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나도 알아
참으로 반짝반짝 요즘 노래가 아닐 수 없다.
그에 반해 나의 아파트는 어떠한가.
나를 떠난 너를 바보처럼 잊지 못해
바람 부는 캄캄한 밤 다리를 건너고 갈대숲을 헤쳐 찾아가고 또 찾아갔건만
아무도 없는 쓸쓸한 아파트만 속절없이 바라보다 돌아온다는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구슬프고 처절한 신파의 상징 아니겠는가.
그러나 "으싸라으싸 으싸라으싸" 이 마법의 주문 하나면 어둠을 밝히는 환한 빛이 되고 누군가에겐 더없는 응원이 되는 아이러니.
너의 아파트를 살짝 엿본다. 너는 파티준비로 여념이 없다. 빨간 미니드레스에 뾰족뾰족 하이힐을 신고 한 손에는 샴페인잔을 또 한 손엔 담배 한 개비. 음악에 맞춰 사뿐사뿐 움직이는 너의 두 눈엔 생동감이 넘치고 너의 입술엔 까르르 웃음소리 쉴틈이 없다. 너의 행복을 마주하고 기꺼이 뒤돌아서는 나.
(사실 등짝 스매싱에 "이노무 지지배야"로 시작하여 "내가 못살아"로 마무리되는 잔소리를 참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너 또한 나의 아파트를 들여다본다. 왜 이리 답답하냐고, 질척대지 말고 너의 삶을 살아가라는 타박 대신 나를 위로해 줄 한 송이 꽃이나 향기로운 커피 한잔 건네줄지도 모르지.
화려하기만 한 너의 삶에 나는 언제든 기대 쉴 안식터가 될 것이고
공허한 나의 삶에 너는 싱그러운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렇게 우린 서로를 알아가는 이웃이 된다.
대본을 외우듯 하루종일 너의 APT. 를 불러본다. 물론 영어가사는 제외.
"선생님도 이 노래 알아요?"
의기양양해진 표정을 한껏 숨기고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툭 건네는 한마디.
야 나두 다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