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특별한가요? 어릴 때부터 엄마는 제가 특별한 토마토라고 이야기해 주셨지만 저는 뭐가 특별한 지 모르겠어요. 색깔이 보라색이라 특별한가요? 우리 엄마, 아빠, 친구들 다 보라색인걸요 뭐. 게다가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몸도 작다니까요."
어린 시절의 내가 별마토 속으로 쏘옥 들어간 것 같았다.
각자가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이야기는 어디서든 수도 없이 들었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초라한 아이였다. 뭐 하나 잘난 것 없는...
하지만 내 옆에 있던 나의 친구는 누가 봐도 특별했다. 빛이 나다 못해 사람들을 그대로 멈추게 만들어 버릴 만큼 반짝거렸던 그녀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녀의 집은 드라마에서 나올 것처럼 화려했으며, 세련된 어머니의 말투를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나보다 작은 그녀가 한없이 커 보였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던 그녀는 공부도 상위권이었고, 예외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듯 예체능에서도 탁월했다. 그녀가 높디높은 뜀틀을 단숨에 뛰어넘을 때의 놀랐던 내 마음은 아직도 생생하다.
"저는 잘하는 게 뭐죠? 저에게는 대체 무엇을 주신 거죠?"
신을 향해 원망을 쏟아내는 나의 목소리였고, 별마토의 목소리였다.
별마토를 박박 닦아대니 꼭지가 똑하고 떨어졌다. 그 꼭지 사이로 희미하게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눈이 나쁜 나는 별마토를 내 눈앞 가까이 가져갔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 나왔다.
"어머 별이네~ 너 별이 숨어있었구나. 그래서 별마토였어~~~???"
별마토가 담겨 있던 케이스를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글씨로 '별을 품은 비주얼까지'라는 글귀가 보인다. 나는 진짜인가 싶어 별마토의 꼭지를 재빨리 따버렸다. 정말 모두가 하나같이 별을 품고 있었다.
뭐가 그리 예뻤는지 그릇에 예쁘게 담아내고는 별마토 무리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랬다. 정말이지 별마토는 모두 빠짐없이 자신의 별을 가지고 있었다. 당당하게 별을 드러내던 별마토는 내게 다시 말했다.
"이제 보니 우리 안에 반짝반짝 별이 숨어 있었어요. 우리는 각자의 별이 있더라고요. 옆에 있는 친구랑은 달라요. 저 별마토는 유난히 별이 진하고 커요. 누가 봐도 반짝여요. 제 별은 조금 작고 앙증맞아요. 자세히 보아야 별모양이 보인다니까요. 하지만 누구와도 다른 저만의 별이에요. 저만 가질 수 있는 정말 특별한 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