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스는 어떻게 창업 교육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나
창업과 교육과 사업. 언뜻 안 어울리는 단어들이다. 왜일까. 일단 창업과 교육을 붙여보자. 대학 강의가 먼저 떠오른다. 정부지원사업도 연상된다. 교육과 사업을 붙이면 창업이라는 키워드 혼자 동떨어져 보인다. 과거에 비해 창업 교육이 보편화했지만, 여전히 창업 교육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면 물음표부터 생긴다. 크게 3가지 질문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①창업을 교육으로 가르칠 수 있나?
②창업 교육으로 돈을 벌 수 있나?
③창업 교육으로 사업을 키울 수 있나?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창업 교육 전문 기업 언더독스다. 언더독스는 창업 교육으로 창업가를 양성할 수 있고,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사업을 확장해 기업교육 시장에 진출한다고도 밝혔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그들이다. 정리하자면, ①번과 ②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③번에 도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근거는 무엇일까. 실제로 언더독스는 9년간 1만 2,000여 명의 창업가를 배출했다. ‘감자빵’으로 유명한 춘천감자밭, 지역 특산물인 김을 브랜딩 한 ‘군산섬김’, 제주의 가치를 담은 현무암 모양의 머들크래용과 머들북을 판매하는 ‘오두제’ 등이 언더독스 창업 교육을 경험했다. 누적 매출은 약 450억 원. 창업 교육 분야에서 보기 드문 숫자임은 틀림없다.
물론 의아함이 남는다. 어째서 창업 교육 전문 기업이 기업교육으로 진출할까.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후자와 창업가를 양성하는 전자는 그 방향성부터 확연히 다르다. 창업 교육 사업의 성장세가 기업교육 시장에서의 성공을 담보해주진 않을 텐데, 어떻게 사업적으로 연결될까. 언더독스가 1) 어떻게 지속해서 창업가를 육성하고 2) 매출을 내면서 3) 사업의 확장성을 확보했는지에 그 단서가 있다.
창업 교육 사업이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걸 되새겨보자. 그만큼 창업 교육은 시장이 크지 않은 분야였다. 거기서 언더독스는 10여 년 전부터 사업을 일구고 버텼다. 차차 그래프가 우상향 했다. 수백 억 원을 벌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됐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기업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게 된다. 반 보 앞서 미래를 준비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언더독스는 창업가가 ‘창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멀리 내다봐도, 현장을 봐도 창업가의 역량을 원하는 곳은 늘어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애당초 “창업가형 인재”가 필요해졌기 때문에 창업 교육 사업이 커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교육 시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들의 도전은 도약이 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언더독스가 창업 교육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을 분석하고, 이후의 성장 가능성과 챌린지에 대해 다룬다.
[아티클 개요]
1.’ 창업가의 역량’은 정말로 중요해졌나
2. 창업 교육서 발견한 사업 확장의 기회
3. 창업가형 인재, 기업교육으로 안착할까
‘창업가의 역량을 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언더독스의 사업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문장을 해석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창업가의 역량’을 정의해야 한다. 다행히 이에 관해 참고할 만한 개념이 있다. 바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다. 오늘날 기업가정신을 둘러싼 담론이 어떤 모습인지 따라가다 보면 창업가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다.
본래 기업가정신이란 용어는 없었다. 그나마 기업가라는 단어도 17세기 초 유럽에 등장했다. 당시 기업가는 ‘생계를 위해 장사를 하는 사람’을 지칭했다. 기업가라는 단어 자체가 착수하다, 시작하다, 감수하다(undertake)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 당시에는 ‘자기 사업체를 차려 고정 임금 없이 수입을 버는 사람들’이 곧 기업가로 불렸다.
“기업가를 영어로 번역하려면 모험가가 적절하다.”
18세기 프랑스 정치경제학자 장 밥티스타 세(Jean-Baptiste Say)는 말했다. 모험가가 모험을 떠나기 위해 동료와 자원을 모으고, 팀을 이끌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 기업가와 유사하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초창기 기업가는 ‘자본을 끌어모아 책임을 지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익 창출의 기회에 도전하는 사람’로 읽혔다.
하지만 20세기부터 기업가의 정의는 바뀌었다. 기업가‘정신’ 혹은 그에 따른 역량을 강조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단적인 예로,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한정되지 않는다. 새로운 생산 방법, 새로운 공급처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 프로세스 재설계 및 재조직화, 새로운 방식을 통해 기존 사업이 성장하는 경우에도 “기업가답다”는 담론이 형성됐다.
달리 말해, 기업가의 정의는 생계 목적이나 동기를 넘어 새로운 것,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궁극적으로 2가지 역량이 기업가의 역량으로 떠올랐다. 학습(learning)과 가치 창출(value creation)이다. 연구자들은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동태를 파악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기업가다운 면모라고 분석했다.
기업가의 변천사는 ‘창업가형 인재’라는 명제를 성립시켰다. 창업가뿐 아니라 창업가의 역량을 가진 조직 내 인재까지 기업가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업가정신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아실현, 임팩트, 신사업까지 기업가의 영역으로 재정의됐다. 기업가의 개념이 기업가정신으로 넓어지면서 창업가형 인재가 새로이 부상할 수 있었다.
‘창업가의 역량을 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가정신이 변화해 왔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언더독스는 사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례로, 2022년 콜린스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영단어가 ‘permacrisis’였다. 이는 ‘영속’을 뜻하는 ‘permanent’와 ‘위기’를 의미하는 ‘crisis’의 합성어다. ‘긴 기간 지속되는 불안정함’을 가리키는 학술 용어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증가는 기후위기, 국제 정세(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로 인한 경제 위기 등 거시적인 여건에 한하지 않는다. 개인, 기업 입장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 런던 경영대학원 린다 크레튼 교수는 노후, 기술 발전, 사회적 추세라는 3가지 변화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본적인 변화이기에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 노후 : 10년마다 2~3년씩 기대수명이 늘어나며 중년 후기~노년 초기가 연장됐다. 은퇴 후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갈까. 그 공식이 물리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2. 기술 발전 : 제조업부터 가사노동까지 전폭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 1인 창업 등 과거 세대와 다른 삶의 패턴을 보인다.
3. 사회적 추세 : 나이나 성별 역할, 직업 고정관념에 덜 구애받는 사회로 향한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욕구는 훨씬 복잡해졌다. 이를 “욕구 출현의 불규칙성”이라 명명한다.
커리어 전략 전문가 폴 밀러드는 오늘날 개개인이 “길 없는 길”을 걷는다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당연했던 레거시(유산)를 그대로 따를 수 없는 실정.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만의 경로를 만들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기업 입장에서도 매한가지다. 밀러드의 관점에서 불확실한 사업 환경 속에서 혼돈을 뚫고 사업 기회를 만드는 인재는 점점 더 귀중해질 것이다.
이쯤에서 언더독스가 창업가형 인재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비교해 본다. 스타트업 리더급 인재에 초점을 둔 교육 프로그램 ‘언더독스 허슬’은 창업가형 인재의 특징을 3가지로 규정한다.
1. 효율적인 사고방식을 넘어 ‘효과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
2. 제로 투 원(0 to 1), 사업을 스스로 구축해 낼 수 있는 인재
3. 적은 시간, 비용 자원으로도 시장 수요를 검증해 낼 수 있는 인재
3가지 요건 모두 기업가를 현대적으로 반영했다. 단순 실무자가 아니라 사업의 ‘효과’를 고민하는 인재, 불확실한 가운데 사업의 뼈대를 세우는 인재, 미지의 시장을 발견하고 가치 제안을 하는 인재가 곧 기업가다. 창업가형 인재는 생존 너머에 있는 ‘부가 가치 창출’, ‘기회 추구’라는 덕목을 좇는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에 적합한 대표적인 인재상 중 하나를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선정한 모양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기업가가 무엇이며 어떻게 되는지 모른 채 창업가의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OECD 보고서는 기업가정신 교육이 “사회가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개인과 조직이 기업가의 역량을 갖춰야 할 때 가장 유력한 대처”라고 짚었다. 하지만 “현재 교육 정책과 시스템은 시험 과목을 가르치는 것으로 좁혀져 있다”고도 지적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때 가장 유력한 대처’에 창업 교육을 대입한다면 어떨까. 창업가의 역량을 요구받는 지금이야말로 뾰족했던 창업 교육이 확장성을 겸비할 찬스다. 창업가형 인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데 반해 당장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공급자는 적기 때문이다. 언더독스의 확장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유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볼 차례다. 창업 교육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어떻게 지속성을,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답해야 한다. 창업, 교육, 사업 중 어느 키워드도 놓치지 않으면서 무대를 넓힐 수 있는지 묻는다. 전례 없는 비즈니스를 증명해 낼 수 있는가. 언더독스가 스스로 길 없는 길을 찾는 과정이 성장의 실마리를 줄 것이다.
창업가형 인재를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애초에 ‘교육’이 가능한가. 흔히 ‘교육’으로부터 연상되는 풍경은 교실이다. 창업가를 비롯한 기업가정신의 모습과는 공통분모가 적다. 이는 창업 교육이 사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창업 교육은 자리에 앉아 듣는 수업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사업성과 거리가 멀었다.
언더독스의 문제의식도 여기에 기인했다. 창업 교육의 핵심은 ‘실전’이다. “행함으로 배울 때”(Learning by doing, 실전 학습) 가장 효과적이다. 복수의 연구자들이 창업가형 인재로 거듭나는 데 실습이 관건이라고 언급한다. 책상에서 배우는 지식만으로 창업이라는 저글링을 감당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직접 보고, 시도하고, 경험을 통해 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창업 교육은 (그 효과가 자명함에도) 실습과 거리가 멀었다. 2가지 이유를 지목할 수 있다. 1) 일방향 위주의 교육이 고착했기 때문이거나 2) 교육이 핵심 사업을 거드는 역할에 그치는 까닭이다. 즉, ‘하던 대로’ 교육이 이뤄지거나 교육 자체에 대한 혁신이 필요했다. 기업가정신에 입각한 인재를 기르는 일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정체해 있는 격이다.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창업에 대해 배우려면 학교 수업, 혹은 각종 온오프라인 교육을 찾아야 했다. 창업가, 전문 강사, 교수, 투자자 등 창업에 일가견 있는 업계 종사자들이 창업가, 예비창업가를 대상으로 가르치는 구성이었다.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본인의 경험담이거나, 케이스 스터디거나 투자 활동(IR), 재무, 인사(HR) 등 전문적인 교육일 수 있다.
이러한 창업 교육에는 맹점이 있다. 대체로 듣기 위주 강연이었다. 그 내용 또한 교육을 하는 주체에 의존했다. 교육생 개개인에겐 너무 일반적이거나 특수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창업이 같을 순 없는 법. 저마다 상황이 다른데도 운이 좋아서 교육 내용이 자신과 맞기를 기대해야 했다. 개인 맞춤 실습은 언감생심이었다.
창업가를 대상으로 하는 양질의 실습 프로그램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의 ‘YC Startup School’(스타트업 스쿨)와 반기 배치 프로그램을 예로 들 수 있다. 스타트업 스쿨은 예비창업가에게 무료로 공개돼 있는 온라인 코스다. 후속 단계 스타트업은 배치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 후 개별 코칭, 실습에 임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해본 사람들로부터 창업에 대해 배운다는 강점이 있다.
이때 교육은 훌륭한 홍보이자 모객 수단이다. 시드투자를 하는 벤처투자사나 액셀러레이터 입장에서 교육 콘텐츠를 통해 잠재고객에 해당하는 예비, 초기 창업가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이 실습에 참가할 경우 ‘될 놈’을 가장 먼저 평가하고 솎아낼 수 있다. 그래서 투자사와 교육은 시너지가 나는 조합이다. 홍보 및 브랜딩에도, 투자 소싱에도 교육이 보탬이 되는 덕이다.
이 관계에서 창업 교육은 소위 ‘포트폴리오 전략’을 위해 복무한다. 실전 경험을 코칭하면서 수강생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될성부를 싹을 골라내는 작업이 우선시된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1%에 베팅하는 것, 그게 벤처자본의 수익모델이기 때문이다. 창업 ‘교육’으로 발전한다거나 이를 사업화한다거나 인재 육성을 최우선순위로 놓을 순 없다.
엄연한 현실이었다.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면 실습이 중요하지만, 실습을 도입한 선례는 적었다. 실습을 도입할 때는 교육 자체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수익을 내는 쪽으로 기울었다. 교육을 주무대로 돈을 벌려면 절충안을 찾아야 했다. 수익성을 고려해 소수의 잠재 고객으로부터 높은 가격으로 교육을 진행하거나 ‘창업’이라는 키워드에서 빠르게 벗어날 방도를 찾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언더독스는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일단 창업 교육에 대한 ‘문제 해결’에 착수했다. 문제("창업은 창업을 해본 사람이 실습으로 가르쳐야 한다")를 정의한 후 상품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시장 변화에 맞춰 수익모델을 찾았다. 다행히 창업 교육이라는 상품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요소들에 미리 투자했다. 코칭에 쓰이는 자체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서 차차 코치까지 육성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흥미롭게도 이를 B2B SaaS 기업의 그로스 전략에 견줄 수 있다. 1)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이 시발점이다. 2) 기존 플레이어와의 한 끗 차이로 고객의 지갑을 연다. 3) 처음부터 수익을 내는 제품, 마케팅을 우선시한다. 4) 오리지널 교육 IP(지적재산권)는 반복해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을 닮았다. IP를 여러 교육 프로그램으로 변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사업을 확장할 때도 차별화, 수익 모델 구축, 확장성을 위한 투자 경험이 요긴하게 쓰였다. (글 중반부에서 자세히 후술할 예정이다.)
창업가는 문제를 해결해 가치를 창출한다.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자신이 문제의 당사자인 경우다. 자신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해 가치를 창출한다. 거래를 성사시킨다.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다. 문제를 포착하고 풀어가는 방식으로 사업을 일으킨다. 언더독스는 창업가로서 창업가의 문제를 푸는 전자에 해당했다.
“창업 초기부터 이렇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는 언더독스에 합류하기 전 물 절약 솔루션을 제시하는 ‘워터팜’이라는 소셜 벤처를 창업했다. IoT 샤워기도 제작하고, 옆집과 물 사용량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도 개발했다. 2~3년간 안 해본 시도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서비스를 완성할 무렵 회사를 정리했다. 미련은 없었다.
다만 아쉬웠다. 창업가로서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조 대표는 언더독스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2015년에 설립된 언더독스는 현재 지주사 뉴블랙을 이끄는 김정헌 대표가 세운 창업사관학교로 출발했던 터. 조상래 대표는 “첫 사업을 미숙하게 접었기에, 초기 창업자분들께 알려드릴 게 많겠다”는 마음으로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참고 : 레드오션 교육시장에서, 창업 교육만으로 매년 흑자에 연 100억 매출까지: 언더독스 조상래, 뉴블랙 김정헌 대표 인터뷰 | ㅍㅍㅅㅅ)
“이력서만으로 사람을 뽑을 수 없더라고요.”
원래 언더독스 창업사관학교는 인재를 모으기 위해 시작됐다. 김정헌 대표가 했던 무료 창업 교육이 발단이었다. 취지는 명확했다. 이력서의 한계를 극복해보고 싶었다. 창업이라는 독특하고도 험난한 도전을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찾거나, 양성하는 목적이 컸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창업가형 인재를 찾기 위해 창업 교육부터 시도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량이 중요하다. 그게 회사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다. 그러니 이력서만으로 팀을 꾸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창업가에 준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숙식까지 같이 하며 6주간 총 300시간의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 실전에 버금가는 강도를 구현해보려 했다.
사실상 창업가 본인이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형이었다. 이 유형은 누구보다 자신이 풀고자 하는 문제를 잘 알고,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일부러 창업 교육의 강도를 올렸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자신이 겪어봤기에 아는 것이다. ‘창업은 적당히 가르칠 수 없다.’ 그러면서 언더독스는 창업 교육에서 양보할 수 없는 차별화 포인트를 규정할 수 있었다.
언더독스 창업사관학교는 1) 팀빌딩에 일조하는 차원에서 2) 초기 창업에 알았다면 좋았을 정보들을 3) 창업을 해본 사람들이 실전처럼 가르치는 교육을 모토로 삼았다. 그래서 코칭이 전체 교육 커리큘럼의 70~80%를 차지하게 됐다. 이렇게 해야 1) 창업가형 인재를 발굴하거나 가르쳐서 스타트업의 팀빌딩 문제를 해결하면서 2) 창업가가 초기에 치르는 시행착오 비용을 줄이고 3) 창업 교육의 형식을 바꿔 그 효용을 높인다는 가설을 세웠다.
일부 가설은 맞아떨어졌다. 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언더독스는 10명의 초기 멤버를 구했다. 창업가형 인재를 발굴, 교육해 팀빌딩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다. 창업 교육 성과 자체가 좋았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교육 후 창업을 한 인원은 2천 명, 창업유지율은 63%, 투자유치율은 34%, 고용창출률은 50%였다. 정량적으로 긍정적인 지표를 만들어낸 셈이다.
(참고 : 창업가 교육 기업 언더독스, 지역 살릴 '언더독' 10만 명 키운다 - 비즈니스포스트)
물론 2015년 당시만 해도 창업 교육을 실전형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흔치 않았다. 그럼에도 언더독스는 실습을 기본값으로 뒀다. 특히 ‘창업가 출신 코치’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야 1대1 코칭 시스템을 구축해 차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차별화는 곧 스타트업의 생존 방식. 그래야 시장에 첫 발을 디딜 때 자신을 각인하고 수요를 확보하기 수월하다.
실제로 언더독스 국내 코치진 250여 명 중 약 90%가 창업 경험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창업을 통해 창업을 배운 사람들을 교육의 제공자로 섭외해 1대1 코칭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생 입장에선 비슷한 분야의 창업 경험을 가진 코치로부터 코칭을 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당장 적용해볼 법한, 시의적절한 피드백을 받는다는 점에서 효능감을 배가했다.
창업가 마음은 창업가가 안다
창업가들은 난관을 마주할 때 선배 창업가를 찾곤 한다. 자신이 겪고 있는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 답을 내줄 대상이 흔치 않아서다. 그동안 창업가들은 기존 창업 교육에서 충족되지 않는 공란을 채우기 위해 알아서 다른 창업가를 찾아다녀야 했다. 1대1 맞춤 코칭은 이 비용을 줄이는 시스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매해 창업가를 배출한다. 창업가 출신 코치를 섭외한다. 두 문장은 맞물려 있다. 언더독스를 졸업한 창업가는 곧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는 예비 파트너다. 어느 분야의 어떤 사업이든 그와 관련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 창업가를 언더독스의 네트워크 내에 보유할 수 있다. 교육이 교육으로 끝나지 않고 네트워크라는 자산을 남기는 구도다.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는 “코치들은 교육 과정을 듣는 창업가와 한 팀이 돼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실행할지, 이를 위해 어떤 고객을 어떻게 만나, 어떤 식으로 아이템을 고도화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메이커는 중거리 이상의 달리기, 수영 등 스포츠에서 선수가 최고 기록을 낼 수 있도록 경기 흐름을 보조하는 선수를 가리키는 단어다. 창업 교육에서는 교육자가 1대1 실습 코치면서 실질적인 서포트를 해줄 수 있는 사업 파트너라는 의미다.
그러니 네트워크는 교육에만 이바지하는 게 아니었다. 언더독스 출신끼리 비즈니스 협력을 하거나 서로 고객이 될 수 있다. 창업가들이 모여있는 만큼 액셀러레이터로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이처럼 창업가 네트워크는 교육 사업에도, 그 외의 사업 기회에도 지지 기반이 돼 줬다. ‘1대1 코칭’이라는 차별화를 고수한 끝에 장기적으로 확장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
(참고 : [인터뷰] 조상래 언더독스 대표 “창업교육 노하우로 기업교육 도전” - 조선비즈 )
교육이 의미 있대도, 아무리 많은 창업가를 배출한대도 수익을 못 내면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없다. 언더독스는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흥미롭게도 이들은 창업 교육을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과 연계했다. ESG 경영과 창업 교육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기업 간(B2B), 공공기관과의(B2G) 거래를 성사시켰다. 창업 교육을 뒷받침할 수익 구조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생에게는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모델이 성립했다.
ESG는 최근 경영 일선에서 큰 화두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용어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들의 줄임말이다. ESG 경영은 이 지표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경영 등을 추구하는 걸 뜻한다. ‘사회 공헌’의 최신 버전이라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기업가정신이라는 개념처럼 시대에 맞게 변해왔다. 1953년 리처드 보엔이 제시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기업이 가진 재원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나누자는 제언이었다. 예컨대, 연말에 연탄 나르기 봉사를 하는 기업 임직원들의 모습을 보도자료 사진으로 자주 접할 수 있다. 기업의 활동 자체와 사회적 책임의 상관관계는 약했다.
2000년대부터 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업 기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목적과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는 ‘공유가치창출’(CSV)을 주창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지역 기반으로 택배 운반을 돕는 시니어 일자리를 만들어낸 ‘실버 택배’ 사업을 꼽을 수 있다.
2023년,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SSB)는 국제 표준 ESG 공시 기준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ESG 기본법 초안이 공개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만큼 기업 입장에선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해야 한다. 어떻게 사업적으로 결이 맞으면서 사회적으로 공인할 만한 사업을 펼칠지 고민은 깊어졌다.
언더독스는 이러한 사회공헌 이슈를 창업 교육과 접목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하는 창업가를 육성하는 게 사회 공헌의 일환이라고 제시한 것이다. 사회 공헌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양성하거나 지역경제를 살리는 창업 팀을 지원하는 식으로 승화했다. 그러면서 의뢰를 맡긴 대기업과도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ESG 경영을 고민하던 기업들에게 창업 교육은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일례로, 로컬 기업가 양성으로 사회 공헌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기업가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요 엔진으로 여겨져 왔던 바. 창업가를 지역 기반으로 키우는 것은 지역소멸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소상공인도 지원하는 사회적 성격에 부합했다.
예를 들어 언더독스는 SK E&S와 함께 군산에서 3년간 청년 창업가를 교육하는 프로젝트 ‘로컬라이즈 군산’을 운영했다. 군산은 SK E&S 자회사가 있는 익산에 이웃해 있으면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고용위기지역이었다. 2019년 이 프로젝트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및 일자리/지역 소득 창출’을 목표로 창업 교육, 오피스 및 거주 지원 등에 나섰다.
프로젝트는 3년간 26개 창업팀을 선발해 육성했다. 창업팀과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페스티벌 ‘로라위크’(로컬라이즈위크)는 매년 개최되는 축제로 거듭났다. 전체 창업팀 매출은 2019년 12억 원, 2020년 29억 원, 2021년 56.5억 원으로 증가했다. 당시만 해도 창업 교육과 ESG는 신선한 조합이었다. 로컬라이즈 군산은 규모 있는 창업 교육 프로젝트로 ESG에 관해 정량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선례로 뿌리내렸다.
또한, 사회 공헌과 연계된 창업 교육은 교육생에게 무상 교육으로 제공됐다. 그간 창업가형 인재를 키우려면 개인이 적잖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투자사 포트폴리오에 들어야 했는데, 언더독스는 무상으로 창업 교육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창업 교육이 클라이언트에게는 ESG 경영으로, 교육생에게는 무상 교육으로 가치를 창출하게 됐다.
하나소셜벤처유니버시티는 언더독스와 하나금융그룹이 하는 가장 큰 규모의 창업 교육 프로젝트다. 독특한 시도다. 전국 1,500여 명의 예비·기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교육자도 각 지역의 창업가 출신 중에서 선정해 미리 육성한다. 30개 지역 대학과 연계해 교육장소 대관, 교육생 모집을 진행한다.
①사회 공헌 시장에서 창업 교육을 지원해 무상으로 교육을 공급한다.
②지역 기반 코치, 대학, 창업가형 인재라는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한다.
③사회 공헌 활동이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결과를 낳는다.
④ESG 프로젝트를 전국 단위로, 일종의 “창업대학”으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이 프로젝트가 대학과 손을 잡았다는 데 특이점이 있다. 지방대학은 인재 육성뿐 아니라 지역문화, 지식, 네트워크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청년인구가 수도권에 쏠리면서 지역 소멸이 빨라졌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을 살린 지역대학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거론하기도 한다.
하나소셜벤처유니버시티를 통해 언더독스는 1) 사회 공헌 자본이 2) 전국에 무상으로 창업 교육을 하는 3) 창업 대학 모델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방대학과 지역소멸, 창업가형 인재 양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판을 깔고 있다. 1회성 프로젝트 수주가 아니라 일종의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창업 교육 사업을 키우는 독특한 실험이다.
궁극적으로 창업 교육이 ESG와 연계되면서 유수의 기업과 협업할 기회가 생겼다.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GS리테일과 기획한 <에코 소셜임팩트 프로젝트>, 농협과 손잡았던 애그테크 청년 창업캠퍼스 <NH Seed>,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함께한 <2023 드림위드> 프로젝트 등 각양각색의 파트너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자연히 파트너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발판이 생겼다. 이게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이어지려면 창업 교육만 제공하고 끝내선 안 됐다. 파트너사 입장에선 ESG 성과와 지표가 필요할 터. 그걸 고려해 결과보고, 성과관리, ESG 컨설팅, 행사 개최 등 파트너사를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점에 주목해 봄직하다. 이런 관계성은 '사회공헌형 창업 교육'이 차차 2세대, 3세대로 발전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ESG 사회공헌형 이후 창업 교육은 신사업 동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오픈 이노베이션형’ 창업 교육이 그 예시다. 언더독스 파트너사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할 만한 새로운 아이템, 투자할 만한 기업 등을 발굴한다. 발굴 과정에서 언더독스 코치들과 함께 사업성을 검토한다. 창업교육을 통해 협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본그룹의 '창업가 발굴대회'와 같이 고객사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도움 되는 형태로 언더독스 창업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기업가를 육성하는 자체를 목표로 삼는 파트너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3세대 변화라 부를 만한 ‘파트너 부스팅형’ 창업 교육이다. 예를 들어 플랫폼 기업에서 플랫폼 내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를 성장시키기 위해 창업 교육을 도입하는 형태다.
그 시작으로 네이버와 언더독스는 'SME 브랜드 런처'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내 소상공인(SME) 사업자들을 창업 교육과 코칭을 통해 성장시키는 게 목적이다. 이들의 거래액과 매출액을 높이면 자연스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성장할 수 있다.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 창업가의 동반 성장을 목표하는 창업 교육. 이에 대한 니즈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창업 교육은 '교육'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교육'이기 때문에 지금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이처럼 파트너사와 맺은 다양한 협업 관계는 돌고 돌아 언더독스의 핵심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창업 교육을 듣는 창업자들에게 기업 클라이언트를 중개해준다거나, 향후 기업교육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영업 네트워크와 직결된다거나. 언더독스는 창업 교육을 수익성 사업인 동시에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계기로 승화시켰다.
1대1 실전 코칭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자칫 코치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 교육 내용이 들쑥날쑥할 우려가 있다. 개별적이기 때문에 퀄리티 컨트롤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을 내포한다. 이는 확장성 이슈와 결부된다. 교육의 질을 관리할 수 없다면 사업의 규모를 키우기 어려운 법이다. 운영상의 불확실성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치명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언더독스를 재평가한다. 어떻게 전국 단위로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키울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리지널 교육 콘텐츠가 숨은 주역이었다. 특이하게도 언더독스는 초기부터 자체 콘텐츠 개발에 투자했다. 코치 또한 육성의 대상이었다. 창업 교육 교재와 방법론이 언더독스의 몫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관된 퀄리티가 나올 수 있었다.
교육 콘텐츠를 IP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 언더독스의 자체 커리큘럼, 교육 내용은 마치 원작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코치들은 (개별적이면서도) 오리지널 IP를 내재화한 교육을 제공한다. IP를 활용한 영화, 드라마, 인형, 테마파크가 그 자체로 독특하면서 IP를 담고 있는 것과 같다. 교육이 개별 코치가 아닌 언더독스의 IP로부터 파생되는 구조다.
캐릭터 IP 기업인 핑크퐁컴퍼니는 스스로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에 빗댄다. 캐릭터는 자사가 발굴, 기획 및 프로듀싱한 연예인이다. 기획사는 캐릭터의 오리지널 콘텐츠(설정, 스토리, 세계관 등)를 제작한다. 캐릭터는 IP의 강력한 구성 요소지만, IP로부터 비롯된다. 캐릭터 만화, 광고, 완구 등 다양한 형태로 IP의 영향력이 뻗어나간다. IP는 기획사가 관장한다.
그래서 오리지널 IP를 가진 회사는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외연을 넓힐 수 있다. 콘텐츠에 대한 장악력이 있기 때문이다. 언더독스 또한 9년간 창업방법론, 스킬셋과 프레임워크 등을 개발했다. 오리지널 교육 IP를 구심점으로 해서 실습 교육을 일정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창업 교육을 ESG와 연결 짓고, 나아가 기업교육으로 나아가는 기반이 됐다.
언더독스 창업 교육의 근간이 되는 창업방법론은 2번의 변곡점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6단계 방법론이었던 내용이 7단계, 뒤이어 4단계 버전으로도 발전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예비 혹은 초기 스타트업 팀 위주였던 교육 대상도 훨씬 다채로워졌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회사의 성장에 발맞춰 더 많은 교육생을 소화할 수 있게 진화했다.
2015년에는 말 그대로 ‘입문자’를 위한 창업방법론을 적용했다. 창업의 문턱에서 교육생들은 둘 중 하나였다. 진심으로 해결해보고 싶은 사회 문제만 설정했거나, 강한 의지로 무장한 채 갈피를 잡는 상태. 창업 교육은 이들이 창업이라는 실전에 뛰어들기 앞서 실습을 하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했다. 그렇게 체득한 지식과 경험이 실행의 발판이 되도록 이론이 구성됐다.
이후 창업 교육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핵심이 명확해졌다. 궁극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창업가만의 관점을 정립”하는 게 사회혁신 스타트업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곧이어 언더독스 창업방법론도 6단계에서 7단계로 늘어났다. 앞단계에 배치돼 있던 아이템 분석 단계를 세분화해 손에 잡히는 아이템 발굴에 힘썼다.
두 번째 변곡점은 2019년 무렵 찾아왔다. 언더독스를 찾는 기업 고객이 늘어나고 있었다. 교육 대상은 초기 소기업에서 전방위로 뻗어나갔다. 창업이론의 기초를 비중 있게 다뤘던 7단계 창업방법론이 모두에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부 피드백이 나왔다. 실행과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버전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4단계로 내용을 압축하는 결단을 내렸다.
방법론뿐 아니라 교수법도 갈수록 고도화했다. IF 매트릭스, ST 매트릭스, I.O.I 문제 탐색 방법론. 언더독스가 창업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개발한 스킬셋이다. 초기 스타트업에 팀빌딩이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DOGS 창업성향진단을 고안하기도 했다. 총 5가지 성향 테스트 및 워크숍으로 구성돼 있다.
결과적으로 9년간 개별 코칭 현장에서 각각의 수강생에게 맞는, 그러면서도 일관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IP에 투자했다. 창업, 교육,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데 IP의 고도화는 언더독스의 사업 확장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교육 IP의 발전은 전문성을 키워준다. 창업방법론 각 단계마다, 어떤 교육생이냐에 따라 어떤 방법론을 적용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문성은 , 전문성은 교육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낸다. 말인즉슨, 창업 교육의 대상을 확대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교육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 특히 신생 업체의 경우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교육 전문 기업으로 살아남는다. 그런 측면에서 오리지널 교육 콘텐츠에 투자했던 언더독스의 접근은 장기적으로 영리한 전략이었다. 덕분에 "언더독스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 교육받으면 뭔가 제대로 하더라"라는 평판을 쌓을 수 있었다.
차차 기업 고객이 늘었다. 그러면서 언더독스 교육 상품은 업셀링(Upselling)이 되는 경향을 보였다. 거래 기간 또한 연 단위로 길어졌다. 업셀링이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업그레이된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접근법이다. 전문성이 확장성, 평판에 이어 매출 증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창업 교육은 뾰족하고 특수한 교육 상품이다. 그래서 꾸준히 팔리거나 확장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언더독스 교육에 대한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실전 코칭 위주의 창업 교육은 사회 공헌 시장과 손 잡고 다양한 교육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서 오리지널 IP는 일관성과 확장성, 전문성을 담보했다.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언더독스가 어떻게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는지, 그 전략과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스퀘어 창업자 짐 매켈비는 “혁신은 계속 쌓아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나의 혁신이 한방에 모든 걸 뒤집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서서히 켜켜이 쌓은 혁신들이 뒤집을 수 없는 우위를 만든다. 언더독스는 1) 창업 교육을 실전 코칭으로 차별화하고 2) ESG를 통해 무상 교육을 운영하고 수익을 내면서 3) 오리지널 IP를 고도화해 판을 키웠다. 그렇게 창업 교육 사업으로도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거시적으로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창업 교육의 쓸모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케이스 스터디로 참고해 볼 만하다.
당연히 창업 교육 시장에는 한계가 있다. 적어도 입시나 어학이 주를 이루는 대한민국 교육 시장에서 창업 교육이 그만큼 커지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창업 교육에 주력해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면 이제는 더 큰 파이를 찾아 나서야 할 시점이다. 그러면서도 엉뚱한 무리수를 둬서는 안 된다. 언더독스가 지목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기업교육 시장’이었다.
‘창업가형 인재’라는 키워드에서 언더독스의 야심이 드러난다. ‘창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인재 교육으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지다. 처음부터 그랬다. 언더독스 팀은 “반드시 창업가가 되지 않더라도 교육을 바탕으로 직무/실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창업방법론을 구성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애초에 언더독스 창업사관학교가 초기 스타트업의 팀빌딩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면에서 더 큰 시장과 맞닿아 있었다.
허나 기업교육이 창업 교육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부인할 순 없다. 기업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 훈련의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기업) 입장에서 투자 결과를 얻는 것. 결과적으로 근로자의 생산성 증대나 이직률 저하 등을 기대한다. 창업에 대해 배워서 창업가가 되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다. 더군다나 창업은 ‘이직률 저하’와는 배치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교육 시장으로의 진출을 앞둔 언더독스는 크게 3가지 챌린지를 앞두고 있다. 1) 기업교육 시장에서 “창업가형 인재”의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2) 한국이라는 특수한 교육 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3) 코로나19 이후 기업교육 시장에 도입된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 창업 교육 사업 때와는 또 다른 도전이 예정돼 있다.
기업교육 시장의 주요 이슈는 업스킬링/리스킬링이다. 앞서 언급한 바,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요즘이다. 특히 IT 기술 발전으로 인한 업무가 자동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재교육이 이뤄지는 추세다. 상급자 업무로 인력을 개발하는 업스킬링(upskilling), 업무 재배치를 위한 리스킬링(reskilling)이 화두다. 신규 채용이 아닌 교육을 통해 성과를 늘리자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서 언더독스는 창업가형 인재라는 엣지를 살려야 한다. 엣지는 차별점일 수 있지만, 차별점으로 인지되기까지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다. 창업 교육에서도 1대1 실전 코칭을 먼저 제안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던 바. 이번에는 기존 기업교육 시장에서 자신의 엣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숙제다.
더불어 한국 기업교육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교육 시장의 기존 플레이어 중에는 대기업 계열사가 적잖다. 대표적인 기업교육 회사인 멀티캠퍼스는 삼성그룹 내 B2B 교육기관이다. 이는 같은 그룹의 계열사로부터 기업교육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Captive Market).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휴넷 또한 1999년부터 기업교육 사업을 이어왔다. 한국의 기업교육 규모가 타 문화권에 비해 크지 않다는 걸 감안했을 때 후발주자가 B2B 영업망을 뚫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또한 팬더믹 이후 기업교육은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형태를 받아들였다. 본래 오프라인 집합교육이 주를 이루던 시장은 온라인의 효율성과 맞춤교육, 교육 관리의 유용함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직장인들 또한 회사 교육을 온라인으로 받는 걸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3년은 기존 기업교육 업체들이 온라인에 숙련되는 기간이었던 셈이다.
만만치 않은 챌린지를 마주했다. 언더독스는 어떻게 기업교육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걸까. 언더독스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기업교육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창업 교육 사업으로 얻은 기초체력과 역량,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양새다.
① 직무, 사내벤처 교육으로 창업 교육을 다각화해보기
② 교육 사업을 통해 구축한 파트너사 네트워크 레버리지 하기
③ 온라인 교육 플랫폼 활성화 및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교육
앞서 창업 교육을 통해 언더독스는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파트너사와 꾸준히 관계의 끈을 잇고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예시로, 별도로 운영했던 ‘페이스메이커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창업 교육을 지원하는 기업 파트너사를 위해 ESG 사업 관련 인사이트 및 케이스스터디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생, 코치뿐 아니라 파트너사에도 따로 교육을 제공했다.
네트워크의 강도는 정보의 퀄리티를 결정짓는다. 특히 네트워크가 얼마나 긴밀한지 여부가 정보의 신선도를 결정한다. 창업가 및 파트너사 네트워크에 투자하면서 언더독스는 이들이 지금 원하는 것,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네트워크를 레버리지해 정보를 얻고, 다음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유리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언더독스는 사내벤처 교육, 직무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언뜻 창업 교육과 접점이 적은 듯하지만, 창업 교육을 확장하는 시도로서는 손색이 없다. 기업가정신이 확장되는 양상과 유사하다. 기업가정신은 개인이 타고난 자질에서 ‘조직앙트프러뉴어십’으로까지 확대됐다. 조직앙트프러뉴어십은 영어로 Corporate Entrepreneurship, 의역하자면 “조직 차원에서의 기업가정신”이다. 2가지 뜻을 내포한다.
①스타트업은 창업자뿐 아니라 조직 자체가 기업가 개념에 속한다.
②신생 조직뿐 아니라 기성 조직도 조직앙트프러뉴어십을 수행한다.
①부터 살펴보자. 2023년 상반기, 언더독스는 직무교육 강의를 열었다. 스타트업형 핵심 인재 육성 프로그램 ‘언더독스 허슬’를 B2C로 시작한 것이다. 창업 교육은 아니지만 창업가에 준하는 역량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창업가형 인재 교육이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사업 개발, 전략 기획 등을 실습하는 골자로 출범했다. 경쟁률은 50 대 1.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직무 교육에도 창업 교육에 적용했던 노하우들을 차용했다. 예컨대 사업개발자 육성 과정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었다. 전반기 6주에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고객 검증까지 실행 기반의 워크숍이 진행된다. 후반기 6주간은 실제 스타트업 사업 실무와 사례중심의 ‘스케일업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창업에 국한하지 않는 인재 교육에도 실전형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언더독스 허슬은 창업가형 인재에 대한 수요를 검증하는 일환이 아니었을까. 짐작컨대 창업가 네트워크를 통해 언더독스는 시리즈 B 이상의 중·후기 스타트업 팀에도 HRD 문제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걸 전해 들었을 것이다. 실무를 넘어 사업적인 의사결정을 도맡아줄 리드급 인재가 턱없이 모자라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인력을 직접 교육할 여력은 없다. 개개인이 나서서 직무 교육에 찾아올 정도라면 ①에 대한 교육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할 법하다.
창업가형 인재를 육성하는 직무교육이 ①에 충실하다면 ②("신생 조직뿐 아니라 기성 조직도 조직앙트프러뉴어십을 수행한다")은 사내벤처 교육으로 대변된다. 사내벤처는 기업 내부에 독립된 태스크포스(TF), 사업팀 혹은 부서의 형태로 설치하는 것으로, 주로 단기간에 신규사업을 육성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본 사업과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신제품 개발을 위해 조직 차원에서 단행한다는 점에서 조직앙트프러뉴어십의 표본이다.
통계는 급변하는 사업 환경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2019년 맥킨지 조사는 S&P가 꼽은 상위 10개 기업의 ‘나이’를 계산했다. 그 중앙값은 2000년 85년에서 2018년 33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신생 기업이 치고 들어왔고, 전통적인 강자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기업이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위기에 대한 특단의 조치 중 하나로 조직앙트프러뉴어십이 거론되는 양상이다.
사내 기업가정신은 기업발 스핀오프 창업을 일으키는 일차적 요인으로 꼽힌다. 조직에 소속돼 있는 직장인이거나 팀이면서도 기업가 특유의 혁신성, 진취성, 위험감수성, 자율성, 경쟁적 주도성을 보이는 경우 사내벤처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내 창업 교육이 필요해진다. 그 해법으로 언더독스는 창업가의 마인드셋을 가진 사내 기업가를 육성하는 교육을 제안하고 있다.
창업 교육을 확장해 직무 교육, 사내벤처 교육에 접목했다. 언더독스가 본격적으로 기업교육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2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1) 콘텐츠와 시스템, 둘 다 놓쳐선 안 된다. 특히 온라인 역량이 요구된다. 2) 차별화가 살길이다. 후발주자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엣지를 잘 벼려야 한다. 시장을 설득하길 포기해선 안 된다.
기업교육에서 온라인 역량은 ‘온라인 콘텐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온라인이 더 깊게 파고들면서 기업교육은 교육 관리와 평가까지 대행해주는 산업과 맞물렸다. 그래서 업계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사업을 병행하는 이들이 보인다. 온라인에서 남는 학습 데이터로 학습 모니터링, 개인 맞춤 추천, 교육 성과와 평가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교육 예산을 짜는 기업 입장에서 BPO까지 제공하는 교육업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언더독스의 강점은 ESG와 창업 교육을 연결 지으면서 교육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교육 상품뿐 아니라 기획-운영-평가의 전 과정을 제공했던 시스템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기업교육에도 적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자사의 온라인 역량을 경험했던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레버리지 하는 방법도 있다.
반면 ‘온라인 콘텐츠’를 늘리는 데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온라인 역량이 요구되지만 그것이 곧 ‘온라인에 올인하라’는 시그널로 여겨져선 안 된다. 이미 개수나 가짓수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폭넓게 확보하고 있는 경쟁사를 마냥 따라하기보다는 어떤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지 따져봐야 한다. 언더독스는 ‘실습형’ 교육을 해온 만큼 ‘실습’을 온라인에서, 혹은 온오프라인을 가로질러 어떻게 구현할지 긴 호흡으로 바라볼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의 취약점은 오프라인에 비해 몰입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그래서 온라인 기업교육 콘텐츠 또한 일방향 강의에서 점차 변형되고 있다. 앞서 거론한 ‘맞춤형 교육’이 대표적이다. 몰입도를 높이려면 나와 관련이 있는 내용, 내 직무와 연관된 교육이어야 한다. 그래서 온라인 기업교육에서 “워크플로 러닝”(Workflow learning)이 대세로 떠올랐다.
워크플로 러닝은 1) 회사 내에 있는 현업 전문가가 주축이 돼 2) 숏폼 영상, 실습형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실무에 밀접한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온라인 교육을 도입해도 학습 몰입도가 올라가 교육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낯익은 조건들이다. 언더독스가 창업 교육 사업에서 내세웠던 차별화 포인트(창업가 출신 코치, 1대1 코칭)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결국 기업교육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결과적으로 교육 성과가 나는 콘텐츠가 이긴다. 기업의 교육 훈련이 현업에서 30%도 채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온라인 콘텐츠를 양적으로 늘리는 데 급급했다간 도리어 정체될지도 모른다. 마침 오프라인 교육 수요가 회복되는 요즘이다. 이럴 때일수록 언더독스만의 엣지를 살려 뾰족하게 파고드는 게 상책이다.
창업, 교육, 사업.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였던 세 단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그간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며 언더독스의 사업 확장을 새롭게 보게 됐다. 이젠 창업 교육 사업이 어떻게 기업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그 맥락을 이해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3가지 포인트는 다음과 같았다.
① ESG 경영과 창업 교육을 접목해 수익 구조, 무상 교육 모델을 찾아냈다.
② 교육 IP 개발로 일관성, 확장성, 전문성을 얻어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
③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사업 확장에 레버리지 할 수 있었다.
3가지의 공통점은 다름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이다.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미리 구비했다. 1대1 코칭 시스템, 교육 IP,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등 이 회사가 지금의 100배 이상 성장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투자했던 항목들이다. 이 자산들이 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ESG 경영과 무상 교육 모델을 합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오래 버틴 끝에 ESG 경영이라는 트렌드를 만날 수 있었고, 무상 교육을 제공하면서 ‘누구나 창업가가 될 수 있다’는 회사의 비전을 지킬 수 있었다. 결국 행운은 오래 잘 버티는 스타트업의 손을 들어준다. 언더독스는 10여 년 버티면서 장기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과거에 한 번 만들어낸 혁신에 연연하지 않는다.”
한양대학교 임팩트리서치랩은 언더독스가 9년간 꾸준히 혁신적이었다며 위와 같이 진단했다. 혁신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기업가 조직’이라는 점을 짚었다. 기회 발굴과 새로운 시도, 이를 통한 가치 창출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창업가를 교육하는 자신이 창업가형 인재의 본보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10년 뒤 언더독스는 어떤 기업이 돼 있을까. 지금은 창업 교육 전문 기업이지만, 10년 뒤에는 좀 더 품이 넓은 기업이 돼 있지 않을까. 기업교육까지 포섭한 교육 기업일 수도, 창업가형 인재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B2B 기업이 될 수도 있다.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문장이 언더독스에게는 앞날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가오리라 본다. 길 없는 길을 만드는 인재들에게도 언더독스의 성장 과정이 좋은 레퍼런스가 되길 바란다.
※이 글은 언더독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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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주말] 쉽지 않은 노후 준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 100세 시대 생존 전략! 린다 그래튼 #미라클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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