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 큐레이터의 마카오여행법
마카오에 갔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센트럴을 산책하길 바란다. 중국과 포르투갈의 문화가 만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해 온 역사와 문화를 걸음걸음마다 느낄 수 있는 그곳. 아마 사원과 성 로렌스성당과 같은 종교적인 건축을 먼저 보고 만다린 하우스로 간다면, 다양한 문화의 축적 속에서 꽃 피워온 당대의 예술의 집합체가 된 건축을 만나볼 수 있다.
마카오 관광청과 만다린하우스의 공식홈페이지는, 만다린하우스가 1869년 건축된 곳으로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 정관잉(鄭觀應)의 고택이었음을 알린다. 만다린하우스는 부지 자체의 규모도 크고 각 건물과 정원마다 중국식 건축의 특징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적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뒤섞여 있어 그 자체로도 하나의 압축된 세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내부를 짐작할 수 없어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높고 견고한 담과 원형 입구, 높은 천장과 큰 창문에 목조구조와 계단으로 이어지는 2층, 걸어 들어갈수록 한옥과는 다른 중국식 건축의 특징과 맛을 느끼게 하고 각 부분에 서거나 앉아 시선이 머무는 창, 하늘, 정원, 복도를 바라보면 그 자체로도 시각적으로 다양한 미감을 전달한다.
여기에 회색벽돌, 유약을 바른 도자창틀, 섬세한 세공이 돋보이는 목조 문살과 창살, 구조적인 계단과 의자들···, 건축만이 아니라 그 내부에 절기에 따라 섬세하게 더해지는 화분과 장식들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중국문화의 풍습을 엿보게 하는 동시에 지금도 그들의 고유한 문화적 색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상기하게 해 준다. 그렇게 지역과 지역 고유의 자연과 풍토, 인구의 이주와 문화의 융합, 흐름, 변주라는 아주 지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무엇을 목도하게 해 준다.
당신도 마카오에 간다면, 만다린 하우스가 가진 고유한 지역성과 보편성을 즐길 수 있기를, 만다린 하우스의 아름다움 속에 들어가 기뻐할 수 있기를 바란다.
https://www.wh.mo/mandarinhouse/en/introd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