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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Jun 02. 2018

나만의 전문 분야를 찾아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태성, <천직을 넘어 전설을 꿈꾸다>, 2018, 천그루숲



진짜 성공은
성과나 결과가 말해주지 않는다.
진정한 성공은 성공하는 과정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성취감이다.

- 정태성, <천직을 넘어 전설을 꿈꾸다> 중에서.






<천직을 넘어 전설을 꿈꾸다>는 택시 기사인 정태성 작가가 스타 강연가를 넘어 비전택시대학을 설립한 총장이 되기까지의 노하우를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는 책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이 '천한 직업을 넘어'라는 뜻인 줄 알았다.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는 하지만 택시 기사, 최고 몸값으로 삼성 그룹에 초청 받는 스타 강연가, 대학 총장 중에서 내 아이가 미래에 가지게 될 직업을 고르라고 하면 아마 마음 속으로 슬쩍 제외하게 되는 한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태성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신영복 교수님은 ‘길은 앞에 있지 않고 뒤로 생긴다’고 했다. 전설이 걸어가는 길은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장 먼저 가는 길이다. 그래서 없었던 길에서 길이 탄생하는 순간, 길은 뒤로 생기는 것이다. (p.234)


유일무이하고 전무후무한 사람, 그가 만드는 단 하나의 길.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해서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던 것은 작가가 자신의 심장 한 조각을 떼어내어 쓴 책이기 때문이리라. 투박한 겉모습 속에 뜨거운 진심을 가진 그가 어떻게 천직을 찾고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지 함께 읽고 싶다.



랭글러 택시는 그의 상징이다.






1. 나만의 전문 분야를 찾아 성공하려면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


택시 기사 이전의 직업은 베일에 싸여 있다. 첫째 딸을 잃은 후 정신 없이 방황하던 그가 어디까지 내려갔다 왔을 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사위는 어두워졌다. 그때서야 엄동설한 한강의 다리 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직 하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강물에 던져야 할 것은 몸뚱이가 아닌 과거의 부정적인 습관이나 사고방식, 나약한 마음과 정신이어야만 했다. 그것이 실패의 연속이었던 과거의 나를 죽이고 내가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유일한 리셋 버튼이었다. 딸은 그 메시지를 아빠인 나에게 전해주려고 그렇게 일찍 떠난 것이 아니었을까? (p.25)


이후 그는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일 해보려 하지만 특별한 전문 기술도, 인맥도, 학력이나 재산도 없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었다. 문득 내 주변 20대 중반의 동생들이 떠올랐다. 신입사원 구인 공고에 경력과 실적을 갖춰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겨우 비정규직으로 취직했지만 몇 달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던 청춘들.


"어이 49호, 막걸리 한잔 해. 그래야 낮에도 술김에 숙면을 취하지." (...) 나는 대꾸도 하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일을 마치면 온몸의 진이 빠져 술잔을 들어 올릴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하다 보면 끔찍하고 처참한 교통사고를 바로 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하기도 한다. 그 참혹함에 손발이 떨려오는 충격을 견뎌내고 바로 핸들을 돌린다. 가능하면 빨리 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속도를 낼 수 없다. (p.36)


돈 몇 푼에 모욕을 얹어 주는 손님을 견딘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화장실도 참는다, 하루종일 굶다가 길거리 떡볶이를 허겁지겁 해치우고 동료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며 시간을 아낀다.. 사실은 내 모습도 비슷하다. 어떻게든 먹고 살아 보겠다고 견딜 수 없는걸 견디고 참을 수 없는 걸 참을 때가 많다. 그래도 힘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어떤 직업을 택하든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직업에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택시운전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배운 것이 운전밖에 없어서 마지못해 하는 직업이라면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가? 새벽에 출근하는 길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일 것이다. (p.127)



열심히 하다 보면 고마운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의 직업에서 '끝장'을 보자고 마음 먹었다. 험난한 현실에 오기가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단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살아남자, 아니 살아남는 정도가 아니라 탁월하게 살아가 보자고 결심한다. "학습능력이 뒤떨어지는 저성능 인간"이었기에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택시의 척박한 현실에 곧 무인자율자동차가 등장하면 택시기사는 가장 빨리 없어질 직종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사실(Fact)형 인간이 아닌 신념(belief)형 인간이다.  (...) 세상은 사실 그 자체가 바꾸지 않고 사실에 대해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지가 바꾸는 것이다. (p.133)


라는 그의 신념을 현실로 만들어간다. 심폐소생술과 응급 처치를 배웠고, 택시에 심장재세동기(AED)와 항공기 모니터, 와이파이, 보조배터리와 모든 종류의 젠더, 시간대별로 사용할 아로마, 레드카펫을 구비하였으며 다양한 의상도 마련했다.





모두 나에게 넘치면 모자란 것과 다름없다는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눈치보고 중간만 가려하다 중간도 못 갔던 경험이 있다. 나는 내 택시운전의 깊이에 있어서는 예리하게 벼리고 싶었다. 더 이상 쪼개지지 않을 정도로 잘게 썰어서 택시운전의 원자, 원소, 분자까지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프로가 되고 싶었다. 프로는 전문가이고, 전문가는 남이 보지 못하는 디테일을 갖춘 사람이라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p.136)


부끄러웠다. 나는 이렇게까지 노력해본 적이 있었나? 모난 돌이 정 맞는 세상이란 핑계를 대며 적당히, 평범히 살고 있지는 않았나?


레드카펫 이상의 그 할아버지라도 나는 시도할 것이다.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불평불만을 할 자격이 없다. 뭔가를 시도하면서 안 되는 일을 되게 해달라고 부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서 생각만 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아무런 대책도 주지 않는다. (p.139)


요즘 청년들은 힘내라, 노력해라는 말을 싫어한다. 노력을 '노오오오력'이라 비꼬기도 한다. 그만큼 지쳐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 구절은 자칫 잘못하면 꼰대의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그러나 책의 중반부까지 읽고 저 구절을 만난 독자는 오히려 힘을 얻는다. 노력해보고 싶다는 자극을 받는다. 정태성 작가는 청춘이니까. 높은 곳에 앉아서 열심히 올라오라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땀 뻘뻘 흘리며 같이 걸어가고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니까.


살다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기회와 행운을 만난다. 하지만 때로는 작은 기회와 행운을 잡는 순간, 더 큰 기회와 행운을 영원히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p.83)


그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작은 합리화와 회피를 허용하는 순간, 더 큰 기회와 행운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분명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자꾸만 마음이 약해졌던 이유는 뭘까?




2. 나만의 전문 분야를 찾아 성공하려면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사람들은 건강이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영양제를 먹거나 운동을 한다. 마인드나 멘탈은 더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간사한 것은 몸이 아닌 정신과 마음이기 때문이다. 굳건한 정신과 마음도 수시로 느슨해진다. 그래서 나는 스승들을 찾아 나서서 주사를 맞곤 한다. (p.143)


2년 전 정태성 작가를 처음 만난 것도 토요일 아침 8시 반 시작되는 어느 강연장에서였다. 그 때도 이미 사람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을 정도로 스타 강연가였다. 그는 맨 앞자리에 앉아 누구보다 열심히 듣고 활짝 웃었다. 이후 그의 모습을 여러 번 보았는데 항상 강연장의 맨 앞자리, 모임의 가장 바깥 자리에 앉아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언제든 달려나갈 수 있도록 편한 신발을 신은 채.



사인을 하다 말고 마음에 안 든다며 새 명함을 꺼내 다시 썼다.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명함이다.



자세를 낮추고 주변을 보면 나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사물들이 널려 있다. 세상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학교다.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다니는 공식적인 학교만 학교가 아니다. 사실 우리가 다닌 학교보다 더 많은 배움을 주는 곳은 인생학교다. 인생을 살면서 만난 사람, 내 주변에 널려 있는 수많은 사물과 현상, 그리고 자연의 모든 생명체의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을 만나 전해주는 소중한 깨달음은 그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는 스승이다. 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세를 낮추고 그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선입견을 갖고 편견으로 바라보기 이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주목하며 그 사람을 만나다 보면 엄청난 삶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세상은 나에게 깨달음을 전해주는 스승의 천국이다. (p.149)


그러다보니 그에게는 훌륭한 스승, 언제든 도움을 주려는 멘토, 찾아가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많다. 처음에는 야생 동물 같은 그의 모습에 (나처럼) 겁을 먹기도 하지만 결국 그의 진심을 알게 된다. 언제든 배우고 싶고, 발전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조리 다 뜯어고칠 수도 있다는 그 절실함을.



결국 MK택시의 잠긴 문도 열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MK택시의 서비스 정신을 널리 전파해 주게. 아마 가까운 동료부터 자네를 비난할 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10년 정도 지속하면 택시기사를 존경하는 시민도 있을 것이네. 우리 MK도 처음에는 과도한 서비스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지금은 MK택시 기사가 시민에게 존경을 받고 있지 않는가?”

실제로 그랬다. 교토지역에서 지나가는 MK택시를 부를 때는 그냥 ‘택시’하 고 부르지 않고 ‘MK상(MK씨)’ 하면서 인격을 부여할 정도이다. (p.102)


외국인은 절대 받아주지 않는다는 일본 MK택시에서 정식 연수를 받고, 1인 시위를 해가며 영국 블랙캡 택시를 연구하느라 아내에게 "당신이 특파원이야? 종군 기자야?"라는 걱정 어린 구박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한 열정 앞에 원하는 모든 문이 열어재껴졌다. 제도의 엄격함, 사람들의 비난과 비웃음, 스스로의 한계까지도 차례 차례 자기 편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 경험을 강연의 형태로 나누었으니 얼마나 진솔했겠는가.


그 후 나는 10년 동안 약 2,000번의 강연을 이어오고 있다. 강연이 끝나고 받는 문자에는 반드시 답장을 드린다. 청중이 보내준 문자는 노트에 따로 옮겨 소중히 간직한다. 그것이 문자를 보내준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66)


잠긴 문이라도 백 번 천 번 흔들면 틈새가 생긴다. 안에 있는 누군가 문을 열어주는 행운을 기대하지만, 틈새로 눈을 들이대어 안을 살펴보고 소리를 질러 자신의 존재를 알릴 때에서야 사람들은 '내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회를 준다.


사람은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가 많다. 실제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 덕분에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의지박약한 사람보다 내 의지대로 살아가는 강인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동안 숱한 시련과 역경도 다 넘어선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불굴의 의지와 함께 나를 도와준 수많은 은인들의 은혜 덕분이다. 그 은혜를 갚은 방법은 내 의지로 내 꿈을 펼쳐 내 분야의 경지에 이르는 길이다. 그래야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p.83)


어렵사리 얻어낸 기회를 통해 성장하던 그는 어느날 "채워지지 않는 정체불명의 헛헛함"을 느낀다. 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자신의 노력의 댓가로 생각하기는 커녕 갚아야 할 은혜로 생각하는 타고난 기버(giver).


이문동의 한국외국어대학교 앞을 지나다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택시운전이라는 직업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아니었던가? 내 택시에 타서 욕설을 하고 그 욕먹은 대가로 택시요금의 열 배가 넘는 만 원권 다섯 장을 바닥에 흩뿌리고 갔던 승객이 바로 이 장소에서 탔던 것을 기억해 냈다. 당당하지 못하고 비참하게도 그 돈을 줍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결심한 것이 있지 않았던가? (p.158)





그렇게 '비전택시대학'을 설립하여 키워낸 택시 기사들은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든든한 동료가 되었다. '책사랑택시' 캠페인 등 재능과 현물을 기부하는 활동에는 늘 온정의 손길이 넘친다.





모든 이타적 행동도 결국 자신에게 축복으로 돌아오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불교의 화엄경에 나온다는 자리이타라는 말이 바로 이런 상황에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자리이타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타심은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생각하는 공감에서 비롯된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미래의 인재에게도 이런 자리이타적 자세와 태도를 더욱 강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p.193)


프리랜서 강사와 강연가 중에서도 그를 존경하며 언제든 지원군이 될 준비를 하는 후배들이 많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높은 사람, 낮은 사람 구분 없이 어떤 도움이든 먼저 주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가는 정태성 선배님. 누군가의 은덕을 입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베푼 마음씀씀이들이 거름이 되어 나를 쑥쑥 키워주는 거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3. 나만의 전문 분야를 찾아 성공하려면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의 비전을 응원하고 한결같이 격려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수백 명의 동료가 있다 해도 그만큼 든든하지는 못할 것이다.


택시대학은 학비를 받지 않을 것이고, 외부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다. 밑 빠진 독에 거금을 쏟아부어야 하고 오래 유지하고 운영할수록 빚은 늘어날 것이다. 최악의 경우 경제적으로 다시 파산을 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어떤 가족이 그 일에 찬성할 것인가? 하지만 아내는 달랐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너무 멋져요. 최대한 절약하고 아껴 쓸게요. 설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어요? 저도 일하는 시간을 늘려 볼게요.” (p.173)


딸을 잃은 그가 방황하다 집에 들어갔을 때도 아내는 따뜻하다.


“그동안 어디에 계셨어요. 그리고 왜 그리 살이 빠졌어요?”

그렇게 걱정하는 아내는 나보다 더 야위고 수척해보였다. 나는 문제집을 풀고 또 풀었다. 내 평생 그렇게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를 한 적은 없었다. (p.30)


저 대목에서 나는 결국 울고 말았다. 나에게 가족은.. 아프면 귀찮아하고 나태하면 원망하고 길을 벗어나면 실망하는 존재니까. 나에게도 저런 가족이 있었더라면,


무려 14시간의 운전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와 입금을 하려고 차에서 내리는데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생각해 보니 14시간 동안 한 번도 차에서 내린 기억이 없었다. 밥도 굶고 화장실도 다녀오지 않은 것이다. 손으로 다리를 주물렀다. 그때서야 다리의 감각이 서서히 돌아오는 것 같았다. 간신히 차에서 내려 다리를 절뚝거리며 입금을 마쳤다. 내 손에 쥐어진 돈은 자그마치 5만원이나 되는 거금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걸음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가슴은 뿌듯했다. 그 어렵다는 택시운전을 해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아내의 손에 돈을 쥐어줄 수 있다는 기쁨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내는 새벽 4시 30분인데도 잠들지 않고 나를 기다렸다. (p.32)


나의 성취가 책임감과 채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순수한 기쁨,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달콤한 보상일 수 있었을까.


“여보, 나 지방 장거리 손님 모셨어. 그런데 손님이 지방에서 며칠 같이 일정을 보내자고 하네. 나 땡잡았어. 그래서 며칠 집에 못 들어가.”

찢어지고 단추가 떨어진 와이셔츠는 아내 몰래 새로 사서 입으면 되지만, 목에 난 상처는 금방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아내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나보다 더 아파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p.40)


더욱 사랑하기 위해 성공하는 것일지, 성공하기 위해 사랑이 필요한 것일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망설임 없이 전자를 선택할 나에게도 그 사랑을 마음껏 나눌 사람이 찾아오길 기도한다. 그리고 그 이전에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감동시킬 수 있는 진정성을 갖춘 내가 되어갈 것이다.







모든 작품은
시작한 사람에게 주는 하늘의 선물이다.

- 정태성, <천직을 넘어 전설을 꿈꾸다> 중에서.






성공은 무엇일까?


진짜 성공은 성과나 결과가 말해주지 않는다. 진정한 성공은 성공하는 과정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성취감이다. 성과가 높고 좋아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 그건 진짜 성공이 아니다. 성과는 세상의 판단기준에 따라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평가한다. 반면에 성취감은 내가 얼마나 만족하는지, 내가 얼마나 행복을 맛보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당연히 판단기준도 남과 비교해서 이루어지지 않고 나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p.159)



먼저 나를 감동시켜야 타인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천직을 찾고, 몸담은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갈 수 있는 힌트를 소개한다. 정태성 작가의 '직업 6단계론' 중에서 5단계인 '천직'의 정의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되는 단계, 즉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단계다. 이 부분이 직업과 천직을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없어지는 자신이 없어지는 것과 동일하다. 즉, 직업과 개인의 정체성이 동일하다. 이 사람은 앎과 삶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그의 업무 외적인 인생 히스토리마저 귀감이 된다. 그 앞에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존경을 넘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천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모두 사회적 기여와 공헌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뛰어넘어 공동체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직업의 세계, 전설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p.211)


6단계 '전설'은 직접 읽어보시길. 걸어가는 길 위에서 지칠 때 꺼내 보아야 할 책이 이렇게 내게로 왔다.



책 읽으며 먹으려던 쿠키가 그대로 남았다. 잠시 멈출 수도 없었다. 그런 책이었다. 그런 삶이었다.







(C) 2017. 권윤경.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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