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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ningHa Mar 06. 2019

잠깐 타임합시다, 티타임

덴마크 문화 ‘휘게 Hygge’ 와 닮은 티(Tea)타임


세계행복보고서 1위 덴마크

여러 조사 기관에서 덴마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다고 한다.
왜, 어떻게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한 것일까?
최근 관심 받고 있는 덴마크 휘게 라이프, 그 문화를 만나보았다.
결론은 티타임과 많이 닮았다는 것.
덴마크의 휘게가 아니라 우리만의 휘게를 차를 매개체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 사진01. Hygge life book  


휘게, Hygge가 궁금하다, 덴마크대사관에 가다

“휘게요? 회계? 회기동? 휴거? 후그?…그거 뭐에요?”
발음하기 어렵기도 하고, 철자를 쓰기도 생소하기도 한 휘게 ‘Hygge’ 휘게를 알아보기 위해 덴마크대사관 문화담당 공보관님을 만나기로 했다. 가장 휘게스러운 공간에서 진행을 요청 드렸는데 그 곳은 바로 대사관 내 키친이었다.  

▲사진02.덴마크대사관에서 가장 휘게(Hygge)스러운 공간   

"글쎄요, 별도 그런 공간은 없는데 금요일 오후, 휘게 시간 갖을 때 가볍게 와인도 마시고 차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는 공간입니다"


Q. 휘게란 무엇인가요?
A. 휘게는 기준이 없어요,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안락함, 코지함 (Cozy)
     그냥 친구와 커피, 티타임 하는거, 사람과 함께 하는거 편안하게, 따듯하게 


기대한 것보다 무척 심플한 대답이었다.

“요즘 휘게에 대해 물어보는 전화를 많이 받아요, 대부분 비슷한 질문들을 하세요. “휘게란 무엇인가? 휘게는 어디서 즐길 수 있나? 휘게는 어떻게 즐길 수 있나?” 인데요, 근데 덴마크 대사관 직원들도 그렇고 제가 아는 덴마크인들은 “왜 휘게에 관심을 갖지? 그냥 별거 아닌데? 친구랑 커피마시는거..그런 일상적인 건데” 라는 반응이에요” 


휘게를 정리하자면 

“언제, 어디, 어떻게 즐길 수 있는가가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 그 시간에
 안락하게 즐기는 그 순간이 바로 휘게이며, 그 순간이 휘게가 가진 따듯함이다” 

▲ 사진03. 휘게 요소 (이미지 출처: http://www.cozylittlehouse.com)




티타임과 닮은 휘게

휘게에 대해 알아갈수록, “티” 그리고 “티타임”과 매우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휘게를 느낀다면, 휘게 시간을 갖는다면, 휘겔리하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티가 주는 티타임이 주는 행복과 같지 않을까. 티가 주는 행복을 느낀 사람들은 아마 바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맛으로 느끼는 휘게
휘게의 맛
휘게의 맛은 친숙하고 달콤하며 위안을 주는 맛
차한잔을 마시면서 더욱 휘겔리한 느낌을 원한다면
꿀을 넣으면 된다
– 마이크 비킹 Hygge life 책 인용 


마이크 비킹이 쓴 Hygge life 책에서 ‘휘게’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라는 질문에 음식과 관련한 것을 순서대로 보면 “따듯한 음료, 과자와 케이크, 요리하기, 술..” 등이 언급된다. 즉 휘게 라이프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커피’와 함께 ‘티’일 것이다. 또한 ‘달콤한 음식’은 휘게 10계명에 있는 것처럼 휘게 타임에 빠질 수 없는 ‘티푸드’일 것이다 


덴마크대사관 방문 시 키친에서 로얄 코펜하겐 머그잔에 커피와 함께 덴마크 국민 초콜릿 라크리스(lakrids)를 함께 즐기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달달한 초콜렛과 함께 휘겔리한 인터뷰를 하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면 뇌에서 분비된다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그런가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  

▲ 사진04.덴마크대사관에서 만난 티푸드 라크리스(lakrids)


궁금해졌다. 덴마크 사람들은 어떤 티를 좋아하는지.

“글쎄요. 덴마크티도 있지만 영국, 캐나다..다양하게 즐기는 것 같아요. 특별한 것은 없어요. 대사관님은 오리엔탈 좋아하시더라고요. 커피를 안 드셔서 티를 즐기시는데 그 중 녹차를 좋아하시고, 녹차에 오렌지 블렌딩 된 것처럼 블렌딩티도 좋아하시고, 유자차도 좋아하시더라고요.” 

인터뷰를 마치고, 키친 내 구비되어 있는 티를 살펴보았다. AHMAAD, DIVERSITEA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사실 특별한 기호라기 보다는 누군가 갖다 놓은 티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정 브랜드라던가, 더 특징적이라던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지만 일상적이었다. 그러나 휘게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었다. 어떤 브랜드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가, 그 시간에 얼마나 집중했는가가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편안하게 보냈다면 그리고 나의 기호와 함께 한 사람의 기호에 맞는 티와 함께 티푸드를 즐겼다면 그것이 바로 휘게, 휘겔리한 시간, 휘게타임일 것이다. 즉 정답은 없는 것이다.  

▲ 사진05.덴마크 키친 내 찬장

가까운 곳에서 휘게 즐기기: 덴마크 가정식, 후거벤

국내에서는 북유럽을 느낄 수 있는 카페는 FIKA 등이 있으나, 덴마크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나 레스토랑은 별로 없다. 소개 받은 곳은 홍대에 위치한 덴마크가정식 후거벤에 방문해 보았다.  

▲ 사진06.덴마크가정식 후거벤 레스토랑 2층(후거벤 홈페이지)

편안한 분위기면서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고향음식이란? 하면 떠올리는 가장 일상적인 음식인 오픈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고, 덴마크식 음식 등을 즐길 수 있다. 티는 프랑스 유기농티 브랜드 르베네피크(LeBenefique)의 린덴, 세이지, 라벤더가 준비되어 있었다.  

▲ 사진07.후거벤에서 만난 르베네피크(LeBenefique)

3층 Private 공간에서 따듯한 봄날, 친구들과 가족들과 티타임을 하고 싶었다.  

▲ 사진08.후거벤 3층, Private 모임 공간



잠깐 타임합시다, 티타임
행복은 어쩌다 한번 일어나는
커다란 행운이 아니라
매일 발생하는 작은 친절이나 기쁨 속에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휘게는 하나의 트렌드로 요즘 뜨고 있다. 자칫 그 외형인 덴마크 조명, 인테리어, 로얄코펜하겐 머그, 휘게라이프라는 단어 등 그 외형을 쫓아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휘게의 본질, ‘편안함, 안락함’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지나가는 일회성이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일상에서 즐기는 소중한 시간, 그 순간 순간들이 휘게인 것이다. 만약 지친 삶으로 스스로가 힘들다면, 주변의 누군가가 힘들어한다면, 그 힘든 순간을 휘게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이지 않을까.

광화문을 걸어 본다. 교보생명 사옥의 광화문글판에 붙어 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 온다.


” 열려 있는 손이 있고
 주의 깊은 눈이 있고
 나누어야 할 삶, 삶이 있다 “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시, ‘그리고 미소를’ 구절 

따뜻한 봄으로 계절이 변화하고 있는 지금. 지금 떠오르는 그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보자.  그리고 건네 보자. “차한잔 할래? 티타임 어때?”  


▲ 교보생명 사옥 광화문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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