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비 문제와 관련하여 '에듀푸어'라는 신조어가 있다. 자녀를 열심히 교육시키려 들수록 가난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그렇다고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아이들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첫째, 대학입시가 끝인 것처럼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세대는 대학입시까지가 끝이기에 고등학교 때 교육비 투자를 정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이 보통학력화 되면서 교육기간이 길어졌다. 또, 모든 통계에서 초, 중, 고등학교 때 드는 돈보다 대학생 자녀에게 드는 돈이 더 많게 나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 때는 부모가 회사에서 차장, 부장 정도로 가정의 현금흐름이 좋을 때이지만, 아이들이 대학을 가게 되면 실제 드는 돈은 더 늘어나는데 아빠는 직장에서 은퇴시기를 맞이하여 경제적 하강기가 되기에 더욱 위태롭다. 그러니, 자녀의 교육기간을 과거보다 길게 상정하고 써야 한다.
둘째, 자녀 스스로 배우려 할 때 지원할 수 있는 경제력을 확보해야 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그렇게 말 안 듣고 부모 속 썩였던 자녀조차도 반드시 철이 드는 순간이 찾아온다. 물론 언제 철들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어려운 점이지만 반드시 철이들 긴 한다. 그러나 그렇게 기다리던 철든 순간이 찾아왔음에도 '한 방'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면 그 소중한 순간이 덧없이 날아가버리게 된다. 따라서, 어렸을 때 하기 싫어하는 것 억지로 시키면서 돈 쓰느니, 잘 모아뒀다가 자기 입으로 뭔가 하고 싶다는 게 생겼을 때 멋지고 폼나게 한 번을 제대로 지원해 주는 것이 자녀의 진로면에서도 훨씬 효과적이다.
셋째, 자녀 교육비는 부모의 노후, 특히 엄마의 노후에서 당겨다 쓰는 돈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과연 내 노후와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해서 투자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장수시대에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나중에 다 큰 아이들 앉혀놓고 "내가 너네들 키우느라 모든 것을 불살라 버렸다"라고 한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들이 자기 꿈을 위해서 맹활약하려 하는 30대 초, 중반에 부모의 노후가 아이들의 발목을 안 잡아 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