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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라비다바다 Nov 20. 2023

원주민이 살 것만 같은 필리핀 섬 속의 섬

[지구별 여행기] 필리핀 보라카이 3편, 크리스탈코브섬

섬 속의 섬들은 전부 다 예쁜 것 같다. 많은 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국내만 생각해도 제주도의 우도, 거제도의 외도 등 안예뻤던 곳이 없다. 아무래도 바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자연 태초의 모습을 품고 있으니 그러하겠지. 보라카이 섬에도 딸린 섬들이 많은데, 특히 크리스탈코브섬이 가장 유명하다. 


크리스탈코브섬 입구


이곳은 개인 사유지로 섬 주인이 필리핀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 꾸며놓은 곳이다. 그래서 보라카이의 다른 관광지들은 그저 좋은 휴양지라면, 이 섬에서는 필리핀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이 섬의 원주민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푸릇푸릇하니 비교적 순한 정글에 온것만 같다. 느낌 같아선 닭이라든가 작은 염소라든가 원주민이 키우는 동물이 튀어 나올 것만 같지만, 아쉽게도(?) 관광객들만 존재한다.


섬이 크진 않다. 전반적으로 작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원주민 동네 같은 느낌이다. 이런 곳에서 캠핑하며 하루를 숙박할 수 있다면 어떨까? 섬 속의 섬이니 밤에는 별로 빼곡한 하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혼자서 상상해본다. 


까만 현무암 절벽과 푸른 물결의 조화가 아름답다.


크리스탈코브 섬에서 급격한 경사로를 따라 내려오면, 이렇게 스노클링도 할 수 있다.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이곳에서 귀여운 물고기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나는 파란색 덕후다보니 파란 물고기 녀석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참고로 크리스탈코브섬으로 이동하고, 또 저렇게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 스노클링을 진행하는 모든 것들은 '호핑투어'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호핑투어란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또 가고 오는 과정에서 스노클링, 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종합코스다. 업체마다 들르는 섬이 다르기도 하고, 진행하는 액티비티도 다르다. 나같은 경우 물에 떠서 바다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하면 되는 스노클링은 좋아하지만, 다이빙과 프리다이빙은 무서워하는지라 다이빙을 안하는 업체를 열심히 찾아 헤맸다. 생각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다이빙을 진행하고 있었고, 또 프리다이빙하는 사진을 잘 찍어준다는걸 어필하는 업체들도 있었으나 나에게 그 지점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그래서 나는 다이빙은 안하고, 제트스키를 직접 운전해서 탈 수 있게 해주는 업체를 찾아냈는데, 그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제트스키를 직접 운전해서 탄다니 그게 다이빙보다 더 무섭지 않을까?' '제트스키를 어떻게 운전해?' 등 하기 전엔 걱정이 있었는데, 타고보니 이보다 더 재밌는 액티비티는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게 됐다.

포세이돈이 된 것 마냥 바다를 빠르게 가로지르면 우리 양쪽에 큰 물결이 만들어지고, 그 파도를 양쪽 뺨과 머리카락에 흠뻑 맞으면서 계속 달리는거다.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하다. 우리는 몇바퀴 돌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큰 바다 위를 계속 돌고 돌았다. 


이렇게 본인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게 뭔지 잘 인지해서 그에 맞는 코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를 선정하는 게 중요하겠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고 있는 섬 속의 섬, 

필리핀 원주민이 된 것만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섬, 

크리스탈코브 섬에 대하여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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