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토록 아이가 놀았다. 오늘은 방학처럼 놀았지. 하루 학습하는 분량도 내팽개쳐두고 장소를 이동하며 내도록 놀았다. 그래도 부족한 듯 아이는 더 놀 수 있어 보였다. 노는 게 너무 좋다는 걸 알아버릴 만큼 놀아라. 그래서 놀기 위한 자유를 획득하는 지혜를 얻어내길. 그래서 너는 혹여나 훗날 찾아올 수 있는 우울감을 떨칠 수 있는 노하우를 진작에 쌓기를. 햇살이 가득한 마음을 지켜가기를. 행복을 찾아다닐 수 있기를. 온갖 축복을 내려주고 싶다.
하루종일 놀다 보니 더 커져버린 놀이통이 반짝반짝 빛난다. 좀 더 키워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었었다. 아니 없었다고 생각했다. 많은 시간을 주면 해결되는 문제였구나. 내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들이 있겠지. 매일 하루하루를 새로운 마음으로 보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물려주리라. 동시에 꾸준함을 귀히 여길수도 있을까? 행복한 어른이 먼저 될 수 있도록 해야겠어. 오늘은 이런 마음이 잔뜩 드는 날이다. 어제보단 낫는구나.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