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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0. 2024

저녁새




희미하게 멀어져 가는 기억 저편으로 비가 내리고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합니다


기억들을 재워볼 시간의 흐름이 있다면 좋겠어요

시간들의 눈물이 흐릅니다


어디쯤 인가요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을

마음속 정류장에도 비가 내리는 지요

우리의 끝은 어디인지요


떠나간 사랑은 가슴 시린 통증으로 남아

는 동안 내내 비를 뿌립니다

길은 까무룩 하기만 합니다


비바람이 불어 길가에 여름 단풍이 집니다

마음은 갈 곳을 잃고 시공을 헤맵니다


풀잎들이 바람 가는 쪽으로 눕습니다

펄럭이는 옷소매는 저녁의 향기처럼 먼발치로 떠나가고

누워 우는 것은

그대와 나의 무량한 영혼일 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르다 잊고 싶은 노래처럼


어느새 가슴으로 흐르는 강줄기에 종이배 하나 띄웁니다

숲으로는 비에 젖은 저녁 새 한 마리 집을 찾는

적막한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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