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끌벅적한 손님이 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오랜만의 비릿한 향이다.
조용한 자취방에 손님이 온 것처럼 시끌벅적하다. 빗소리가 점차 굵어진다.
한 달 전 치료를 받은 치아가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이전엔 아프진 않았는데, 치료받은 것이 후회스럽다.
잠을 잘 못 잤는지 왼쪽 목에 담이 제대로 걸렸다. 모든 게 내 맘 같지 않다.
자꾸만 아픈 내 몸 때문에 내일이 더 두려워지고 있다. 나의 40대가 두렵다.
지저분한 것들을 씻겨주는 비처럼 내 걱정과 고통도 모두 가져가 줬으면.
오늘 산책을 나가볼까 했는데 계획을 변경해야겠다.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셈이다.
벌써 3월 1일이다. 내가 쓴 책의 제목과 비슷하네. '31개의 시'
빨래가 밀려 비가 오는데도 세탁기를 돌리는 중이다. 부담을 줘버렸네. 천천히 마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