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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Jul 07. 2024

쉼표가 없는데 음악이 되니?

작년, 2023년은 딸아이가 고 3이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입시 막바지였고, 7-8월은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딸아이를 잘 챙기라는 뜻이었는지... 프리랜서인 나의 삶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일이 었다.

이 정도로 없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역대급이었다.

'이제 나를 찾는 사람이 구나. 그래! 그럼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나?'

'아니야! 지금은 딸아이를 케어라는 하늘의 뜻이야!'라는 생각 사이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딸아이를 보내고 9월부터 일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 일을 더 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2023년을 놀았던 것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2024년 빡세게 나를 굴린다.

오후에는 쉬어야지 하면 또 일정이 들어오고, 토요일, 일요일까지도 일이 들어올 때도 있다.


돈을 버는 것 좋다.

그러나 빡빡한 스케줄러를 볼 때마다 '할 수 있을까?' 걱정에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언제 또 비수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마음으로 무조건 '콜'을 외치고 일정을 쑤셔 넣는다. 그런 나를 향해 남편이 간만에 멋진 말을 했다.

"한나야. 쉼표가 없는데 음악이 되니?"

"오늘 멘트 괜찮다!!! 빨랑 적어놔~~~~ 고급진 느낌이야!" 감탄하는 나의 말에 남편은 머리를 쓱 넘긴다.



내 삶의 쉼표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는 순간에 쉼표는 무엇일까?

-강의 없이 온전히 집에 누워있는 것이 나의 쉼표일까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이 나의 쉼표일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떠나는 것이 나의 쉼표일까


남편이 정의한 '일정 없이 집에서 온전히 쉬는 것'을 의미하는 쉼표에서 나는 다른 쉼표를 찾고 싶었다. 아니 다른 쉼표를 찾을 수 있었다. 엊그저께 하루 3탕의 강의를 뛰었지만 힘들지 않았다. 강의를 마치고는 고카페인 함량의 음료를 마신 사람처럼 머리가 맑아지고, 에너지가 솟았다. 나는 강의 속에서 쉼을 얻고 치유를 경험한 것이 분명했다.

아버지의 날을 맞이하여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듣는 강의에서 나는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진심으로 자녀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어린 시절 끈끈하게 사랑을 나누던 부자, 부녀 관계가 되길 소원했다. 강의 후에는 한참을 울던 소녀에게 찾아가 손을 내밀고 그녀를 꼭 안아주던 내가 있었다.


그랬다. 강의는 내게 있어 돈을 버는 수단이기 전에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어 시작한 나의 비전이 담긴 고귀한 일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있어 쉼표는 매일 익숙하고 뻔한 강의 속에서 나의 처음 마음깨닫는 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단 한 명이라도 위로가 되길

-단 한 명이라도 관계가 회복되길

-단 한 명이라도 긍정적 사고로 변화되길


나에게 있어 쉼표는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의 쉼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건강관리는 필수다!)


반복되고 치이는 일상 속에서 이를 악물고 '이번 주만 참자! 제발 5일만 참자!' 하며 견뎌왔던 나에게 또 하나의 쉼표가 찾아왔다.

"강사님, 강사님을 만나 정말 제 삶이 바뀌었습니다. 늘 부정적이었던 저였는데... 아내도 제가 많이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전화를 끊고 혼잣말을 시작한다.

"고맙습니다. 부족한 제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더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강의를 시작했는지 매일매일 기억하며 쉼표를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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