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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Jul 06. 2018

나답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39)

우리는 다른 듯 서로 닮아 있네요


나를 알아가는 여행의 시작, 노아

39번째 자존감 코칭 워크샵 (2018.03.10)

주제 : 나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요?






'A'가 있다. 다음은 A의 관찰 일지다.  A는 어떤 타입의 사람일까?


어느 날 A는 퇴근 길에 몹시 지쳐서, 집에 돌아가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쉬었다.

어느 날 A는 퇴근 길에 몹시 지쳐서, 친구를 만나 치맥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고 집에 돌아가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잠들었다.

어느 날 A는 퇴근 길에 몹시 지쳐서, 친구 'B'를 만나 치맥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고 집에 돌아오자 문득 공허감에 휩싸여 핸드폰으로 SNS를 보며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A는 생각했다. 'B'가 했던 말에 너무나 자존심 상해 초라해졌다고. 하지만 그런 마음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B에게는 예전과 같이 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일은 완전히 잊혀졌다.

어느 날 A는 'C'가 곤란에 처하자 선뜻 도움을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 자선단체의 길거리 홍보를 귀찮다고 여기며 지나쳤다. 지하철 안에서 한 아이가 넘어지자 A는 반사적으로 일으켜주며 안타까워했다.

그날 밤 A는 C가 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건지 고민하다 화가 난 나머지 'D'이에게 연락해서 C의 흉을 보았다. 그리고 후회했다.

어느 날 A는 이사를 가게 되어 친구들을 불러 집들이 파티를 했고 몸은 무척 피곤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A는 누가 자신의 가방이나 핸드폰을 만지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A는 현재 홍보팀에서 컨텐츠 제작 업무를 하고 있으며 직장 생활에 만족한다.

A는 그의 연인에 대해  다정하고 수용적이며 평화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자, A는 어떤 타입의 사람인가?


이 질문을 받았을 때 'E'는 A가 내향적이고 자율성이 뛰어나며 자존감이 낮아서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의 구분이 명확한 타입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야기를 하자 A는 "아닌데?"라고 했다. A는 황당하다고 느꼈다. 자신은 체력이 좀 약하긴 하지만 긍정적이고 무엇보다도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타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보던 'F'가 물었다. 그러면 A는 몹시 지친 날 퇴근하면서 B가 고민이 있으니 같이 치맥을 먹자고 얘기할 경우 어떻게 할까? E는 말했다. 피곤해도 B를 만날 것이고, 속으로는 싫어해도 고맙단 말을 들으면 괜찮아질거라고. A는 그 말을 듣자, 그냥 모든 사정을 솔직히 말하고 다음에 만날 것 같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서 정말로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A의 행동은 그 누가 추측한 것과도 달랐다.



무인도에 가 보기 전에 예측한 내 모습은 실제와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다.



'무인도 생존일지' 교구를 활용하여 '정글에서 2주 동안 살아남을 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며, 나의 성향을 관찰해보았던 38번째 자존감 코칭 워크샵. 우리는 웃었고, 자주 놀랐고, 결국 엄청 놀라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생각했다. 막상 그 상황이 되어보기 전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일 지 예측할 수 없다고. 그리고 그 때 피어날 내 모습은 생각의 범위를 넘어 더욱 멋지다고.


무엇을 위한 예측이고, 분류일까?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기 때문에? 쓰임새를 찾기 위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요소들을 준비하려고? 이런저런 의견이 나왔고 모두 맞는 말이었다. 사실 이 글을 시작할 때 타입 분류는 필요 없는 거라는 결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나니 문득 더욱 멋진 생각이 피어나버렸다. 분류, 괜찮다. 다만 그 분류의 목적을 먼저 명확히 했으면 한다. 위에 나왔던 A~F에게 목적을 묻는다면 아마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놓겠지. 그리고 그 목적이 서로 간에 한번도 공유되지 못했기에 결과도 각각 다를 뿐더러 한 곳으로 모이지 못했을 것이다.


(타입, 스타일, 성향..) + (예측, 분석, 분류..). 다양한 언어로 불리는 그것을 우리는 찾아 헤맨다. 결과를 얻으면 안심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시무룩하기도 한다. 분류해도 괜찮고, 당해도 괜찮다. 관계된 모든 사람 간에 목적이 명확히 공유된다면. 이번 워크샵을 통해 나는 우리가 자신을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있기 위한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동의를 구했다. 덕분에 선명한 결과를 효율적으로 얻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하거나 당하려는 분류는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가? 그것은 확실히 공유되어 있는가? 하염없는 방황은 없길 바라며 이 글을 맺는다.



커피와 차,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시나요? 지금 여기서는 말이에요.



색다른 상황 속에 나를 놓아 봅니다.



저는 갑자기 이런 것들이 절실해졌어요.



저 사람은 저런 게 절실하대요. 이유도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듯 서로 닮아 있네요.



본문에 나오는 교구 설명과 구입은 >>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안내 >> https://cafe.naver.com/knowa/2006





(C) 2018. 권윤경. BY-NC-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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