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AI처럼 대하는 순간, 조직은 무너진다.
우리는 챗봇에게 질문하듯 직원에게 "~해줘", "~답은 뭐야?"라고 묻는다
AI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도 위험한 습관에 빠져든다. 회사에서 이런 대화를 들어본 적 있을지 모른다.
"~해주세요(해줘)", "~찾아주세요(찾아줘)", "~답은 뭔가요?(답이 뭐야?)" 배경설명 없고, 정중함 없는 질문들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명확한 정답만을 기다린다. AI 챗봇에게 질문하듯이 사람에게 질문하는 잘못된 태도를 가진 조직의 모습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모습은 리더, 팀장급이 아닌 직장생활을 AI와 함께 시작한 저년차(신입사원, 주니어~미들)일 수록 더 쉽게, 자주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동료에게 적용하기 시작할 때 조직의 인간성은 빠르게 무너진다. 팀원에게 "빨리 결론만 내놔"라고 말하고, 협력부서에게 "왜 안돼? 그냥해! 해야해!"라고 소통하는 방식은 사람을 단순히 결과물만 내 놓는 GPT, Gemini, 프롬프트 머신으로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
1. 침묵한다.
어떠한 사항에 대해 누군가 다른 의견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미 팀장은 GPT에게 말하듯 팀원에게 말한다. "이미 결정한 사항입니다. 실행만 하면 됩니다. 결과물만 가지고 오세요." 이러한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결국 직원들은 입을 닫게 된다.
2. 창의성이 소멸한다.
직원들은 일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정확히 지시받은 것만 처리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프로세스는 이미 정해졌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역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직원들은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AI처럼 지시받은 일만 한다.
3. 신뢰가 붕괴된다.
AI는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면 즉시 질타한다. "제대로 찾은 거 맞아? 이거 옳은 거야? 결과가 다른데?" 이제 직원들은 아주 보수적으로 일하게 된다. AI는 조금의 실수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4. 팀이 고장난다.
일 처리 속도도 빠르고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정확하다. 그러나 직원들은 누군가의 실수를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고, AI에게 하듯이 질타만 한다. 마치 개별 AI 시스템처럼 각자 자기의 몫만을 일한다.
5. 이직률이 높아진다.
"저는 회사에서 기계 같아요."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직원이 하나 둘 씩 떠나기 시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AI식 소통을 지양하고, 인간 중심적인 소통을 실천해야한다.
1. 업무지시 시 '왜' 이 일을 해야하는 지 맥락(Why)를 설명한다.
(AI식)"결론만 빨리 내놔"
(인간식) "프로젝트가 고객에게 어떻게 기여할지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2. 지시 전 질문을 통해 상대의 사유를 이끌어낸다.
(AI식)"왜 안돼? 그냥 해."
(인간식)"아이디어 실행하는 데 장애물이 무엇일까? 당신의 전문적인 관점에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3. 직원이 스스로 우선순위와 완성도를 결정하도록 유도한다.
(AI식)"내일 오전까지 보고서 올려."
(인간식)"이 보고서는 다음 단계 검토 회의에서 핵심자료로 쓰일 예정입니다. 의사결정자들이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인사이트 중심으로 정리해주시면 좋겠어요. 제출은 내일 오전까지 가능할까요?
4. 즉각적인 판단보다 '이유'와 '의도'에 대해 질문한다.
(AI식)"(말 끊고) 그래서 핵심이 뭐야?"
(인간식)"지금까지 내용 잘들었습니다. 당신의 결론과 그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AI에게는 속도, 효율성, 정확한 결과 도출 등 AI가 가장 잘하는 것을 맡겨야한다. 그러나 조직의 진정한 동력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간의 영역에 있다." 오히려 AI가 등장하기 전보다 더욱 더 크게 강조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조직이 직원에게 배경설명 없이 "결론만", "빠르게 찾아줘" 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인간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사람을 결과물 생산의 AI로 취급하는 태도다. 조직이 직원에게 AI가 되기를 강요하는 순간, 직원은 침묵하고 창의성을 잃으며, 신뢰를 잃고 결국 조직은 붕괴된다.
이제는 생각해야한다. 당신의 조직이 인간고유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는지, 직원에게 AI처럼 효율적인 결과물만 요구하는 대신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지, 직원에게 "본인이 하는 일이 왜 중요하고, 본인의 전문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지.
사람과 사람을, 아이디어와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힘은 오직 인간만 발휘할 수 있다. 챗봇은 절대 할 수 없는 태도로 직원을 대할 때, 조직은 비로소 신뢰와 협력 체계를 회복하고, AI를 압도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