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뉴 Mar 03. 2024

너무 재밌어...<듄2>

다음 편 언제나오냐 (스포 있음)


오랜만에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를 봐서 글을 써보려 한다. 책이든 영화든 명작이란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것이라 했다. 누군가에겐 그저 타임킬링용 영화일수도 있지만 나에겐 명작이랄까. 어제 잠실 롯데 수퍼 S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봤는데 하루종일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유튜브도 찾아보고..... 아무리 생각해도 '판타지+tribe(파가 나뉘는 설정)+단순 전쟁이 아닌 다양한 설정, 배경이 얼킨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 ^^











1. 과거와 미래의 공존

"아빠가 저긴 미래인지 과거인지 모르겠다. 기술은 매우 발전한 것 같은데 전쟁은 옛날식으로 백방전을 하네?"


라고 한 말이 생각나서 소설에 나오는 듄의 배경에 대해서 간략히 찾아봤는데 AI에게 인간의 지식과 계산 등을 전권 위임했다가 인류가 사라질 뻔한 위기에 처한 이후로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고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로 끌어올린 미래라고 한다. 


Dune의 매력에는 분명 과거와 미래가 섞여있는 이 설정도 한몫 했을것이다. 




2. 여자들


주인공은 남자지만 여러 형태의 여자들이 나오고, 과거에 쓰인 책인만큼 그 여성들의 역할이 살짝 유교적(?) 이라고 생각했다. 




#베네 세게리트 - 정치력과 심리전에 극대화되어 있는 여자들 집단. 여자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나 결과적으로 남성 베네 세게리트인 '퀴사츠 헤더락'을 찾아내려고 하는 그런 설정인듯. 엄마가 영화보더니 가스라이팅 전문가들이라고 함 ㅋㅋㅋㅋㅋㅋ 너무 맞은말이라 웃겼다. 이 들의 무기는 (물론 신체적 능력도 탁월하지만) 주로 교배(를 통해 남자들 통제)와 '목소리'를 통한 상대방의 심리를 통제하는 것. 그리고 정치력이 매우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폴을 제외하면 대부분 남자들이 다소 감정적이고 호전적인 것처럼 나오는데, 전략을 짜주고 원하는대로 상황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이 베네 세게리트이 하는 듯.




#챠니 - 솔직히 영화보는 내내 챠니에 살짝 감정이입해버림. 배경설정을 제외하고 캐릭터만 보면, 남편의 출세로 인해 (지금은) 잠시 뒷전으로 물러났지만 헌신적이고 외부인에게 다정하고 포용적이며 전쟁에선 강력하고 현실적인 이상적인 여성+어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심지어 이 영화, 고부갈등도 있다!!! 나도 나이를 조금은 먹었다 싶은게 영화보면 자꾸 이런거만 보인다... 그럼에도 매력적이고, 영화를 통틀어 제발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캐릭터. 폴이 첩으로 삼으려고 하는 장면에서 끝나버리는데 거기서 끊어버려서 개빡쳤다. 일단 챠니에게 내가 감정이입을 해버렸고, 무슨 아침드라마처럼 #드니 감독님은 가장 흥미진진하고 다음 사건이 일어나려고 하는데서 영화를 끊어버리심.. 현명하긴 한데 이제 또 듄3 나올때까지 어떻게 기다려.....




#레이디 마고트 - 내가 좋아하는 레아 세이두. 분위기 미쳐.. 이번엔 잠시 나왔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것만 같다. 사실 이번 편에는 신규로 등장한 인물이 굉장히 많았고, 다들 유명한 배우들이 나와서 다음 편이 너무나 기대된다. 










3. 전쟁


영화에서 전쟁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쟁 중인 대한민국에서 왠지 모르게 요즘 자주하는 생각은




 a. 전쟁나면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돈 쓸데 없어질것 같고 그럼 부동산도 의미 없는거 아닌가? 나의 무기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b. 많은 기술, 지식들이 전쟁하는 과정에서 나왔고 또 궁극적으로 전쟁에 필요한 것들이라는 생각. 




영화에서 폴과 그녀의 어머니 제시카 아트레이더스는 외부인이지만 프레멘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외국어를 아주 빠른 속도로 익힌다. 여기서 외국어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아버림. 결국 그 나라 언어를 해야 그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소리구나! 또 무술 이외에 사막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지리학), 벌레와 하나되며 동시에 벌레를 활용하는 법 (생물학), 위에 언급된 정치력과 심리학, 핵무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니까 화학, 물리학 등 모든 과학,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교까지. (이 영화를 보고 종교와 전쟁술 이런거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음. ) 물론 역사적 배경에 종교가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더욱 강조되었겠지만, 영화가 종교와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들을 보고 굉장히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종교의 신화란 사실상 스토리텔링, 소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지어내고 전달하는 능력도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걸 이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 그리고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는 내용도 나와서 심지어 역사공부의 중요성까지 알려준 Dune 2!






4. 종교


'인간이 살기 열악한 상황일수록 종교가 더욱 번창한다. 억누를수록 믿음은 더욱 커져가는 법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신앙으로 뭉쳐진 이들은 단순한 군대보다 더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의 믿음이 사실상 과거 '베네 세게리트'들이 미리 심어둔 신앙이라는 점이 소름끼치긴 했는데...주변을 보면 인생이 힘들때만 교회, 절, 성당 찾아간다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결국 인간이 힘들때 기대는 것이 종교고, 그런 점에서 종교가 힘을 가지는 것이겠지. 그리고 대부분의 경전에서는 인생 전체를 통관하는 지혜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문명> 게임을 하다보면 종교승리도 있다. 결국 이 영화도 #성전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종교란 참 무서운 것이란 생각을 내내 했었다. (그래서 영화 배경도 중동 지역인걸까? 느낌은 그 동네랑 흡사한데 말이야.)










5. 미장셴+음악


확실히 드니 빌뇌브 Denis Villeneuve 잘한다. 미장셴 너무 좋고, 1과 다르게 이번엔 진도를 쫙쫙 뽑아주셔서 정신을 못차리면서 봤다. 졸 시간 없다. 초집중 하면서 봤다. 그와중에 영화를 뮤트한 색상과 다채로운 카메라 움직임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쾌감도 주고 자연의 광활함을 통한 아름다움도 주고. 또 영화음악 누가 했나 봤더니 한스 짐머.... 동생이 영화 끝나고 영화 음악 계속 읍조리던데. 전체적인 스토리에 맞게 너무나 잘 뽑아주셨다. 이번엔 스토리 진도 빼느라 1편과 달리 시간을 늘리거나 섬세한 터치는 줄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던것 같은데 또 1편처럼 시간 늘린 영화였으면 찐팬 말고는 살짝 지쳤을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미장센이란 음악 퀄리티가 떨어진 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대학시절 듣던 영화 수업도 생각나서 재밌었다. 미장셴이랑 사운드 분석하는 수업이었는데 듄으로 그 작업을 하면서 보면 배울 거리가 굉장히 많을 것 같다. 








소설 원작에서 디테일 생략도 되고 살짝 추가된 내용도 있다고 하는데 소설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친구가 읽다가 종교적인 내용이 너무 강햏서 포기했다고 하는데,,, (그리고 너무 길어...) 그래도 한번쯤 시간 사치 부린다고 생각하고 읽어봐야겠다. 원작 소설을 읽고 이 걸 어떻게 시각화,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었는지를 비교하면 그렇게 재미날 수가 없다!




아, 그리고 수퍼S 는 그냥 상영관 대비 특별할게 없다. 수퍼플렉스 정도는 되어야 한다. 4D도 있던데 그걸로 영화 한번 더 보고 싶다. 너무 어지러우려나...?

그리고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퍼그 굉장히 매력적임! 글이 길어져서 다루지 못했지만 이번 영화로 알게된 배우들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하비에르 바르뎀 (스틸가) 아저씨도 많이 나와서 좋았음.

매거진의 이전글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 꾸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