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루 끌다 Apr 12. 2021

나를 팝니다

나는 평소 여러 가지 분야에 관심이 많다. 프리랜서이자, 독립출판을 한 작가이기도 하고, 또 동생과 함께 작게 사업을 하고 있고, 1인 브랜딩을 하고 기도 하니까.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관심사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되짚어 생각을 해봐도 이런 것들은 모두 나에겐 부수적인 일일뿐이다.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언제나 '나를 쓰는 것'이 최상단에 위치한다. 그만큼 나에게 무언가를 쓰는 행위란 큰 의미를 가진다.


요즘의 나는 이것저것 무언가를 하기에 바쁘다. 2021년도 되었겠다, 한바탕 크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치솟는다. 남들이 이름만 보고도 알아서 찾아 읽는 작가가 되고 싶다가도 큰돈을 척척 벌어들이는 사업가가 되고 싶기도 하다.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 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 아닌가. 그러다가 곧 잡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가만히 나에게 집중한다.

요즘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어떤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가. 하루를 바쁘게 살다 보면 그런 것들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다. 사실은 제일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는 데 말이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시간에 나를 찾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까운 것에서부터 바라본다. 우선 나는 지금 이 시간을 좋아한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무언가를 쓰는 행위를 좋아한다. 머릿속에 있는 많은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남의 생각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책을 즐겨 읽는다.


책을 읽다 보면 나의 부족함이 느껴져서 질식할 것 같을 때가 있다. '나는 왜 이 사람만큼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가 하면 누군가에게 "왜 날 읽어주지 않아!"라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도 있다. 나는 언제쯤 세상에 글로써 나를 알릴 수 있을 것인가. 하루에도 몇십 번, 많은 욕심이 나를 괴롭힌다. 비단 이 모든 것은 나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것일 테다. 그 열등감은 나를 파괴시키기도 하지만 간혹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그 힘 때문에 쓰는 것을 지속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극히 상업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글을 쓰는 일이란 나를 파는 것과 같다. 내 수많은 부분들 중에서 잘 정제된 것들이 누군가에게 읽힌다. 그렇게 완성된 글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곧 나 자신이 되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진심으로 나를 잘 팔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그의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창작을 위한 방법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야 한다. 창작 그 자체가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책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마케팅은 후속작 집필을 시작하는 것이다. 매일 양질의 콘텐츠를 사람들(독자들)에게 공유하고, 그걸 바탕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 나의 글쓰기, 나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프리랜서이자, 마케팅을 주 업으로 삼고 있다. 내가 외주를 맡은 회사의 일에는 그토록 열을 내며 콘텐츠를 발행하면서 왜 정작 나의 글은 쓰지 않는가. 나에 대해 써야 한다. 나에 대해 고민하고 쓰는 시간이 나를 진정으로 '쓰는 사람'으로 만든다. 말하고 보니 순전히 내 관심사는 나를 쓰는 일뿐이다. 작가로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이 부끄러워, 이것저것 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원하는 건 심플한데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히어로처럼 멋있지 않아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