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면 안 된다. 늪에 빠진 기분을.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감사하자. 잊지 않는 것이 좋다. 그 편이 낫다. 이정표를 세워 두는 심정으로. 그래야 정처 없이 헤매다가 푹 빠지는 일에 없도록. 내 마음이 안전한 부분에 있은지, 블랙홀이 다시 도사리고 있는지 등등을 알 수 있게 시그널을 알아두자.
솔직히 말하자면 늪에 빠진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이심전심, 동병상련 이런 마음들이 피러 오른다. 하지만 가까이 가기는 두렵다. 그런 때면 그 파장에 나도 아프니까. 그저 뒷모습을 향해 응원의 차원으로 기도 하고 있어요. 아주 짧지만 걸음을 멈춰 서서 말이다. 잊으면 안 된다. 그 시절 시들했던 나를 돌아봐야 한다. 지금 평온한 이 상태가 너무 행복함에도 무뎌지다가 돌아가면 안 된다. 곳곳에 주의 표시판을 세워두고 현장 보전을 하자. 늪 역시 내 마음의 일부니까. 역사를 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야 내일도 웃을 수 있다. 그저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