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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딧,루닛,삼쩜삼,트래블월렛,현대해상이 만드는 은행?

카・케・토뱅 있는데 새로운 인터넷 은행이 필요한 이유


“김대표, 인터넷은행 추진은 잘 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요즘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을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자세히, 우리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은행에 대해 설명하고자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었다.



U뱅크 컨소시엄, 어떤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나


우리 컨소시엄의 이름은 U뱅크(유뱅크) 컨소시엄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컨소시엄 참여 기업은 5개사로,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현대해상으로 구성되었다. 우리 컨소시엄의 특징은 어느 한 회사의 이름이 은행의 이름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내외적으로 컨소시엄 참여사 이름은 가나다abc 순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유는 다음 파트에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컨소시엄은 금융 기업과 ICT 기업,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구성되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금융 기업으로는 내년이면 설립 70년을 맞이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있다. 국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회사 렌딧도 중금리대출 전문 핀테크 스타트업이자 금융 기업이다.


누적 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세무앱으로 등극한 ‘삼쩜삼’의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누적 환급액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제는 해외 여행 필수템이 된 트래블 카드의 시초, ‘트래블월렛 카드’와 ‘트래블페이’를 만든 트래블월렛도 U뱅크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다. 현재 트래블월렛 카드 발급는 530만 장 이상 발급되었으며, 해외 결제액은 무려 월 3,30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의료 AI 기업인 루닛도 U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루닛은 전세계 40여 개국, 약 3,000여 개 이상의 병원 및 의료 기관에 AI 기반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대형 병원에서도 루닛의 솔루션이 암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 은행 설립 위한 강력한 협업 공동체 만들어져


1세대 3개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포함해 이제까지 등장하고 있는 컨소시엄들은 대개 자본의 결합체다. 은행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투자하고 주주사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U뱅크 컨소시엄 역시 그렇다. 참여한 모든 기업이 일정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고 주주사가 된다. 차별점이 있다면, 동시에 U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모든 기업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새롭게 만드는 데에 각 회사가 가진 사업적인 강점을 투입하여 협업에 참여하는 전략적인 투자사들이라는 점이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 U뱅크 컨소시엄 참여사 모두가 각자 보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뚜렷한 목표와 역할을 염두에 두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완전히 새로운 인터넷 은행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강력한 협업 공동체가 만들어 졌다. 현재 참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자본 투자와 더불어 협업을 함께할 수 있는 전략적인 투자자들이 될 것이다.


참여 기업 이름을 가나다-abc 순으로 나열하는 것으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느 한 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아니라, 모든 참여사가 강점을 투여해 함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어 갈 협업 공동체라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뚜렷한 목표와 전략을 먼저 수립, 컨소시엄 참여 제안 시작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정부의 은행 산업 경쟁 촉진에 대한 정책에서부터 비롯된 움직임이다.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적 구조 속에서 혁신과 고객 편의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없는 은행 산업에 치열한 경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메기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이 발현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탄생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의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하지 않고 있는 일, 여전히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금융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 은행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은행이어야 할 지, 어떻게 그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세워진 전략을 바탕으로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업들을 찾아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해 나간 것이다. U뱅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히 재무적 관점의 컨소시엄이 아닌 커다란 비전을 공유한 강력한 협업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다.



슈퍼 에이지 시대를 위한 초개인화 은행, U뱅크


가장 먼저 떠오른 문제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지속 가능성이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가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통계에 따르면, 기업 수 기준으로 전체 기업 중 99.9%가 소상공인・중소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을 생각해 본다면 소상공인・중소기업은 거의 모든 국민들의 삶과 관련있는 주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여전히 제1금융권에서 소외되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 고객군이다.


국민 경제의 기반이 되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문제는 사회 전반의 거시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 U뱅크는 소상공인・중소기업 포용 금융의 해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최근 가장 큰 사회적인 이슈인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표자 연령 통계를 보면 50대 이상 시니어의 비중이 무려 62.3%에 이른다.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이 역시 고령화 추세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 60대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다. 이들이 실제로 노동시장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72세로 나타났다. 50세 이전에 1차 은퇴 후 길어진 노후를 위한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 때 선택하는 방향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1인 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창업하거나, 또는 자영업자가 되는 것이다.


시야를 시니어 전체로 넓혀 보면 사회 전반의 변화를 더욱 폭넓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이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시니어이며, 2040년이면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된다. 총 인구를 연령 순으로 나열할 때 정 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의미하는 ‘중위 연령’은, 2024년 현재 40대이지만 10여 년 뒤면 50대로 높아진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과 비교할 때, 변화의 속도도 가장 빠르다. 가장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변화는 의료 및 테크놀러지의 발전과 함께 우리 모두의 평균 수명이 길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실질적인 은퇴 연령이 지금보다 늦어지고, 경제 활동을 하는 시니어도 많아질 것이다. 길어진 생애 주기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도 크게 바뀌어 가고, 이에 따라 자금 사용 패턴이나 금융 생활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시니어의 경제 활동 연령이 길어지더라도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생산연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지방으로 갈 수록 더욱 심화되어, 지역 사회와 지방 경제 소멸에 대한 위기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점점 더 여러 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외국인 근로자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4.37%로, 2025년에는 5%를 넘어서 한국이 아시아권 최초로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지난해 말에 외국인 근로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U뱅크는 이처럼 초고령화 트렌드와 함께 바뀌어 갈 슈퍼 에이지 시대의 금융 고객을 위한 은행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특히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포용 금융 실현을 위해, 앞으로 새로운 경제 활동의 주체로 부상할 시니어와 외국인 포용 금융에 대한 문제도 함께 풀어내는 것이 목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시니어, 외국인 포용 금융과 U뱅크 컨소시엄


“다른 회사들은 금융이나 핀테크 기업이지만, 도대체 의료 AI 회사인 루닛은 왜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가요?”


현대해상의 보험 데이터와 루닛의 의료 데이터는 시니어의 신용 분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안 데이터가 될 것이다. 삼쩜삼의 세무 데이터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트래블월렛은 외국인 대안 데이터 축적을 위한 협업이 가능하다. 렌딧은 2015년 창업 이후 9년 간 개인들을 위한 중금리대출 공급과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역량과 노하우를 투입할 예정이다.



은행, ICT 기업 등 컨소시엄 참여 기업 추가 예정


은행으로서의 안정성과 경영 노하우에 대한 파트너가 될 은행과 ICT기업 등 현재 추가로 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더 있다. 은행과 기업들 역시 ‘슈퍼 에이지 시대의 금융 고객을 위한 은행’이라는 U뱅크 컨소시엄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U뱅크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포용 금융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그 목표를 실현해 나갈 것인지 등 좀 더 자세한 이야기도 차차 공유하고자 한다. 슈퍼 에이지 시대를 위한 은행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U뱅크 컨소시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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