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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훈이 Jun 02. 2022

1일 1기록

일곱 개의 날들





원하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늘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상대방에게 결정권을 넘기거나,

은근슬쩍 정답을 유도했을 뿐이다.

사람에게 욕구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나는 뭐가 그리 부끄럽고 민망하고 죄스러웠던 걸까.


다가오는 6월과 7월은 솔직해지기로 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되,

그만큼 나의 마음도 존중할 것.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


















6개월 만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공기는 상쾌했고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이 반가웠다.


계절의 흐름에 발맞춰 많은 것이 변해있었고

저마다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은 활기 넘쳤다.


문득 돌아보니 삭막했던 강가엔 노란 꽃과 초록이 가득했다.

흘러감에 순응하며 많은 것들이 변했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건 나뿐이었다.

















늘 되돌려야 한다 믿었다.

그것은 일종의 자학이자 중독이었기에.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때의 내가 마음에 쏙 들었다 말할 수 없기에.

지금보다 낫다는 확신 또한 없기에.

 

그러니 그때의 나도 어제의 나도 잊어야겠다.

지금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는데 집중해야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취향을 얘기하고

미래를 그리는 사람.

한숨을 내쉬다가도 금방 자세를 고쳐 앉아

언제 그랬냐는 듯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

밝은 기운이 나에게까지 전해져

함께하는 내내 웃음이 지어졌던 사람.

















내가 없는 서울에서 너는 참 잘 지냈다.

네가 없는 곳에서 나 또한 참 잘 지냈다.

우리는 이렇게 완벽한 타인인 것을.


















사색과 공상 그 어딘가를 둥둥 떠다닌다.

혼자 있는 시간만이 줄 수 있는 자유였고

누군가가 볼 수 없기에 가능한 즐거움이었다.

과거에 갔다가 이세계에도 갔다가,

미래에도 가보는 소소한 일탈

















기다랗게 펼쳐진 시간 속에서

당신은 하나의 점이 되고

누군가는 하나의 선이 되고


나 또한 그렇게









/ 와 6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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