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듣는 라디오 방송의 사연에 심란해진 아침이다.
두 딸을 둔 엄마는 큰 딸이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했고, 디제이는 축하한다는 말로 답했다. 그 엄마는 딸만 있지만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했다.
저 엄마는 좋겠다. 친구같은 딸이 둘이나 있어서.
끝으로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디제이의 말에 “우리 가족 앞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꽃길만 걷자‘며 오늘의 사연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내 마음이 비뚤어진걸까. 꽃길만 걷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공허한 울림같다. 우리네 삶은 진흙탕도 있고 자갈밭도 있고 높이 자란 갈대숲을 헤치며 가야하기도 하는데 꽃길만 걷자니.
그렇게 살고 싶다는 소망일 뿐인데 내가 점점심각하고 삐딱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