비난하는 버전은 텍스트로만 찾았다. 비판 버전은 아니지만, 샘 아담스 같은 마이크로 브류어리의 존재를 알리는 버전의 Jim Koch이 직접 나레이션하는 광고를 들어볼 수 있다. 아주 훌륭한 버전의 1분 피치다.
생각해 볼 만한 포인트
·상대적으로 예전에는 모든 기회가 있던 것처럼 보인다. 1984년이면,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과거 회사의 성공은 지금 보기에 상대적으로 쉬워 보인다. 제대로 자리 잡은 브랜드들 자체가 희귀했고, 브랜드, 마케팅의 개념도 생소했던 그때. 하지만 오히려 그런 시대에 제품력과 브랜딩을 갖춰 시장에 나오는 것이 얼마나 창업자의 센스가 필요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에피소드는 Jim Koch이 왜 잘 나가던 BCG를 그만두고 브류어리를 하게 됐는지에 많이 할애했다. 우리는 지금 샘 아담스가 이룩한 결과만 보니까 이 사람의 결정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브류어리를 운영하면서 힘들어서 업계를 떠난 아버지를 보며 자란 Jim이 본인의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가업을 잇겠다는 결정이 1984년도의 시선에서 보면 엄청난 도전이다.
·Good to great에 언급됐던 기업들도 몇 개는 사라진 마당에 1984년부터 2019년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참 대단한데, 이는 술-맥주라는 특성상 자연스럽기도 하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인간은 알코올과 뗄 수 없고 특히 맥주는 더 사랑이니까. 창업을 하는 업계의 선택도 창업자의 능력이나 제품력과는 관계없이 엄청 중요하다. 오히려 창업자와 제품 이전에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Jim Koch의 가장 큰 업적은 Samel Adams라고 하기보다, 맥주 맛을 몰랐던 미국 대중에게 수제 맥주가 뭔지 알려주고, 진짜 맥주가 어떤 맛이 나는지 멱살 잡고 캐리한 그 자체가 아닐까. 그래서 미국의 크래프트 비어 씬이 만들어지고 미국만의 맥주 문화가 만들어졌으니- 한 사람의 도전이 30년 후에 어떻게 꽃 피웠는지 볼 수 있는 것은 참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