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진정 위대한 이유는 언제나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기 때문이다
“손흥민”선수가 한국인, 아니 아시아인 사상 최초로 EPL(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되었다. 마지막 경기에 5분 만에 2골을 그림같이 몰아치며 소속팀인 “토트넘”은 4위까지만 제공되는 챔피언스리그(유럽 전체의 최고의 팀들만이 펼치는 축구대항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고 손흥민 개인은 득점왕까지 오르게 되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밤잠을 설치게 만들 그런 날이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손흥민은 페널티 킥을 차지 않고도 23골을 넣어 이 같은 위업을 이뤘다는 것. 손흥민과 공동 득점왕인 “살라”라는 선수도 페널티킥으로 5골을 넣었기에 모두 필드골만 넣은 손흥민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토트넘의 페널티킥 전담은 “케인”선수다. 물론 그가 손흥민보다 전반적으로 페널티킥을 잘 차기도 하지만 사실 득점왕 경쟁이 치열할 때는 페널티킥을 해당 동료 선수에게 양보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인생에 한번 오기 힘든 기회를 위해 그에게 차게 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손흥민도 케인도 토트넘의 감독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보여줬다.
왜냐하면
손흥민을 비롯한 이 토트넘이라는 팀의 모든 사람들은 팀의 최적화,
즉 더욱 확률 높은 승리를 추구하고 이를 거듭함으로써 리그 4위안에 들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은 모두 본능적으로 개인의 최적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내가 일하는 환경, 가족, 동료, 업무 등등.. 모든 것이 나에게 최적화되길 바랄 때가 많다.
나는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게 좋은데, 나는 팀워크보단 내 몸이 편한 게 우선인데, 나는 수직 조직이 더 좋은데, 아니 나는 수평조직이어야만 하는데..
나에게 최적화된 상태로 내가 더 일을 잘하고 더 많은 성과 내고 그러면 당연히 조직도 회사도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랬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그 조직의 속한 일원들이 개개인의 최적화를 추구할 때가 아니라 모두가 팀과 전체의 최적화를 고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
내가 속한 강남언니 팀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극도의 협업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냥 단순히 서로 잘 도와줘라가 아니라, 개인보다 전체의 최적화가 우선임을 서로 알고 그에 맞춰서 행동하기 시작할 때 진짜 우리가 함께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멀고도 불가능해 보이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극도의 협업이란..
만약 자동차를 만드는 팀이라면, 우리는 각자가 타이어를 많이 만들고 사이드미러를 빨리 만들려고 모인 게 아니라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팀이라는 것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내가 타이어 100세트 만들 때 내 옆에 동료가 사이드 미러 20세트를 만들고 있다면 나의 퍼포먼스를 자랑할 때가 아니라 20대밖에 만들어지지 않을 자동차를 걱정하며, 내 타이어를 50개만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이드미러 담당 동료를 도와 30, 40대의 자동차라도 나오게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팀의 성과는 누군가의 좋은 퍼포먼스보다 팀에서 가장 병목인 부분이나 팀 내의 부족한 연계에 의존되는 경우가 많음을 이해하는 것, 그렇기에 함께 "우리"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개인보다 팀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전체의 최선임에 동의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축구로 치자면 키퍼가 선방 많이 하고 미드필더가 멋진 롱패스 많이 하고 공격수가 골 욕심 많이 내는, 내 개인 기록을 올리려는 사람들의 헐거운 모임이 아니라 때론 이기기 위해선 무슨 짓이 든 하는, 공격수가 끝까지 내려와 수비도 하고 내가 눈에 띄거나 내가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팀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녹아들며 때론 경기에 출전을 못하게 되어도 팀의 장기적인 선수 운용을 위해 이해하며 함께 응원하고 지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팀의 최적화이자 극도의 협업이다.
손흥민이 늘 강조했듯이 팀에 속한 사람들에겐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철저하고 간절한, 전체 최적화된 목표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함께하지 않으면 절대 이루기 어려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손흥민이 골 욕심을 부려서 개인의 골은 늘어난 대신 팀의 골은 적어졌다면? 그래서 챔피언스 리그를 못 가게 된 채로 득점왕을 받았다면? 아마 그 대단한 상조차 빛이 바랠 것이고 축구계에서 지금처럼 존경받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손흥민이나 박지성 등은 이런 팀 최적화된 자세 덕분에 수많은 감독과 동료에게 존중을 받고 있다)
손흥민을 비롯한 모든 팀원이 팀 최적화를 추구하며 뛰었기에, 토트넘은 내년에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들의 활약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것은 각각의 개인들에게도 굉장한 기회와 이득임이 분명하다. 팀의 최적화를 위해 뛰고 있어도 좋은 팀이라면 개인의 성과 또한 반드시 따라온다.
하지만 자기만 생각한 개인 최적화된 발상과 행동만이 만연했다면 절대 그 이상의 성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1+1 이 2 이상이라고 믿기에 모였다.
“내가 불편하고 내가 중요한 게 우선이고, 나는 이걸 다 해냈으니 더 알아주세요” 같이 ‘나’를 외치기보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고,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같이 ‘우리’를 외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 팀이 되어 극도로 협업해서 일한다면
그 팀은 분명 어제의 손흥민과 토트넘 같은 아름다운 결실을 보리라 굳게 믿는다.
p.s. 내 생애에 한국인이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볼 수 있게 해 준 손흥민 선수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