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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hee Oct 14. 2019

까망베르 치즈 VS 브리 치즈

#001, 프레지덩 까망베르 & 브리 

본격 치즈 생활 @Gitu_cheese


와인으로 분위기 잡고 싶었던 날. 치즈까지 보태 분위기 끌어올리고 싶었던 날. 아마도 당신은 이 치즈를 샀을 것이다. 

까망베르 // 브리

둘은 다른 치즈이지만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기 위해서 그게 무슨 치즈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게 까망베르인지, 브리인지.

그날 밤 우리를 끌어올려주었던 그 치즈 대체 무슨 치즈였을까.





본격 치즈 리뷰

항상 헷갈리는 까망베르와 브리 치즈. 오늘은 프레지덩의 까망베르 치즈와 브리 치즈를 먹어보고 두 치즈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한다. 사진만 봐선 도저히 구별할 수 없는 두 치즈는 어떻게 다를까?



까망베르 Camembert - a.k.a 에비츄 치즈

까망베르와 에비츄

까망베르 치즈는 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이다. 까망베르 치즈가 만들어진 곳은 전쟁으로 더욱 유명한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인데 이곳의 치즈를 '까망베르 드 노르망디'라고 부르며 최고의 까망베르 치즈로 알려져 있다. 노르망디의 토종 젖소인 노르망디 소에서 짠 우유를 살균하지 않고 만들어야만 '까망베르 드 노르망디'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까망베르의 탄생 비화를 알고 있을 것이다. 18세기 후반 노르망디 지역의 까망베르 마을에  혁명 때문에 도망을 온 수도사가 자신을 숨겨주고 챙겨준 마을 여인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치즈 제조법을 알려주었고 그 치즈가 바로 까망베르 치즈의 시작이었다는 설화? 가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데 18세기 초 이미 다른 기록으로 까망베르의 존재가 확인기 때문이다. 



브리 Brie - 치즈의 여왕

브리 치즈 또한 살균을 하지 않은 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이다. 해리포터 속에 존재하는 음유시인 비들의 삼형제 이야기처럼 브리 치즈를 이야기할 때 항상 브리 삼형제를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브리 드 모 Brie de Meaux, 브리 드 믈렁 Brie de Melun, 끌로미에Coulommiers 가 브리 삼형제이다. 모두 파리와 비교적 가까운 일드 프랑스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예부터 귀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치즈들이다. 


그래서 대체 차이가 뭐요? 하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이다. A사의 브리와 B사의 까망베르가 맛이 거의 비슷할 수 있다. 우리가 책 같은 자료로 얻는 브리와 까망베르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오리지널 브리와 오리지널 까망베르이다. 즉 까망베르 드 노르망디와 브리 드 모. 이 오리지널 치즈들은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보급형 까망베르와 브리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두 오리지널 치즈를 상상하며 시판되는 까망베르와 브리를 먹는다면 혼란만 커진다는 말이다. 


어떤 리뷰에서는 브리가 더 부드럽다고 말하고 또 다른 리뷰에서는 까망베르가 더 부드럽다고 하는 이유는 리뷰어가 맛을 잘못 본 게 아니라 시판되는 두 치즈가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만든 된장과 집에서 만든 된장이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 것처럼 말이다. 


두 오리지널 치즈는 살균하지 않은 우유를 사용해 만드는데 우리나라에는 살균하지 않은 우유로 만든 치즈는 수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현지에서 먹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걸 먹어야 하는 겁니까?

누구는 겉절이를 누구는 익은 김치를 좋아하든 결국은 취향이다(원래 취향은 항상 무책임한 거예요,,,,).

그래도 그 차이를 조금이라도 느끼기 위해서 같은 제조사의 까망베르와 브리를 먹어보고 그 차이를 적어볼까 한다. 한국에서는 버터 브랜드로 유명한 프레지덩President의 쁘띠 까망베르와 쁘디 브리를 먹어보고 비교해보자.


같은 치즈가 아닙니다. (왼쪽부터) 까망베르 / 브리

일단 들어간 재료가 똑같다. 우유, 소금, 레닛, 컬쳐(유산균). 상자를 열면 참치캔이 나오지만 당황하지 말고 캔을 따면 잘 포장되어 있는 치즈가 숨어있다. 겉으로 봐선 절대로 구별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잘라봤다. 잘라도 구별 불가. 그럼 먹어보겠습니다.



같은 치즈 아닙니까?- 일단 우리가 먹던 슬라이스 치즈나 큐브(포션) 치즈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우유의 맛이라기보다는 분명히 우유였던 애가 변한 맛. 숙성과 생우유 그 중간 어딘가. 애매하다. 숙성이 진하게 되었다기엔 다소 밋밋함과 그렇다고 프레시 치즈라고 하기엔 변해버린 우유맛. 지구와 달 사이 어딘가에서 표류했던 영화의 조지 클루니 같은 느낌이랄까.   


까망베르 - 맥주 맛을 표현할 때 쓰는 표현 중 Earthy라는 것이 있다. 흙내음, 물먹은 지푸라기 냄새, 꿉꿉하면서도 먼지 같은 느낌 등을 표현할 때 쓴다. 프레지덩 까망베르에서는 이 얼씨한 것이 프레지덩 브리보다 강했다. 마른 지푸라기가 젖었을 때 나는 향. 우유를 마른 지푸라기로 휘젓고 마시는 맛? 밤꽃 냄새가 살짝 나는데 껍질 부분에서 그 냄새가 더 심하다. 생각보다 부드럽지 않다. 브리보다 더 견고한 속살. 


브리 - 얼씨한 맛이 느껴지지만 훨씬 적다. 까망베르와 비교해서 훨씬 부드럽고 상온에서 녹인 버터를 먹는 느낌으로 부드럽다. 좋게 말하면 버섯의 풍미가 느껴지고 나쁘게 말한다면  음,,,,. 

프레지덩 브리에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조합-이제 치즈 & 와인은 그만!

두 치즈 모두 맛이 두껍고  헤비하기 때문에 가볍고 리프레싱에 좋은 맥주와 함께라면 딱 좋아. 

너무 가벼운 라거보다는 맥아의 단맛이 도는 독일풍 라거 혹은 영국풍의 브라운 에일이 딱 좋아.

바이젠이나 벨지안 화이트처럼 과일향이 나는 맥주와 마시면 굳이 과일을 곁들이지 않아도 딱 좋아.


구하기 쉬운 맥주로는


외팅어 엑스포트Oettinger Export(NOT 필스너) - 대형 마트에서 대부분 2천원에 판매 중

뉴캐슬 브라운에일Newcastle Brown ale - 대형마트에서 3-4천원에 구입 가능

호가든Hoegaarden- 따로 설명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지만 1664 블랑도 추천

(왼쪽부터) 외팅어,  뉴캐슬,  호가든



P.S. 치즈는 왜 항상 분위기 잡을 때나 먹어야하는가. 한 병 다 마시지도 못하는데 아깝게 와인 사서 치즈랑 먹어야 하는가. 쇼파에 앉아서 영화보면서 맥주마시듯 그렇게 쉽게, 싸게 치즈 먹을 수 없을까. 

치즈가 쉬운 음식이 되길 바라며 구하기 쉬운 맥주와 함께 마실 수 있게 맥주 조합을 추천합니다. 제발 유리잔에 마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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