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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n 22. 2024

싯다르타 아이

친구의 비보 

 나의 아이는 현재 싯다르타의 깨달음의 작은 단계에 있다. 그 이야기는 얼마 전 같은 반 친구의 비보를 통해서다. 잘은 모르지만 어디가 아팠는지,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간 친구가 있었다.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내색하지 않은 채 마냥 내 품에 맴돌다가 복통을 호소했다. 병원에 가서 소화 잘 되도록 이런저런 처방받고 집에 왔지. 책을 하염없이 읽고 또 장난감 가지고 노는데, 낌새가 이상했다. 가만히 있어서 혹시 학교에서 들은 것 없냐고 했더니 귀를 막더라. 걱정되어서 그렇다고 하니까 이제야 줄줄 쏟아내며 눈물이 흘리더라. 정말 그냥 뒀으면 큰일 날 뻔했다. 그리고 자기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될까 봐 불안했던 것이다. 


싯다르타 상태의 아이는 주변을 무리할 정도로 돌아보고 있다. 나보고 사랑한다고 자꾸 말한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하는데 안쓰러워 죽겠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날이 얼마인가 하며 긴장하고 있다. 이 아이의 긴장을 어찌 풀어주면 좋을까? 이 부분을 풀어주는 게 관건이렸다. 그래서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싯다르타가 불안을 엔진 삼아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 아이는 어떠할지 모르겠다. 그저 절망으로 빠지지 않길 바란다. 삶은 이러니 저러니 아름다운 것이라고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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