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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함존중 Dec 15. 2023

폐지줍는 노인들은 쪽방촌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

성공노하우(1) 설레고 즐거운 마음

우리회사 슬랙_01. 공지사항에 올린 글이다. 이미 태그로 '편견이 가득한 글'이라고 써 놓았기 때문에 사회구조의 문제다, 복지의 문제다에 대한 반박은 사양하려고 한다. 내가 그 누구보다 시스템vs개인 구도와 협동조합, 마르크스, 자본론과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했고 사회적기업도 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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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수진입니다.


어제 제가 최ㅇㅈ씨한테 알려드린 건 업무의 루틴이 아닙니다. 성공노하우입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오픈 준비, 재고 체크, 체크리스트 작성 등을 하고 나면 8:35~50분 정도, 나도 공간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승객이 빠져나갈 타이밍이 옵니다. 이때 라운지와 팝업을 둘러보면서 당신만의 목표 매출을 셋팅하고 오전 오후로 나누어 무엇을 팔아야 하나 종이에 적은 후 이미 다 팔아버린 상태의 자기자신을 머리 속에 그려 보십시오.


제가 출근함과 동시에 손님이 오거나 바틀이 다다다 팔리는 현상은 그냥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공항에 들어서면서 부터 심호흡을 하고 "즐거운 마음(제일 중요!)"으로 제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호호아줌마 노래를 흥얼거리면서(오늘은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꼬마친구 숲속친구 모두모두 즐거워~)

왜 즐거운 마음일까요?


'아, 오늘도 일하러 나왔다, 힘들다, 고되다, 짜증'


하는 사람의 얼굴과


'이 곳은 나의 즐거운 일터다, 내가 먹고 살게 해 주는 소중한 곳이다, 여기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어딜 떠날 거야, 즐거웠으면 좋겠다, 카라멜이나 샴페인 마시면서 축하하면 좋겠네'


얼굴에서 전부 드러납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도저히 얼굴을 펼 자신이 없으면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코로나 덕분에 마스크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코로나조차도 감사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낙천적이고 천진한 마음가짐을 이길 수 없습니다. 10월에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회사를 퇴사해서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세요. 왜 어린 나이에 벌써 빨간줄이 있고 지망생으로서만 존재하는 걸까요? 그 사람들이 출근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관찰해 보셨나요? 똑같은 10년을 살았을 때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혹시 코인 부자라도? 10년 후에 잠깐 되었더라도 12년 후엔 알거지가 되어 있을 게 뻔합니다. 제가 아는 경험없는 코인부자들의 말로입니다. 최근에도 경찰서에 잡혀가서 조사 중인 대표가 있어요(조만간 실형 나올 듯). 외부에는 AI인공지능로봇테크IT 이런 걸로 알려져 있고 좋은 집에 수퍼카를 몇대씩이나 타고 다니며 자랑을 했죠.


대부분의 인간들은 진짜 자신의 꿈이 아니라 광고, 유투브 등에서 타인들이 주입한 욕망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갑니다.


물론 세상에는 하루하루 시간만 때우고 소소하게 살고 싶은 사람도 많습니다. 다만 제가 면접이나 면담 할때 그런 분이라고 판단이 되면 뽑지 않거나 그 사람 상위에 누굴 데려올까, 그것만 고민합니다. 절대 관리자로 승진시킬 생각이 없어요. 모든 사람이 저처럼 살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 회사에 시간만 때우는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1달만에 120%에 달하는 인력이 한방에 정리 될 때는 다 이유가 있겠죠.


소소한 일상은 60, 70살이 되어서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40대에는 그때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 하면 폐지줍는 거 외엔 딱히 할일이 없습니다. 사실 그때되면 싫어도 그렇게 살아야만 합니다. 스카이포카 졸업하고 삼전 엘지 금융권 출신인데 퇴직하고 3년만에 그냥 동네 할배된 사람들 수없이 봅니다.


폐지줍는 사람들에게도 다 사연이 있겠죠. 제가 한때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그쪽 사람들과 교류하며 "농촌에 놀고 있는 집과 땅이 많은데 서울역, 회현동이나 산동네 쪽방촌 어르신들 단체 이주해서 농사라도 지으면 안 되냐? 폐지 줍는 거나 구걸하는 것 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겠냐?"고 제안드린 적 있는데 답변은 놀랍게도 "불가능"하다는 거였어요. 변화를 싫어하고 이 불편하고 불행한 쪽방촌을 '떠나는' 자체를 아예 상상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그냥 이렇게 폐지 한장 깔리는 춥고 더운 방에서 냄새나게 살다가 죽는 것을 자기 삶으로 체화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더 나은 환경이 있다 해도 "뭣하러" 가겠냐, 어떻게 가냐는 것이었습니다.


재산 물려받은 후에도 재산 증식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유지는 커녕 오히려 마이너스로 까먹는 사람들 수도 없이 봐 왔어요. 내 능력이 받쳐주지 않는데 돈 조금 있으면 주변에 꼬이는 건 어떻게든 돈 뜯어가려는 똥파리들 밖에 없습니다.


대표로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비슷해요. 나는 100만원을 받았으니 100만원 어치만 일을 하겠다, 딱 자르는 사람이 있고 고객으로 하여금 "100만원 밖에 안 드렸는데 이렇게까지...정말 감사합니다!"하게 만드는 부류가 있어요.


저의 경우는 100만원 받고 300만원 어치 일을 해 줬는데도 고마움을 모르는 무뢰배들이 이 시장에 너무 많았기 때문이고 저는 그 사람들이 큰 사업을 해 본 경험, 브랜드라는 걸 만들어 본 경험, 큰 회사에 다니면서 제대로 일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시골에서 2-3대째 소소하게 패밀리 비즈니스만 하면 어쩔 수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이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외국에서 공부한 2세대나 큰 회사 다니다 때려치고 양조장 혹은 식품공장와서 성공시키는 아들, 손자들이 왜 잘 되는지를 지켜봤고 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년 전부터 시골 양조장에 제가 직접 투자하는 쪽이 아니면 돈을 받고 하는 건, 그것이 정부지원금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는 쪽으로 비즈니스를 서서히 전환시켜 오고 있습니다.


아침에 공항에 출근할 때마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공항 냄새를 맡아 봅니다. 역시 먼지는 많네요. 하지만 공항에는 설레는 냄새가 나지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항에는 멀끔한 수트를 입은 멋진 비즈니스맨 부터 휠체어를 탄 장애인, 평생 처음 비행기를 타는 것 같은 뜨내기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지나다닙니다. 그 와중에 이제는 얼굴을 익힌 멋진 여자부사장님 부터 옆가게 직원들과 마주쳐 인사도 하죠. 자주 보는 분들과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하십시오. 당신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밝음과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세요. 지저분하게 지친 얼굴과 찡그른 표정의 사람을 당신은 만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보여서 1달, 1년, 10년이 된다는 걸 명심하세요. 오늘 그냥 시간을 때운 사람에게 거저 주어지는 열매는 없습니다. 급여와 인센티브는 회사에서 아무한테나 이유없이 주는 게 아닙니다. 회사의 측정과 지표를 받아들이기만 할 건지, 본인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역으로 "저에게 더 높은 보상을 주십시오"라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건지, 선택은 본인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마다 오늘 출근하는 분들이 명랑하게 손님을 대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마주치면 격려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물론 막상 현실에선 그러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출근하자 마자 지적질부터 할 때도 있죠. 세상이 제 생각대로 돌아가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최소한 제가 생각하는 대로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또한 언제나 "너는 네 생각보다 똑똑하고 높고 훌륭하고 잘 하는 사람이야, oo님은 XXX를 잘 하고 XXX가 장점인 사람이야"라고 얘기해 줍니다. 이건 이미 들어 왔으니 알겠죠. 여러분들도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내 앞의 고객에게, 그리고 저에게 설레는 마음을 주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러면 고객은 돈으로, 동료는 협력으로, 회사는 급여로 당신의 성공을 역으로 도와줄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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