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스물다섯에 세상을 떠난 후로 나는 ‘아홉수’라는 말의 의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전에는 믿기도 하고 안 믿기도 하는 모호한 태도로 상황에 따라 사용하거나 받아들였다.
딸이 가고 나서 죽음에 집중하게 되었고 젊은 사람들 중에 이십 대 중반에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는 걸 알았다.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라는 소설 속 주인공 딸도 내 딸과 같은 나이에 죽는다.
‘아홉수‘는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인생의 한 고비를 잘 넘기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게 되었음을 축하하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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