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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윤씨 Jun 09. 2020

작은 마음 동호회

혁나루의 책 이야기(2)



편집자 주 : 혁나루님은 인생서점 나비루에서 "목요책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 소설에 관심이 많고요. 그와 관련된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윤이형이 지은《작은 마음 동호회》(문학동네)입니다.  












윤이형 작가의 《작은마음동호회》 (문학동네, 2019)는 총 11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입니다.


첫 소설이 바로 표제작인 <작은마음동호회>인데요, 육아와 글쓰기를 하는 여성들이 모여 책을 만들기로 합니다. 자신들만의 이야기, 자신만을 위한 글쓰기를 해보자며 시작된 일에 화자는 오래전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누구보다 서로 잘 이해하고 의지했으나, 한쪽의 결혼과 함께 소원해진 친구를 말이죠. 그녀들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며 왜 그렇게 멀어졌는지, 우정의 회복은 과연 가능한지 생각하게 합니다.


네 번째 소설인 <피클>에서는 직장내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데요, 피해자 직장동료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가해자로 지목되는 직장 상급자의 말과 피해자라고 호소하는 직장 후임의 요청 속에서 그녀는 고민합니다. 피해자의 행동도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상황이죠. 진술이 더해질수록 진실은 모호해집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대한 피클 단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속의 이것들이 우리죠. 사진 속 단지에 든 오이 몇 조각을 차례로 짚으며 강사가 말했다. 혐오와 차별은 어디에나 있어서, 나 혼자 아무리 올곧게 살겠다고 마음먹어도 물들지 않기가 쉽지 않아요. 그걸 잊지 않는게 중요하죠.” (p.92)


현실은 늘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고, 신뢰가 든든하게 뒷받침하지 못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누구의 손을 잡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호한 혼돈 속에 화자를 둔 이 소설이 저는 참 좋더군요.


뒤로 가면 각종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소설들도 있습니다. 어떤 스타일의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끼실까요, 독자마다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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