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오롯한 혼자다. 그것을 잊기 위해, 부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끝끝내 혼자이지만 되도록 함께 하기 위해 주변에 사람을 끌어들인다. 혼자인 시간을 어찌 견딜 수 있는지 가 중요한 세상살이 이슈다. 혼자임을 알아버리는 것이 그럴 때는 되려 도움이 된다.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임에도 혼자인 줄 몰랐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냥 거저 얻어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한동안 그것을 납득하지 못하여 고통스러웠지. 하지만 원래 사람은 혼자임을 깨닫자 그것이 당연했고 때로는 함께 하는 법을 부지런히 깨우쳤다.
이후는 혼자일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다. 내가 감당 범위를 봐 가며 뭐든지 생각했다. 끝도 없는 범위의 세상을 나라는 단위로 측정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각자 자기만의 기준과 단위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단위가 다를지언정 일정한 주기가 맞거나 혹은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모였다. 그 기준에 의한 만남은 그전에 비해 매우 평온하고 신난다. 적당한 필터의 순기능이랄까. 그러니 타인의 기준도 보게 된다. 그로 인한 행동을 타인은 배려가 많다고 해서 놀란다. 그렇구나, 편안한 배려는 몸에 배는 무리 해서는 안 나오는구나. 피차 배려를 받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