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오페이퍼 Nov 03. 2023

1.퇴사할 거라고?

너무 늦은 결정


  퇴사할 거라고?

언제?

다음 주 면담에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내년 2월까지는 일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왜? 뭐 할 건데.

아직 계획은 없습니다.

그래? 요즘에는 잡아도 잡히지는 않더라. 알았어.

근데 그거 알지? 퇴사하면 다 후회하는 거? 다들 눈높이 못닞추고 귀농한다는 둥 사업한다는 둥 그러더라.

다른 삶을 준비하는 거겠죠.

다른 삶은 무슨?  상황 파악이 안돼서  현실도피하는 거지. 

여하튼 알겠어 가봐.



지금은 나의 고객님으로 일하는 입사 동기와 요즘 파트너로 일하는데 내년 계획 얘기하다가

"내년에 내가 안 하게 될 것 같아. 오빠도 알다시피 18년째 그만두고 싶어 했잖아. 이제 좀 결정하려고"

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나의 동기는 바로 팀장에게 전화를 해서 담당자가 바뀌는 거냐 물었고

나는 팀장에게 불려 가서 면담 아닌 면담을 하고 팀장에게 퇴직을 아웃팅 당했다.


그동안 주위 친한 지인들과 파트 후배들에게는 나의 거취에 대해 언급을 해두긴 했었다. 관 둘 사람이 이렇게 몇 달 전에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이상한 거 아니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고, 후배들에게는 말하고 나서 후회하긴 했다. 믿을 수 없는 선배와 평가 면담이라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마음을 먹었는데,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게 더 이상한 것 같아서 물어보는 사람에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마지막 평가도 남았고, 아직 3개월 정도 더 다녀야 하는데 너무 이른 기록이긴 한데

어쨌든 자발적 백수이야기를 기록해 볼까 한다.


그나저나 입사할 때부터 그만두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나는

왜 갑자기 마흔도 훌쩍 넘은 지금 퇴사를 결정을 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2.지금까지 회사를 다닌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