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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루 끌다 Sep 29. 2020

글쓰기를 위해 내가 하는 것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 자리에 앉아 막상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해도 머릿속만 하얘질 뿐.

뭘 써야 할지, 어떤 문장부터 써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그런 내가 나름대로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일들이 있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나름대로 시도한 것들. 글쓰기를 위해 내가 하는 것들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글쓰기를 위해 내가 하는 것들


15분 글쓰기


글을 많이 쓰는 작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장시간 글을 쓸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본 적이 있다.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몇 시간씩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쓴다는 것이었다. 글을 쓰는 시간대, 즉 글쓰기 루틴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과연 글을 장시간 쓸 수 있는 힘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주제일 때는 가능했지만 집중력이 떨어질 때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게다가 이상한 완벽주의가 있는 나에게, 내가 마음에 드는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글쓰기를 두려워했던 적도 있었고.


긴 시간이 아닌, 지금 현재의 내가 집중도를 짧게나마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게 15분이었다. 1시간도, 30분도 아닌 15분. 때로는 15분이 아니라 10분 글쓰기도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10분 넘게 글을 써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생각보다 긴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에는 15분 글쓰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잘 몰랐다. 어딘가에 발행하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작성하는 글이 아니라 정말 내 일기장에 적는 것처럼 나만 보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은 워크플로위를 이용해 날짜별로 어떤 장소에서 썼는지 기록해 모아두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다 나의 실력이자 습관, 혹은 루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한눈에 봐도 알겠지만, 정말로 얼마 작성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달에는 한 번도 작성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짧게라도 꾸준히 글을 쓰기만 한다면.


분량은 한 문단 정도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글쓰기'의 분량에 한참 못 미치는 양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것들이 모여서 내 콘텐츠로 발행되기 시작했다.

매일 한 문단씩 일주일이면 총 7개의 문단이 나온다. 이렇게 문단을 모으다 보니 총 3천 자가 넘는 글이 되었고, 그 글은 결국 내 콘텐츠가 될 수 있었다.



머릿속을 스치는 단 한 문장은 반드시 잡아서 적어둔다.


나는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이다. 머릿속을 스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많다. 내가 습관처럼 하는 일은 머릿속에 어떤 단어나 문장이 스치면 그걸 반드시 잡아, 기록해 둔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상관없다. 내가 알아보기만 하면. 그렇게 모은 것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서도 쓰이기도 한다.

문장이 문단을 만든다. 문단은 결국 글이 된다. 결국 한 문장에서 모든 것이 시작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다.



완벽하게 쓰겠다는 생각을 버린다.


나에게는 글쓰기에 대한 이상한 강박이 있었다. 어떤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마치 명작가처럼 막힘없이 술술 글이 나와야 해, 이 글이 남들에게 읽힐 때를 생각해야 해, 그렇게 생각하며 쓰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자체 검열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했더니 자기 불안만 커질 뿐 좋은 결과물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완벽하게 쓰겠다는 생각을 버린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15분 글쓰기도 시작하게 되었다. 완벽을 버리고, 그냥 쓰는 것. 지금은 작은 것의 중요성을 안다. 매일 꾸준히 쓰고 그걸 잘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퇴고는 나중의 일이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 내 글은 별로 감흥이 없는 그저 그런 글 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내가 스스로 글쓰기를 막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글을 읽는 사람(독자 혹은 소비자)의 니즈 파악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 니즈가 나의 글쓰기의 전부가 될 순 없다.


그렇게 믿자 신기하게도 완벽하게 쓰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었다. 지금도 이런 생각을 다 떨친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게 내가 글을 쓰는 방해 요소가 되진 않는다. 나름대로의 단단함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참 감사한 일이다.




글을 쓴다는 건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이유 때문에 글을 쓰는가.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강박에 있다. 말 그대로 강박 속에 잠겨 있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남들이 보았을 때나 내가 스스로 보기에도
'아, 이 글은 참 잘 쓴 글이다'라고 느낄 수 있으려면

답은 한 가지뿐이다.
계속 쓰고 고쳐야 한다.

매일의 글쓰기만이 나를 강박에서 건져낼 것이다.

2020.03.23.15분 글쓰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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