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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이야기. 이런 도둑놈들 같으니!

5도2촌, 러스틱라이프, 세컨하우스 관리, 결코 쉽지 않아요~

“요고 뭐 보니깐 이렇게 저렇게 조치하면 될 것 같은데, 비용을 얼마나 부를까요?”     


‘그래서 견적이 얼마나 나올까요?’ 하고 물었는데, ‘잠시만요’ 하더니 보일러 수리기사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살짝 멀리 떨어져 온 정신을 귀에 집중해 엿듣고 있으니, 이거 뭔가 심상치 않네요. 


‘아니,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하는데 왜 비용을 다른 누군가에게 물어보지?’


이내 전화를 끊고 비로소 알았다는 듯이 자신 있게 견적을 부르는 수리기사의 답변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사장님, 이거 분배기 싹 다 갈고, 연결 부위 부품 모두 갈고, 배관 청소까지 다 하셔야 해요. 견적은 120만 원 나오네요.”

“네??? 물 몇 방울 떨어지는 것뿐인데 그렇게 많이 나온다고요?”

“지금 보시면 여기저기 물방울이 분배기마다 다 맺혔잖아요? 이게 배관 속이 녹물에 다 막혀서 그런 거예요. 부품 다 바꾸고 배관 청소까지 해드릴게요.”

“아.... 그래도...120만 원은.... 너무 비싼데... 기사님! 일단 제가 좀 더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출장비가 얼마죠?”

“어? 사장님, 그러면 제가 그냥 배관 청소까지 포함해서 100만 원에 해드릴게요!”   

  

어라? 너무 비싸서 그냥 돌려 보내려 하니깐 갑자기 당황하며 딜을 해오는데, 이거 너무 의심스럽습니다. 20만 원이면 큰돈인데, 수화기 너머 그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런 파격적인 딜을 해 온다는 것은, 분명 그 누군가는 100만 원을 지시했음에도 이 수리기사가 20만 원을 자기 임의로 올려 덤탱이 씌우려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니에요. 일단 좀 더 제가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출장비 3만 원을 건네고 의심쩍은 수리기사를 보낸 후 다시 깊은 근심에 빠졌습니다.     


‘아... 뭐 이리 비싸... 이걸 어쩐다... 에휴...’     


계단실에 설치된 보일러 분배기 함에서 몇 달 전부터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말에 도착하자마자 계단실을 열어보는데, 받쳐놓은 바가지에 물이 가득하고, 흘러넘친 물로 마루가 젖어 들떠 버렸습니다.

이미 밑동이 썩어버린 함을 뜯어내니 분배기 밸브에서 물방울이 맺혀 규칙적으로 떨어지네요.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면서도 그까짓 물방울, 바가지로 일단 받자! 하고 미뤄온 지 벌써 몇 달째입니다.     

주말주택에 놀러 왔는데 보일러 수리하느라 하루를 통으로 날리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늘 이렇게 문제가 생기면 다음에 와서 해야지 하며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심각하네요. 물방울 떨어지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습니다.

계단실이 물에 잠기기 전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고쳐야겠습니다.     

그래서 간신히 수소문한 끝에 수리기사를 불렀더니 견적을 120만 원을 불렀다가 싫다니깐 100만 원으로 깎아 주네요. 

이런 업체에게 수리를 맡기면 고쳐도 왠지 찜찜해서 자다가도 짜증이 날 것이 분명합니다. 

성질에 못 이겨 일단 수리기사를 돌려보냈지만, 참 막막하기만 하더군요.

또 보일러는 괜히 건드렸다가 잘못돼 어딘가 터지기라도 하면, 집 안이 온통 물바다가 될 것 같아 도저히 셀프로 수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 다른 업체를 알아보자.’     


여기저기 알아보고, 또 유튜브도 보면서 셀프 수리에 용기를 얻어갈 때쯤, 손재주가 좋은 친한 형님이 직접 봐주겠다 하여 함께 서천집에 왔습니다.

     

“근하 형님, 보일러 볼 줄 알아요?”

“모르쥬? 뭐 다 만지다 보면 되겄쥬?” (이 형님 말투가 충청도 사람도 아닌데 정말 이래요.)     


도착하자마자 계단실로 호기롭게 들어간 형님이 분배기를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채 3분도 되지 않아 저를 부릅니다.     


“여기 몽키스패너 있으면 가져와 봐~ 요기서 물이 새는 것 같은데 한번 조여 보지 모~”     

그러고는 정말 스패너로 볼트 딱 한 개만 살짝 조였습니다.     

“볼트가 돌아가네~ 이게 풀렸네~” 하고 살짝만 조인 후 화장지로 분배기 전체를 싹 닦아내고 물이 또 새는지 확인했는데!     

“오마이 갓! 근하 형님 오늘 뭐 먹고 싶어요!!! 오늘 내가 풀코스로 다 쏜다!!!”     


몇 달을 속 썩여오던 누수 문제가 거짓말처럼 해결됐습니다.

일시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이후로 전혀 물이 새질 않더군요.

분배기에서 온수 쪽 밸브의 볼트 하나가 아주 살짝 풀려 그 사이로 물이 샜던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그 수리기사는 120만원을 불렀을까요? 

    

“보일러 기사 미친 거 아냐? 와... 진짜 눈뜨고 코 베어 가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것을 무조건 통으로 갈자고 한 거야? 이런 도둑놈들!”     


욕이 끊이질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어수룩하게 보이는 스타일이 아닌데... (맞나요?) 어떻게 눈앞에 사람을 놔두고 바보 멍청이로 만들 수가 있을까요? 문제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해결되니 그 보일러 기사를 어딘가에 신고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냥 돌려보냈으니 망정이지 달라는 대로 줬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뻔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제가 좀 더 유심히 보고 여기저기 조여 봤으면 진작 고쳤을 테지만, 이런 시골에서 보일러 누수라는 다급한 상황을 이용해서 터무니없는 비용을 청구하는 행태는 정말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적당히를 몰라요. 어떻게 그렇게 덤탱이를 씌우려 할까요!”     


이후 유튜브를 보며 공부해서 녹물도 직접 빼고 보일러에대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전원생활이 아닌 주말주택을 하면 이렇게 고장나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보일러도 자주 고장나고, 에어컨도 매년 as를 부르고 있네요. 전자제품은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확실히 고장이 잘 난다고 합니다.

또한 야외에 설치한 실외기는 잡초 넝쿨이 안으로 들어가기도 해서 여름날 도착하면 실외기부터 확인하기도 합니다.     

근데 tv는 왜 고장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멀쩡한 tv도 어느 날 와보니 나오질 않아서 군산 이마트까지 가서 새로 사다 놓은 적도 있습니다.     

세컨하우스, 참 손이 많이 갑니다. 또 출장 서비스를 부르면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보일러 쪽 고장이 돈이 많이 드니, 일단 보일러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긍정적이지 않으면 세컨하우스 운용하다가 스트레스만 잔뜩 받습니다.

암튼, 친한 형님덕에 박혀있던 가시가 그렇게 쉽게 빠졌습니다.   

  

“휴~ 120만원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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