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난 지인의 평가에 따르면 나는 80퍼센트의 예의바름과 20퍼센트의 건방짐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명 정중한 사람이고 대화를 할 때도 눈을 맞추면서 온몸으로 경청하지만,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시작하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도 “나는 그것에 관심 없습니다” 혹은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표하는 분위기를 잘 만든다고 한다.
대하기가 어렵다는 평을 꽤 받아왔는데, 짐작컨대 아마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이 분위기 때문이다. 호불호가 너무 강하고 세상을 내 마음대로 편집해서 인식하는 이 폐쇄성은 나를 고립시킨다. 분명 내 주변에는 나에게 쉽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다. 내 외로움의 원천은 이것이다. 다 내가 자초한 일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에게 아무 때나 생각나는 사람이고 싶은 욕망이 내게 있는지 자문해보면, 나는 외로움에 대해서 투덜거릴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