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ghee Oct 19. 2019

'진짜' 까망베르는 무슨 맛일까?

#002 그랑도르즈 쁘띠 까망베르 리뷰

본격 치즈 생활 @gitu_cheese


저번 글에서 까망베르와 브리에 대해서 짧게 설명했었는데요(오늘은 '요'체). 프레지덩 까망베르는 5천 원 정도에 구입했었어요. 오늘은 크기는 같지만 가격은 두 배인 그랑도르즈 쁘띠 까망베르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까 합니다.


치즈 불모지인 한국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치즈 메이커가 있습니다. 한국에 살지는 않지만 말이죠. 캘리포니아에 있는 안단테 데이어리의 김소영 대표님입니다. 많은 미슐렝 스타 셰프들이 안단테 데이어리의 치즈를 못 구해서 안달일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켓 컬리에서 김소영 대표가 소개해주는 치즈를 선별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바로 오늘 먹어볼 그랑도르즈 쁘띠 까망베르가 김소영 치즈 메이커가 추천해준 '진짜 까망베르에 가장 가까운 맛'이라며 추천해준 치즈입니다.


그랑도르즈E. Granindorge는 1910년부터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치즈를 만들고 있는 유서 깊은 치즈 하우스입니다. 노르망디 토종 소의 우유로만 치즈를 만들고 있지요. 노르망디 소는 홀스타인 소(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키우는 젖소 종류) 보다 키우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지만 노르망디 소의 우유는 지방, 단백질 등 홀스타인 종의 우유보다 더 좋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통 치즈인 까망베르, 뇌샤텔, 퐁레베크, 리바로 네 가지 치즈를 모두 만들고 있습니다.


그랑도르즈의 까망베르는 비살균 원유로 만든 전통 까망베르와 가장 흡사한 풍미를 선사하는 치즈입니다. 표면의 흰 곰팡이처럼, 우유가 치즈로 변신하면서 담을 수 있는 모든 풍미의 가능성을 꽃피우듯 포현하고 있죠.
-안단테 데이어리 김소영 대표- 출처: 마켓컬리 


한국은 비살균 원유를 사용해서 치즈를 만들 수 없고, 그렇게 만든 치즈를 수입하는 것 또한 금지되어 있습니다. 비살균 원유는 말 그래도 살균을 하지 않아 우유 속에 수많은 박테리아들이 살아 있죠. 이는 양날의 칼인데요. 박테리아가 많을수록 더 풍부한 치즈의 풍미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위생상 위험한 박테리아도 함께 있을 수 있죠.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많은 치즈 제조장에서는 여전히 비살균유, 그러니까 소에서 짜낸 우유를 그대로 치즈로 변신시킵니다.  까망베르 치즈 역시 오리지널 까망베르는 비살균 유로 만드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 이유로 오리지널 까망베르를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김소영 대표가 이 치즈를 설명하며 살균유로 만들었지만 오리지널과 가장 흡사한 풍미를 선사한다고 말한 이유이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과연 맛은 어떨까요??

호가든 맥주와 그랑도르즈 까망베르


포장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무상자에 담겨 있습니다.

치즈의 표면은 흰색이 주이지만 종종 오렌지색 반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숙성이 좀 더 진행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숙성이 더 진행될수록 흰색 겉면에 주황 반점이 생기는데 이럴수록 암모니아 냄새가 발생합니다. 아미노산 단백질이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생기는 현상인데요. 제가 치즈를 택배로 시켰는데 받았을 때 얼음팩이 다 녹아 있는 상태였는데 아마 이 때문에 숙성이 좀 더 진행된 것 같아요.



*치즈는 먹기 두 시간 전에 상온에 먼저 꺼내 놓으면 먹을 때 더 많은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5천 원짜리 프레지덩 까망베르에겐 미안하지만 두 치즈는 정말 전혀 다른 치즈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큰 차이가 있었어요. 한 입 물면 녹아내릴 것 같은 크리미한 질감. 나중에는 녹아내리기까지 했습니다. 숙성이 더 진행되어 암모니아 냄새가 나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지덩의 까망베르와는 상당히 다른 풍미들을 잡을 수 있었어요. 버섯향이 나는데 이게 그냥 하나의 버섯향이 아니라 어느 버섯 군락지에 들어선 느낌을 받았습니다. 은은한 버섯향이 멀리서 느껴지는 그런 맛이랄까요. 


집에 맥주가 다 떨어져 편의점에서 후딱 호가든을 사 와서 함께 마셨어요. 까망베르는 사과와 조합이 좋다고 알려졌는데요. 호가든에서 사과 맛은 나지 않지만 달달하게 나는 과일 풍미가 치즈와 아주 잘 어울렸어요. 흰 곰팡이 치즈들은 대부분 크리미한 식감 때문에 맛이 깔끔하다,라고는 할 수 없는데 맥주와 함께하면 바로 깔끔한 맛까지 함께 느낄 수 있어요.


치즈 정보

이름: 그랑드로즈 쁘띠 까망베르

원유: 우유(저온 살균)

구분: 흰곰팡이 / 연성 치즈

지역: 노르망디





매거진의 이전글 까망베르 치즈 VS 브리 치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