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행사장에서 일하는 청년과 우연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아들이 있을 것 같다고 하길래 “딸도 있어요. 남매예요.”라고 했다.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요?
“딸은 스물일곱, 아들은 스물여섯. 연년생이에요.”
“따님은 혹시 뭐 하세요?”
“유학 갔어요. 디저트 만드는 거 좋아해서 외국에 배우러 갔어요.”
딸은 제과제빵을 전공했고 특히 디저트에 관심이 많았다. 자기만의 브랜드로 디저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꿈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나를 불쌍히 여기는 시선도 싫고 당황해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다.
업무를 처리할 때 내 개인사로 동료의 도움을 바라지 않겠노라 강조했었다. 그런데 무의식적으로는 나를 안쓰럽게 여겨주기를 기대하고 바랬던 것 같다. 이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앞으로는 사람들 앞에서 억지로 밝은 척도 하지 않겠다. 힘들어하는 티도 내지 않을 것이다.
딸의 곁으로 갈 때까지 당당하게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