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의 접힌 부분에
그 사람의 향기가 남아있다.
따뜻함의 유령,
시간의 손가락의 흔적
기억의 피부를 가볍게 누르는 것.
낡은 책의 조용한 사향이다.
손으로 넘긴 페이지
여름 태양의 느낌을 아는 사람
그리고 겨울의 숨결—
꿀과 흙 같은 향기,
비에 젖은 흙처럼
꿈의 뿌리를 깨우는 것.
밤의 고요함 속에서,
세상이 숨을 내쉴 때,
나는 그것을 잡았다 -
결코 사라지지 않고,
남겨진 속삭임처럼
베갯속 움푹 들어간 곳에서,
익숙한 코트를 품에 안고.
들려준 이야기와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온기에 감싸여
이제는 지나가버린 존재,
아직 살아있고, 여전히 숨 쉬고 있어
마음의 직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