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도 용기가 필요해
유명한 마시멜로우 실험 이야기가 있다. 어린이들에게 마시멜로우를 주고, 15분간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우를 하나 더 주겠다고 약속한다. 어떤 아이들은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우를 먹어버리지만, 어떤 아이들은 꿋꿋하게 인내해서 마시멜로우를 하나 더 얻어낸다. 시간이 흐른 뒤 이 아이들을 추적 조사해보니, 마시멜로우를 얻기 위해 기다렸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성공한 위치에 있었다. 자기 절제력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그런데 짧은 인생이지만 살아보니, 생각보다 삶은 마시멜로우 실험과는 너무 달랐다. 나는 2개의 마시멜로우를 위해서 인내하는 아이들 그룹처럼 살겠노라 생각했다. 모든 유희와 소비를 멀리하며 살았는데 어느 순간, 그게 고정되어버렸다. 더 이상 즐거움을 위해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맘껏 저지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염없이 새로운 마시멜로우를 기다리며 지금 있는 마시멜로우를 먹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실 마시멜로우 실험과 실제 인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삶에선 두 번째 마시멜로우가 약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참고 기다리면 두 번째 마시멜로우를 받을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과 기대감이 인내심을 형성한다. 하지만 진짜 내 인생에선 내가 참고 인내한다고 해서, 두 번째 마시멜로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막막함 때문에 현재의 내 행동도 갈피를 잡기 어려워진다.
이 마시멜로우 먹어버릴까? 먹어버리면 두 번째 마시멜로우를 얻을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안 먹고 기다리면 정말 두 번째 마시멜로우를 가질 수 있을까? 기다림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여러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물론 자기 절제력이란 중요한 가치이다. 사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것 중 하나가 ‘인내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부정할 순 없다. 다만 가끔은 절제와 인내 대신에 자유를 위한 도전을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시멜로우를 먹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결단력일 수도 있겠다. 지금 내가 마시멜로우를 먹을 건지, 더 기다릴 건지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거다. 그리고 그 결정에 분명한 이유를 두는 것이다. 이 결단력이야말로 사실 지금 내가 가장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가치 같다. 마시멜로우를 얻을지 잃을지 전혀 알 수 없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려면, 적어도 내 행동 하나하나에 분명한 이유를 두어야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