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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Mar 08. 2023

실수해도 괜찮아

https://www.youtube.com/shorts/6atFeLYA8cY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의 직업은 강사입니다. 가끔 어떤 분들이 "강사로 활동하면서 뭐가 가장 힘드세요?"라고 물어보시는데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강사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장거리 운전? 아닙니다.

-강의하며 오래 서있기? 아닙니다.

-강의준비? (살짝 흔들렸지만) 아닙니다.

강의하면서 오랜 시간 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강의를 마친 후 저를 휘어 감는 ‘아쉬움’입니다.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예시를 더 넣을 걸...’

어떤 때는 강의한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아쉬워하고,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고 싶지 않을 만큼 제가 하는 일에서 완벽하고 싶은 이 마음... 이것은 저를 극도로 지치게 만들었지요. 그랬던 제 마음에 지각변동이 한 번 일어났습니다. 딸아이와 함께 간 미술관의 그림을 보면서 말이죠.

한 번 같이 보실래요?

로즈 와일리 작품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핫한 작가라는 말만 듣고 찾아간 전시회였습니다. 텅 빈 마음으로 작품을 접하던 중 저는 예상과 다른 그림에 어리둥절 했고 딸아이를 향해 방언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다민아~~~ 저거 그림 좀 봐봐! 일부러 저렇게 그린 건가?? 틀려서 지운 건가?”

속닥이는 저희를 향해 작품을 설명하시는 분이 오시더니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이 작가는 자신이 그리면서 고치고 싶거나 수정할 부분에 대해 깨끗이 지우지도 않고 캔버스를 바꾸지도 않았어요. 종이를 찢어서 다시 붙이기도 하고,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다시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덜 완성된 부분, 자리가 모자라 마지막 철자는 작게 쓴 부분... 틀린 부분 위에 다시 그린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로즈 와일리 작품

딸아이는 한참 그림을 보더니 “엄마 나 이 전시회 오길 너무 잘했어. 나 대칭이랑 비율 안 맞으면 너무 힘들어하잖아. 근데 이 작가의 그림을 보며 너무 자유함을 느껴... 나도 내 강박을 버려야 되는데...”라는 말을 전하더라고요.


저는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림을 보는 내내 너무나 편안했고, 따뜻했습니다. 심지어 그림들이 제게 말을 거는 거 같더라고요.

“한나야... 괜찮아...”

“한나야... 실수해도 괜찮아...”

그렇게 그림이 주는 포근함을 한가득 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저는 지금껏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건강한 음식을 입에 넣어주는 것.

-영양제를 먹고 운동을 하는 것.

-할부로라도 비싼 옷을 걸쳐주는 것.

-좋은 곳으로 저를 데려가주는 것들을 떠올렸었는데요. 미술관에 다녀와서는 저를 사랑하는 방법이 추가되었습니다.

-'조금 부족했지만, 조금 서투르긴 했지만...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그런 나도 받아들여주는 것'

-아쉬운 일에 ‘괜찮아'라는 말로 나를 위로해 주는 것

이 또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었죠.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 최선을 다할 수 있기에 참 좋죠.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완벽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래서일까요?

아마존의 어떤 원주민 부족은 목걸이를 만들 때 일부러 흠집 난 구슬 한 개를 꼭 끼워 넣는다고 합니다. 이 구슬의 이름은 바로 “영혼의 구슬”입니다. 영혼을 지닌 모든 존재는 완벽할 수 없다고 것이죠. 이와 비슷하게 고대 페르시아 카펫 직조공들 또한 아름답게 카펫을 만든 뒤에 일부러 흠을 하나 남겨놓는다고 합니다. 이것은 “페르시아의 흠”인데요. 완전한 존재는 신 뿐이며,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요.  

저 이 두 이야기를 들으며 그간 완벽하지 못하다고 스스로 괴로워하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물론 우리가 완벽을 추구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당연합니다. 하지만 더 확실한 것은 우리는 매사에 완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향해 너무 다그치지 마세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때로는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이며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로 자신을 보듬어 주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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