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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뉴 Jan 30. 2021

돈의 본질에 관하여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돈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원하는 것을 가지거나 원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자유. 그 돈으로 보테가 베네타 가방을 구매하고 나면, 그 돈은 '가방'으로 치환됨과 동시에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할 자유와 선택권을 잃게 된다.


경제학을 흔히 돈에 대한 학문으로 생각하는데, 나는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며 그 '선택'이라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돈'일 뿐 경제학은 돈에 대한 학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택'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행위다. 10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9가지를 포기한다는 의미다. 돈으로 무언갈 구매하면, 그것으로 구매할 수 있던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하는 행위다. 경제학에서는 한 선택으로 인해 포기되는 다른 선택지 중 가장 큰 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나는 대학시절 경제학을 싫어했는데, 그 이유는 경제학에서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었다. 그것 빼고는 사실 다 마음에 들었다. 요즘엔 행동경제학이 나오면서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은 경제학원론에서나 거론되는 듯한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택에 대한 대가나 효용 등을 이론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돈, 인간의 합리성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러쿵저러쿵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은 자유와 선택권을 준다, 는 것이다. 이것이 돈의 본질이다.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을까? 항상 생각해본다. 나의 경우는 '배우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배우고,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어서' 이 2가지가 가장 컸다. 뭐랄까, 직장이나 (나중에는) 육아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과 운동을 자유롭게 하면서 (시간의 자유), 동시에 지적 욕구를 마음껏 채우고 싶달까? 


그래서 무언가 사기 전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치환해본다. 예를 들어, 이 옷을 25만 원을 주고 사면 미술 수업 8번을 포기하는 셈이다. 그럴 가치가 있는가? 아이패드를 사면 골프 레슨 3개월치가 날아간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 나름의 기준이 생긴다. 이렇게 나는 또 장바구니에 담긴 옷들을 삭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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