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충동 / 최천 대표
음악을 하려면 서울 홍대로 가야 한다는 오래된 말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것을 깨부수고 지역에서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람은 많지 않다. 문화충동은 보여주고 싶었다. 모두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역의 뮤지션을 만나고 그들만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그 무대는 음악을 위한 무대인 동시에 지역 음악의 발전을 다지는 초석이 되어가고 있다.
문화충동과 열정공장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대표 최천) 문화충동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청주에서 청년 관련된 문화기획 활동을 하는 세 명의 기획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획사에요. 저희는 주로 지역에 있는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지역의 뮤지션들이 자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제는 저희만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지역민과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열정공장은 문화충동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로컬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보여주는 문화공간입니다. 그리고 로컬 뮤지션과 열정공장을 찾아주는 지역민이 소통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매주 금요일마다 로컬라이브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로컬라이브를 통해 뮤지션들은 자기 음악을 들려주고, 관객들은 음악을 들으며 감성적 이익을 얻고, 문화기획자들은 뮤지션들과 소통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기획하고 있어요. 세 주체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문화충동의 장소를 충북대학교 근처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대표 최천) 문화충동이 충북대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져서 자연스럽게 이곳의 학생들과 많은 활동을 했어요.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하고 쓰레기 많이 줍기 대회 같은 이색 대회를 펼쳐서 대학로 주변 상가 주민과 학생들을 소통하게 하는 활동을 했었어요. 그런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산업으로 확장되었어요.
그리고 열정공장을 얻게 된 배경은 공연을 하려 하면 제약이 너무 많은 거예요. 겨울이면 추워지고 비 오면 날씨 때문에 못하고 시끄러우면 경찰차가 와서 민원이 오고. 그런 일들이 뮤지션과 기획자들을 위축시켰어요. 그래서 무턱대고 공간을 얻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죠. 그래도 지역에 있는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재미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해요.
문화충동을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기획자 임재건) 처음에 시작했을 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대학생들이 문화기획을 한다고 했을 때,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장사를 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대표 최천) 처음에 시작할 때, 기성세대에게 많이 배척당했어요. 그럴 때마다 그만둬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도 많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이제는 활동을 하지 않는 친구들도 어렵게 느꼈던 지점이었어요. 저희가 생각하는 문화는 작은 생태계를 만들고, 예술가들과 계획적으로 판을 벌리고, 사람들로 그것을 채우고, 시민들이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 봐요. 그 구조가 지속되어야 하는데, 이전에 문화기획을 하셨던 사람들이 추구하는 불합리한 구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건강한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죠. 그것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느껴지고,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생태계를 만들고 그것을 지속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어요.
세 분 모두 문화기획일을 하고 있지만,
각자 더 특별하게 맡고 있는 역할이 있으실 것 같아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열정공장 공간매니저를 하고 있고, 주로 아티스트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찾아뵙고 힘든 건 없는지, 요즘에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교류하고 있어요. 네트워킹 관리를 주로 하고 있고, 공연 같은 외부 행사를 하게 되면 무대나 음향 관련해서 모더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소통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기획자 임재건) 주로 기획을 하고 그 이외의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면 1일 1시>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SNS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대표 최천) 기획자이지만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 먹고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가진 거를 건강하게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감히 얘기하면 청주나 충북에서 진행되는 공연 기획 페이 기준표를 저희가 만들었어요. 이제는 로컬 뮤지션들이 정당한 사례를 받고 출연료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보통 아티스트들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을 하나로 묶고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대표 최천) 지역에서는 계약서를 쓰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요. 자본이 많지 않은 이상 같이 하기가 힘들고 같이 해도 적은 인원이 뭉치기 때문에 레이블이나 크루 형태에요. 하지만 진정성과 순수성이 뮤지션과 문화충동이 함께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가가 가지는 가장 큰 힘은 일반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순수성과 진정성에 대한 부분을 노래로 전달하는 것이잖아요. 저희도 물질적인 것 이상으로 그들의 진정성을 존중해주면서 하나로 끈끈하게 묶여 있다고 생각을 해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제 생각에는 저희가 확실하게 제안을 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에 뭉칠 수 있다고 봐요. 하나의 공연을 같이 가더라도 그 공연을 기획한 의도를 아티스트들한테 충분히 설명하고 아티스트도 공연을 하면서 단순히 노래를 하는 걸 떠나서 그 이상으로 공연에 대해 생각할 수 있거든요. 우리 모두가 지역에 문화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뭉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사실 하나로 묶인다는 게 불가능한 말일 수 있어요. 어떤 아티스트들에게 처음에는 공연을 주는 사람, 일감을 주는 사람으로 인식이 될 수 있죠, 처음에는. 그런데 저희가 그 이상으로 케어를 하는 등 한 번 더 공연에서 필요한 부분을 말해주는 부분들이 늘어나면서 조금 더 배려를 하고, 조금 더 소통을 하려는 게 문화충동과 로컬 뮤지션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어요.
(기획자 임재건) 상호 간에 존중하고 이해하는 게 어느 정도는 있어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한다고 하면은 주위의 어른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데, 저희는 그런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바라보거든요. 그리고 저희는 계속 지역의 뮤지션들이 어떻게 하면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니 존중과 이해가 기반에 깔려서 더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어요.
열정공장 매니저로서 청년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인식되었으면 하세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이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금요일 밤마다 공연을 진행하다 보면 매주 와 주시는 관객들도 있고 근처에서 식사하다 노랫소리 들리니까 호기심에 오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매주하니까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확실히 이 문화를 사랑해주세요. 한 번 왔을 때, 지역에도 이런 문화가 생겨나고 있고, 로컬 뮤지션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감성적인 이익을 주는 공간으로 인식되었으면 해요.
이렇게 문화, 그리고 지역의 뮤지션을 아끼는 마음이
하나의 로컬 뮤지션 팬덤 문화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김재민’이라는 로컬 뮤지션이 있는데, 팬덤이 생겼어요. 이 팬덤은 스스로를 ‘재민팀(재민+team)’이나 ‘잼맘(재민+Mom)’ 이라고 불러요. 처음 계기는 열정공장에서 무대를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장항에서 공연을 하면 장항을 오고, 오창에서 공연을 하면 오창까지 오는 팬들이에요. 버스킹 시간을 맞춰서 오시는 거죠. 연차를 내서 오시는 열정까지 보여요. 좋은 사례라서 저희도 많은 곳에 이 스토리를 알리고 있죠. 엄청난 시너지가 있는 건 그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통해서 지역의 다른 뮤지션을 알게 되고 또 다른 아티스트들은 ‘저런 사례가 있구나’라는 걸 알고 지역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로컬라이브에서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이유와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사실 저희의 감으로 뽑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주관적이라고 판단하실 수 있지만, 그들을 발굴하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자체가 기획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두 번째 열정공장 버스킹을 준비할 때 세 명의 가수를 뽑았는데 모두 기타를 잘 치셨어요. 그래서 ‘기타맨’ 콘셉트가 완성되었어요. 그렇게 브랜딩이 되면 그것이 활용되어 여러 방면으로 뻗어 나가는 것 같아요
충북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대표 최천) 올해 진행한 <라이징스타콘> 프로그램이 좋았던 이유는 지역의 로컬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창작곡을 내줄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지원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민간영역에서 문화충동이 존재함으로써 로컬에 뮤지션들이 더 생기고 그들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공연 콘텐츠를 개발할 것 같아요. 로컬라이브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로컬 뮤지션들이 단순히 버스킹 공연이 아니라 로컬라이브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도 콘텐츠를 판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하거든요. 우리 지역을 벗어나서도 청주에서 로컬라이브를 한다는 브랜드 자체가 확산되면 좋겠어요. 지역을 소개하는 여러 가지 방식들이 있겠지만 문화충동은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열정 공장을 더 활발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관객들, 뮤지션들,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조금 더 주체성을 갖고 뜻을 모아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기획자 임재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엎어지고 틀어지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커요. 그래서 내년에는 철저하게 계획하고 업무들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공간매니저 이동희) 열정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유료공연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그것이 되려면 많은 요소들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뮤지션들은 개개인의 앨범이 있어야 하고 저희는 기획력과 인프라가 있어야 하니까 열심히 로컬라이브 프로젝트를 하려 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열정공장을 리모델링할 예정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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