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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Dec 12. 2024

한여름 밤의 꿈이었으며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3)


3.


일정이 정해졌지만, 각자의 스케쥴이 있기에 모두가 매일같이 나와 연습을 하는 건 불가능했다. 특히 리보가 없을 땐, 내가 서너 명과 함께 연습해야 하는데, 위에서 언급했듯 팔뤄 무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1명이 3~4명을 맡아서 한다는 건, 우리가 모여도 충분히 커플 연습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졸업 공연을 같이하지 않더라도 함께 연습하거나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싶었다. 


"연습을 함께하거나 도와줄 수 있는 리더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문득 지난 술자리에서 핑퐁 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다른 곳에서는 졸업 공연이 끝나고 소셜 시간이 졸업 공연에서 썼던 음악이 나와요. 그러면 졸업 공연을 했던 사람들뿐 아니라, 공연을 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연습했던 사람들이 다 같이 라인 댄스처럼 춤을 추죠. 그런 게 여기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졸공 모집자가 끝났음에도 참여자의 숫자가 저조하자, 나는 핑퐁 쌤의 생각을 바탕으로 바로 다음과 같은 글을 작성했다. 어차피 우리의 목표가 수업 때 배운 것들의 복습을 1차 과제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연습실도 빌렸겠다, 도와줄 사람들도 필요하겠다 싶어 졸공 때 쓰긴 어렵게 되었지만, 1주부터 배운 것을 쭉 연결한 영상과 함께 글을 써 단톡방에 올렸다.


"졸공의 목적이 일단 공연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런 연습을 통해서 우리가 실력을 높이는 데에도 있으니까, 그 점에 초점을 맞춰 함께 하면 어떨까 싶어요. 비단 졸공 할 사람들만 연습할 게 아니라, 누구든 관심 있으면 다 같이 와서 연습해도 좋을 것 같고요. 더불어 연습실 비용이 부담된다면, 공연자 이외의 참여하실 분들은 따로 참여 일만 정산할 수 있도록 정리해두겠습니다.


정리하면 졸공에 관해 이런 방향으로 보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졸공뿐 아니라 함께 연습해서 실력을 올리는 데 포커스를 두자.

2. 혹시라도 리더나 팔뤄를 못 구하게 되더라도 졸공 2번으로 나눠서 하는 한이 있더라도 같이 연습하자.

3. 재공까지 할 예정이니 졸업 공연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재공까지 참여할 것을 보고 연습하는 걸로!


이러한 방향으로 추가로 모집을 꾀하면서 동시에 하루 지나 1주 차에서 5주 차까지 배운 것들을 엮어 정리한 안무표를 올렸다. 그게 현재로선 내가 이 사람들에게 안무를 짜야 한다는 졸공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함께 해도 괜찮겠다는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이었다.





1주 차에서 5주 차까지 배운 것들을 엮어 정리한 안무표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나 단톡방에는 구체적인 연습 일정과 함께 다시 한번 사람들이 상기할 수 있도록 글을 남겼다.


"이번 주는 주차별로 배운 것들을 탄탄하게 연습하고 마지막 6주 차 안무를 배우고 나면 해당 안무를 집어넣고 경험 많으신 쌤, 돔, 기짱님과 상의해서 노래와 안무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혹시나 졸공 준비가 아니더라도 함께 연습하고자 하시는 분 계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그러나 다들 개인사로 바쁜 탓인지, 추가로 신청하거나 함께 연습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다들 일상이 있고 음악 선정에서부터 안무를 끝까지 총대를 메고 만들어 나가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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